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뉴스] 시진핑이 싫어할까봐?…푸틴, 中방문 뒤 평양 안들르고 귀국
  • 북민위
  • 2024-05-20 06:4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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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방문길에 올랐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외교가 일각에서 돌았던 관측과 달리 북한을 들르지 않고 곧장 귀국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19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 16∼17일 푸틴 대통령의 중국 국빈 방문을 앞두고 외교가에서는 푸틴 대통령이 이번 방중과 맞물려 북한 방문을 계획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돌았다.

지난해 9월 러시아를 찾아왔던 김정은의 초청에 화답했던 푸틴 대통령이 이번 방중 일정을 평양 방문 기회로 삼을 수도 있다는 점에서다.

여기에 푸틴 대통령이 이번 방중의 마지막 행선지로 북한과 매우 가까운 하얼빈을 택하면서 그의 '깜짝 방북' 가능성에 더욱 무게가 실렸다.

만약 푸틴 대통령의 방북이 성사됐다면 이는 중국에는 달갑지 않은 소식이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WSJ 진단이다.

외교 당국자들에 따르면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최근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파트너인푸틴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관계가 가까워지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푸틴 대통령이 중국 방문 직후 곧장 북한으로 향한다면 북중러 삼각 동맹 강화에 대한 서방의 우려를 키워 결과적으로 중국이 외교적으로 고립되는 결과도 가져올 수 있다고 이 당국자들은 덧붙였다.

중국에 다행스럽게도 푸틴 대통령은 하얼빈에서 약 740㎞ 떨어진 평양을 찾지 않고 곧장 귀국했다.

푸틴 대통령이 이번에 북한을 찾지 않은 것에 중국 정부의 압박이 있었는지 여부는 알 수 없지만, 중국은 그간 러시아 측에 북한을 포함한 삼자 동맹보다는 중국과 러시아의 양자 동맹 발전을 더 선호한다는 입장을 명백히 밝혀왔다고 WSJ은 짚었다.

북중러는 각각 미국 중심의 국제 질서에 반기를 든 권위주의 국가라는 점에서 '동맹' 관계를 유지해왔으나, 최근 북한과 러시아가 군사 협력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중국의 입장은 난처해지고 있다.

동북아 정세의 '현상 유지'를 추구하는 중국의 입장에서 북한이 러시아와 협력을 통해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핵 개발을 가속화 하는 것은 득보다 실이 많다는 분석이다.

전직 미군 정보장교 출신 연구원인 데니스 윌더는 WSJ에 "중국은 북한이 현 상태를 유지하면서 동북아의 잠재적 위협으로 존재하기를 원한다"며 "북한과 러시아 간의 새로운 우호 관계를 매우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 주석이 행동 예측이 어려운 '스트롱맨' 지도자인 푸틴 대통령 및 김정은 위원장과의 삼자 동맹을 국제 사회에 천명해 다른 국가들 사이에서 외교적으로 고립되는 상황을 경계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 싱크탱크 스팀슨 센터의 쑨윈은 WSJ에 "중국은 이 세 국가 간의 삼자 협력에 대한 가능성을 피하고 있다"며 "중국의 목표는 두 예측 불가능한 파트너들 틈에 갇히는 상황을 피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 입장에서도 북한보다는 더 큰 경제적 지원이 가능한 중국과의 우호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우선 순위일 수 있다는 해석도 있다.

존 에버라드 전 북한 주재 영국 대사는 WSJ에 "북한은 푸틴에게 최우선 순위가 아니"라며 최근의 북러 밀착은 일시적인 '외도 관계'일 뿐이라고 말했다.

다만 푸틴 대통령이 지난해 9월 북·러 정상회담에서 평양에 방문하라는 김정은의 초대를 수락한 만큼 그의 방북이 조만간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타스 통신 인터뷰에서 푸틴 대통령의 북한 방문을 위한 준비가 제 속도대로 진행되고 잘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으며 구체적인 방북 일정은 밝히지 않았다.

만약 푸틴 대통령이 올해 북한을 답방하면 김정일이 집권하던 2000년 7월 이후 24년 만의 방북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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