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민위
- 2024-09-23 04:4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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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통일, 하지 말자"는 주장에 대해 남북관계 전문가들은 보수와 진보를 가리지 않고 대체로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특히 보수 성향 전문가들은 임 전 비서실장의 발언이 작년 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2국가론'을 추종한 것일 뿐이라고 혹평했다.
남성욱 고려대 교수는 20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임 전 비서실장 연설의 통일 부정, 2국가론, 헌법의 영토 조항 수정 등은 최근 김정은이 선언한 대로 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북한은 김 위원장이 작년 말 남북관계를 통일을 추구하는 특수관계가 아니라 '적대적 2국가 관계'라고 규정한 이래 통일과 동족 지우기에 몰두하고 있다.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의 김천식 원장은 "역사적으로 볼 때 한반도가 분단된 상태로는 평화로울 수 없다"며 "임 전 비서실장이 주장하는 평화적인 2국가 공존론이야말로 비현실적"이라고 말했다.
진보 성향 전문가들도 무책임한 '통일 포기론'이 될 수 있다고 임 전 실장의 시각에 우려를 나타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총장은 "평화통일론을 통해 보수정부의 흡수통일론, 급변통일론 등에 대안적인 담론을 만들어 나가야 할 시점에서 통일은 빼고 평화만 하자는 것은 오히려 영구분단론의 다른 이름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특히 국제적 불법행위인 북핵 문제를 어떻게 풀 것인지에 대한 계획 없이 통일안보 문제에 접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일부 진보 성향 학자들 사이에선 우리 사회가 임 전 실장의 제안에 대해 심도있게 토론해야 할 때라는 시각도 있다.
김성경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우리가 통일을 원한다면 오히려 통일을 말하지 않는 것이 통일을 앞당긴다는 논의가 학계에선 오래전부터 있었다"며 "통일을 계속 이야기하는 것이 한반도 긴장을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임 전 비서실장은 우리 사회가 이 문제를 세밀하고 진지하게 토론할 때라고 보고 다소 강하게 화두를 던진 것으로 보이는데 이념적 비판, 진영 갈등으로 전개되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임 전 실장은 전날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9·19 공동선언 6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통일, 하지 맙시다"라며 "(남북이) 그냥 따로, 함께 살며 서로 존중하고 같이 행복하면 좋지 않을까"라고 연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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