- 북민위
- 2025-05-22 09:4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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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돔'(레이더와 돔의 합성어로, 항공기 외부에 부착한 레이더 안테나의 방수·방진용 덮개)이 달린 북한의 공중조기경보통제기(AWACS)가 대륙간탄도탄(ICBM)의 핵심 요소인 '재진입 기술' 개발에 쓰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워싱턴DC에 본부를 둔 비영리 조사분석 기관 CNA에 재직중인 조사분석가 데커 에벌레스는 19일(현지시간) 미국의 외교전문 매체 '포린폴리시'(FP)에 실은 기고문에서 이런 분석을 내놨다.
그는 북한의 AWACS가 통상적 용도대로 미국이나 남한의 군사자산 움직임을 파악하는 데 쓰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북한이 ICBM 시험발사를 할 때 데이터 수집에 이용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은 땅이 협소하기 때문에 실전처럼 45도 안팎의 발사각으로 1만㎞를 날아가도록 ICBM 발사시험을 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거의 항상 사거리를 일부러 줄이기 위해 훨씬 더 가파른 각도로 쏘는 '고각 발사' 방식으로 발사시험을 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ICBM이 대기권을 일단 벗어나서 더 높은 고도로 올라갔다가 다시 대기권에 진입하는 '재진입'을 견디고 목표지점을 타격할 수 있도록 재료와 설계 등을 시험하는 것이 매우 가혹한 조건에서 이뤄진다.
이럴 경우 ICBM이 거의 수직으로, 또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지상으로 낙하하게 되기 때문이다.
재진입 기술의 완성도는 무기로서 ICBM의 성능과 신뢰성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 중 하나다.
작년 11월 새뮤얼 파파로 미군 인도태평양 사령관은 북한의 재진입 기술 보유 여부에 대해 아직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재진입 기술 확보) 목표를 향해 시험을 계속하고 있는 것을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최근 10년간 북한은 ICBM 시험발사를 14회 실시했으며, 그 중 발사체가 일본 열도 위를 통과한 2차례를 제외하면 모두 매우 가파른 각도로 이뤄졌다.
북한이 AWACS를 만드는 데 성공함에 따라, 이를 활용해 ICBM의 낙하 과정을 관측해 고각 단거리 발사에서도 유용한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이를 위해 ICBM 시험발사 때 북한이 AWACS를 동해에 띄워 놓을 수도 있다.
또 산이 많고 땅이 좁은 북한의 지형상 특성 때문에 지상 관측만으로는 ICBM 시험발사 데이터를 제대로 수집할 수 없는 약점도 이런 방식으로 보완할 수 있다.
북한은 순항미사일 공격이나 미국과 한국의 항공기 움직임을 조기에 파악하기 위한 수단으로도 AWACS를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에벌레스는 2023년 12월 위성사진 분석을 통해 북한이 옛 소련제 대형 화물기를 개조해 공중조기경보통제기(AWACS)를 만들고 있다는 사실을 최초로 파악해 공개했던 분석가다.
그는 당시 평양 순안 국제공항의 정비 격납고 옆에 세워진 일류신(IL)-76의 날개들 위에 레이더 장치를 다는 데 사용될 수 있는 지지대들이 부착된 것을 보고 이런 사실을 알아차렸다.
에벌레스의 추정은 북한 매체들이 김정은이 레이돔이 달린 AWACS 추정 항공기에 탑승하는 모습을 올해 3월 27일에 공개하면서 확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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