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민위
- 2024-05-16 06:3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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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이 중국 국빈 방문을 계기로 미국 주도의 세계질서에 맞서는 중국과 러시아의 '무제한 파트너십' 관계가 더욱 가속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14일(현지시간)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영국 싱크탱크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의 메이아 나우언스 수석 연구원은 "러시아와 중국 모두 서방, 특히 미국이 실패했다는 서사에 강하게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그는 시진핑의 유럽 방문 직후 이뤄진 이번 국빈 방문에 대해 "러시아 전시경제와 방위산업에 대한 지원을 멈추라는 유럽 지도자들의 지속적 요구에도 중국이 러시아와의 양자관계를 보는 시각이 변하지 않았음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푸틴은 16∼17일로 예정된 이번 방중 기간 베이징에서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하고 중국과 러시아의 교류가 활발한 지역인 하얼빈을 방문할 예정이다.
시진핑은 작년 3월 3연임에 성공한 뒤 첫 해외 방문지로 러시아를 국빈 방문해 푸틴과 양자회담을 진행했다. 그런 가운데 올해 3월 대통령 선거에서 5선에 성공해 이달 7일 취임식과 함께 집권 5기를 시작한 푸틴도 첫 방문지로 중국을 택하면서 양국의 밀착은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WP는 푸틴이 시진핑과의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중국과의 관계 및 미국 주도의 글로벌 질서에 맞서기 위한 공동 노력을 강화할 것이라며, 시진핑과 푸틴 모두 미국과 그 외 자유 민주주의 국가들이 설정해놓은 규칙과는 다른 규칙에 의해 중러 주도로 가동되는 다극화된 세계 질서에 대한 비전을 공유하고 있다고 전했다.
WP는 "이번주 양측은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전 선언된 양국간의 '무제한 협력'을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중국은 국제무대에서 러시아의 몇 안되는 무역 파트너이자 우방 중 하나"라고 말했다.
중국은 러시아에 대해 외교적 지원을 제공했을 뿐 아니라 점증하는 서방의 제재 와중에 경제적으로 중차대한 구명줄 역할을 해왔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러시아에는 자국산 에너지 구매국이자 무기생산용 부품 공급원인 동시에 외교적 협력자인 중국이 갖는 중요성이 2022년 이후 기하급수적으로 커져왔다"면서 당장 양국간 무역규모만 해도 2023년 2천400억 달러(약 327조원)를 기록해 전쟁 전보다 63%나 늘어난 상황이라고 WP는 짚었다.
미국과 서방의 무기원조가 장기간 지연되면서 우크라이나군이 열세에 몰린 틈을 타 최근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북동부 하르키우를 침공하는 등 공세에 나선 상황도 푸틴 대통령의 이번 중국 국빈 방문과 연관이 있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상하이 푸단대학의 자오밍하오 교수는 새로운 공세에 나선 러시아가 중국과의 관계를 안정시키려 하고 있다면서 "미국과 서방 국가들의 압박에 직면한 푸틴으로선 중국과의 전략적 협력을 확고히 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알렉산드르 가부예프 카네기 러시아·유라시아센터장은 러시아 정부가 모든 외교관계를 우크라이나 전쟁과 서방과의 대결을 바탕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북중러 밀착이 가속하는 가운데 푸틴이 이번 방중과 연계해 북한을 깜짝 방문할지에도 촉각을 세우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WP는 "푸틴은 작년 러시아 극동을 방문해 자신과 흔치 않은 대면 회담을 하며 러시아와의 관계를 최우선으로 둔 김정은을 방문하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이번 아시아 방문을 활용할지도 모른다"고 보도했다.
푸틴과 김정은은 작년 9월 13일 러시아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북러 정상회담을 진행했고, 이후 북한은 막대한 양의 옛 소련제 포탄과 탄도미사일을 러시아에 제공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WP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북러간 군사 협력이 늘어났다면서 핵무기 프로그램 관련 다수의 국제 제재에 처한 북한은 미국이 주도하는 경제적 고립에 직면, 러시아와 함께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길 원한다고 짚었다.
푸틴이 올해 북한을 답방하면 김정일이 집권하던 2000년 7월 이후 24년 만의 방북이 된다.
앞서 푸틴은 지난해 9월 북러 정상회담 기간에 김정은의 평양 방문 초대를 수락한 상태다.
지난 1월에는 최선희 북한 외무상이 러시아를 방문해 푸틴 대통령의 방북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푸틴 대통령의 방북 일정이 외교 채널을 통해 조율되고 있으나 대선 전후인 3월 말 이전에는 방북 계획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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