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민위
- 2024-02-23 06: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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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서 시민사회라 부를 영역이 극도로 협소하기는 하나 초기 형태로 볼 만한 움직임들이 생겨난다는 분석이 나왔다.
통일 문제를 다루는 민간 기관 한하나로연구소가 22일 개최한 학술대회 '북한의 시민사회 실태 분석과 육성전략'에서 숭실평화통일연구원 이시효 연구위원은 북한이탈주민 150명에게 북한의 시민사회에 관해 물은 설문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에서 응답자의 58%는 '정부가 금지한 모임에 참여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이들이 참여한 '금지 모임'이란 남한 드라마·영화 보기(38.7%), 남한 음악 듣기(28%), 함께 남한 사회나 정치적 이야기하기(12%) 등 주로 한국 문화와 관련됐다.
숭실평화통일연구원 전순영 전문연구원은 한국 드라마 등 시청의 경우 혼자서는 영상물 반입이 어려우므로 여러 명이 관여하게 되고, 이에 자연스럽게 지하 네트워크 형성으로 이어져 일종의 시민 참여 공간이 마련된다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시효 연구위원의 조사에서 응답자의 12.7%는 북한 정권에 대항하는 모임이나 행위에 대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이들 중 대다수는 당국의 시장 통제에 항의한 경험이었다고 밝혔다.
이 연구원은 "대항 경험 비율은 높지 않지만, 북한의 폐쇄성과 전체주의적 성격을 가진 정치적 압력에 대한 대항 모임이나 행위가 존재한다는 것은 시민사회 발아의 의미"라고 봤다.
강원대 통일강원연구원 정원희 전임연구원은 "1990년대 이후 북한에서 비공식 경제 확산, 외부 정보 유입, 경제관리체계 변화, 중산층 성장 등으로 시민사회의 잠재적 요인들이 존재했다"며 "다양성의 형태로 드러나는 비공식적 현상들이 시민사회의 맹아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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