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뉴스] 북중러 정상, 내달 모스크바서 만나나…"시진핑은 꺼릴 가능성"
  • 북민위
  • 2025-04-15 06:55:24
  • 조회수 : 31

러시아가 내달 9일 제2차 세계대전 승리를 기념하는 열병식에 시진핑과 김정은 등 여러 아시아 국가 지도자들을 초대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북한과 중국, 러시아 정상의 '모스크바 회동'이 성사될지에 관심이 모인다.

일부 전문가는 김정은이 시 주석, 푸틴 대통령과 열병식에 참석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 경우 북·중·러 3개국 지도자들이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여 미국 등 서방에 맞서 강력한 저항의 신호를 보낼 것으로 보고 있다.

다른 한편에서는 중국이 북한과 러시아의 밀착을 경계하는 상황에서 시 주석이 김정은과 함께 열병식에 서는 것을 원하지 않으며, 김정은도 장거리 이동 등 불편을 감수하고 다자외교 무대에 서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1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타스·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지난 1일 러시아를 방문한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외교부장 겸임)과 면담하면서 시 주석이 5월 9일 전승절에 러시아를 방문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시 주석은 우리의 주요 손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왕 주임도 러시아 방문의 주요 임무가 시 주석의 러시아 방문과 전승절 행사 참석 준비라고 확인하면서 "이미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방문 준비에 대한 입장을 철저히 교환했다. 준비가 꽤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고 답했다.

김정은도 수개월 안에 러시아를 방문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방문 시기가 전승절일 수 있다는 추측이 나온다.

안드레이 루덴코 러시아 외무차관은 지난달 27일 구체적 시기는 언급하지 않은 채 김정은의 올해 러시아 방문이 준비되고 있다고 밝혔다. 김정은은 지난해 6월 북한을 방문한 푸틴 러시아 대통령으로부터 모스크바 방문 초대를 받았다.

루덴코 차관은 앞서 지난달 15일 북한을 방문해 최선희 북한 외무상 등과 만나 '최고위급 접촉'을 논의했다. 같은 달 21일에는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가 북한을 찾았다.

김정은의 전승절 열병식 참석 가능성에 대해 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지난달 24일 "어떤 성명도 발표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며 확인을 거부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김정은이 열병식에 참석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서방 제재로 국제사회에서 고립되고 있다는 이미지에서 벗어나려는 러시아 입장에서 이만한 '외교 이벤트'가 없고, 김 위원장으로서도 세계 지도자들과 나란히 설 기회라는 것이다.

만약 김정은이 전승절 열병식에 참석할 경우 북한과 중국, 러시아 지도자가 처음으로 한자리에 서게 된다고 SCMP는 전했다.

김정은은 2019년과 2023년 두 차례 러시아 극동 지역을 방문해 푸틴 대통령과 만난 적이 있지만 모스크바를 방문한 적은 없으며, 다자 외교 무대에 선 적도 없다.

아르티옴 루킨 러시아 극동연방대 교수는 "김정은이 모스크바 전승절 열병식에 참석한다면 전례 없는 일이 될 것"이라고 SCMP에 말했다. 그는 또한 전승절 때 최소 12개국 정상이 모스크바를 방문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푸틴에게 또 다른 "외교적 승리"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성현 조지 부시 미중 관계재단 선임연구원은 5월 모스크바 열병식에서 김 위원장과 시 주석이 같이 모습을 드러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이번 행사로 김정은은 세계 지도자들 사이에 선 자기 모습을 북한 대중에게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며 "유일한 유의점은 김정은이 계속 자신이 주목받을 수 있는 양자 정상회담을 선호하고 다자 회담에 참석한 적이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최근 북중 관계를 고려할 때 시 주석이 김정은과 동석을 피하려 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스인훙 중국 인민대 교수는 북한군의 우크라이나 전쟁 참전과 지속적인 핵 도발, 김 위원장이 지난해 통일 정책을 폐기하고 한국을 '주적'으로 규정한 일 등으로 중국과 북한의 관계가 긴장됐다며 시 주석이 실리보다는 정치적 상징에 가까운 열병식에 김 위원장과 같이 참석하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 교수는 또 러시아 역시 미국과의 관계가 아직 취약하고 민감하다는 점에서 "푸틴이 김정은의 모스크바 방문을 원할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다"고 지적했다.

백우열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중국은 러시아·북한과 같은 프레임으로 엮이고 싶어 하지 않는다"며 김정은이 시 주석과 같이 열병식에 참여할 경우 중국이 "꽤 어색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고 SCMP에 말했다.

평양과 모스크바 간 물리적 거리도 김정은의 열병식 참석 가능성을 낮추는 요인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현재 두 도시를 잇는 직항 항공편은 없는 상황에서 김정은이 이전 러시아·중국 방문 때처럼 전용 방탄 열차를 타고 이동할 경우 상당 기간을 모스크바 방문에 할애해야 한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