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민위
- 2024-04-02 10: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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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의 두 국가론과 통일·민족 개념 폐기 노선에 맞서 남한은 오히려 평화통일을 공세적으로 추진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1일 여의도 FKI 타워 콘퍼런스센터에서 통일연구원이 개원 33주년을 맞아 '북한의 두 국가론과 민족 분리론,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를 주제로 개최한 학술회의에서 이같이 밝혔다.
조 위원은 북한의 두 국가론에는 체제 경쟁에서 패배, 비핵화 협상의 실패, 윤석열 정부 출범 등이 영향을 미쳤다며 남북 간 통일 패러다임 경쟁에서 남측의 '민족공동체 통일방안'이 승리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로써 한국이 평화통일을 추진할 수 있는 권리와 의무를 확보했다며, 북한의 두 국가론에 대응해 화해·협력→남북연합→통일국가의 3단계인 민족공동체 통일방안의 골격을 유지하되, 단계별 목표를 새로 수립하자고 제안했다.
우선 김정은 정권이 평화통일을 포기하고 남북을 교전국 관계로 선언한 만큼 북한이 화해·협력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점에서 1단계 화해·협력기에서는 '북한 체제의 정상화'를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조 위원은 설명했다.
2단계 남북연합기에서는 상이한 체제를 기반으로 사회·문화·경제 공동체 형성이 쉽지 않으니, 이질적 체제의 병존이 아니라 남북간 정치체제가 유사한 '민주주의 남북연합'으로 목표를 설정할 것을 제안했다.
마지막으로 3단계 통일국가에서는 대한민국 헌법과 보편적 가치에 입각한 정체성을 명확히 할 수 있도록 '자유민주주의 1국가'를 목표로 잡자고 했다.
뒤이은 토론에 참여한 이수석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국제 환경이 바뀌었기 때문에 1994년 채택된 민족공동체 통일방안의 일부 수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민족공동체 통일방안에서 혼란스럽거나 애매모호한 개념을 정리해야 한다면서, 특히 통일을 추진할 때 견지해야 하는 원칙인 자주·평화·민주에서 '자주'를 빼고 '자유'를 넣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주의 원칙은 본디 통일이 남북 당사자 간 상호 협의로 이뤄져야 한다는 취지였지만, 북한이 1990년대 말부터 자주라는 용어의 개념을 바꿔 사용하기 시작해 지금은 북한 중심으로 의미가 변질했다는 이유에서다.
이날 학술회의 사회를 맡은 천영우 한반도미래포럼 이사장은 북한의 두 국가론은 "한반도의 영구 분단을 체제수호를 위한 방패로 삼고, 통일을 김정은 정권의 생존을 위한 제물로 삼겠다는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천 이사장은 "이제 대한민국은 동족도 아니고, 북한과는 상관없는 외국이고, 의식도 상종도 하지 말아야 할 적대국이라고 북한 주민들에게 각인시켜야 할 만큼 통일이 김정은에게 무서운 것이라는 게 확인됐다"고 부연했다.
김영호 통일부 장관은 축사에서 "북한이 민족을 부정한다고 해서 역사와 언어를 공유하는 한민족의 정체성이 사라질 수는 없다"며 "통일은 헌법적 가치이자 역사적 사명으로서 한반도의 모든 구성원이 자유와 번영 지속 가능한 평화를 누리기 위해 반드시 이뤄내야 할 과업"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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