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민위
- 2024-03-29 08: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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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제14기 최고인민회의를 한 번 더 열어 헌법 개정뿐 아니라 남북기본합의서를 폐기할 가능성이 있다고 정부가 전망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28일 취재진과 만나 최근 북한 내 정치·군사·경제 동향을 소개하면서 "현재의 제14기 체제에서 한 차례 더 회의를 열어 헌법을 개정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제14기 최고인민회의는 헌법상 임기 5년이 이미 만료됐거나 만료가 임박했지만 북한은 아직 선거 일정조차 공표하지 않고 있다.
이 당국자는 "김정은이 이미 언급한 개헌 외에 조직 문제와 남북 합의서 관련 추가 조치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했다.
헌법 개정의 경우, 김정은의 관련 언급에 비춰 통일 조항 삭제, 적대국 관계 반영, 영토조항 추가 등이 반영될 것으로 보이며 무력통일 조항도 반영될 가능성이 있다고 이 당국자는 예상했다.
그는 "김정은이 언급한 '두 국가' 논리에 따라 외무성에 대남 조직을 흡수하는 조직 개편이나 인사 발표도 있을 수 있다"며 "지난달 전원회의에서 경제분야 남북 합의서를 파기했는데 다음 최고인민회의에서 남북기본합의서를 비롯한 정치·군사분야 합의서 파기도 의제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고인민회의 시기는 다음 달 총선이나 이후 제22대 국회 임기 시작 등 남측 일정을 고려해 대남·대외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발신할 수 있는 시점이 될 것이라고 통일부는 관측했다.
북한은 대남 노선 전환 선언 이후 '통일 지우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
조국통일 3대헌장 기념탑 철거, '통일역' 명칭 삭제, 조선중앙TV의 '조국통일' 문구 삭제, '통일거리'와 '통일시장' 명칭은 각각 '락랑거리'와 '락랑시장'으로 변경, 판문점 통일각 현판 제거, 각지에 설치된 통일기념비 제거, 애국가 가사 변경 동향 등이 속속 포착됐다.
통일각 현판 제거 후 건물 명칭까지 변경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 최고사령관기 삭제 동향…"당의 군 지도 강화로 판단"
통일 지우기 외에 김정은의 군 최고사령관 지위를 상징하는 최고사령관기 '원수별'이 제외되는 동향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고 통일부는 평가했다.
예를 들어 2021년 열병식 실황보도에는 최고사령관기가 식별되나 2022년 2월 조선중앙TV에서 방영된 기록영화 '위대한 승리의 해 2021년'에는 최고사령관기가 삭제됐다.
또 지난 14일 김정은이 지도한 탱크병 연합부대 훈련에서도 최고사령관기 없이 북한 인공기만 등장했다. 2017년 4월 1일 탱크병 경기대회 때 관영 매체 보도에는 최소사령관기가 펄럭이는 모습이 부각됐다.
통일부는 북한의 최고사령관기 제거 배경이 김정은의 군 통제방식이 '선군정치'에서 당 위상 강화와 군에 대한 당 지도·통제 강화로 전환한 흐름과 관련이 있다고 분석했다.
앞서 북한은 헌법(2019년)과 당 규약(2021년)에서 '선군정치'를 삭제했다. 2019년 말에는 당 군정지도부를 설립한 바 있으며, 인민군 총정치국 위상도 약해졌다고 통일부는 설명했다.
◇ 지방공장 건설현장 투입할 제124연대 20개 새로 조직
최근 역점을 둬 추진하는 '지방발전 20×10 정책'에 동원된 군 병력이 4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됐다.
통일부 관계자는 "북한이 지방발전 20×10 추진을 위해 지방 공장 건설 현장 인근 각급 군부대에서 병력을 차출해 제124연대 총 20개를 신설하고, 각 연대에 건설 현장 1곳을 전담시켜 공사를 진행하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통상 북한의 연대 병력이 1천~3천명임을 고려할 때 군 병력 총 4만명가량이 지방공장 건설에 동원된 것으로 통일부는 추정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 1월 열린 제8기 제19차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지방발전 20×10 정책에 인민군부대 동원을 결정했다. 이어 지난달 평안남도 성천군에서 열린 첫 공장 착공식에서 김정은이 새로 조직된 조선인민군 제124연대에 깃발을 수여했다.
지방발전 20×10 정책은 매년 20개 군에 현대적인 지방공업공장을 건설해 10년 안에 전국 인민의 초보적인 물질문화 생활 수준을 한 단계 발전시키겠다는 구상이다.
김 위원장은 열악한 지방생활 여건에 대해 책임을 인정하면서도, 공장 완공 후 운영 과정에서 시군 책임일꾼의 역할을 강조해 실질적인 책임을 전가하는 모습이라고 통일부는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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