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민위
- 2023-12-15 06:51:46
- 조회수 : 356
중국 지린(吉林)성에 사는 탈북민들이 최근 암에 걸린 한 탈북민을 위해 후원금을 모집해 1만 위안(한화 약 183만원)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13일 데일리NK 중국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 지린성에 사는 일부 탈북민들은 지난달 말 암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50대 탈북민 A씨에게 1만 위안을 후원했다.
A씨는 지난 2월 건강에 이상을 느끼고 동거 중인 중국인 남성과 함께 병원을 찾았다. 탈북민은 신분이 없어 병원에서 검사조차 받을 수 없기에 인맥을 동원해 뇌물을 써가며 겨우 병원에서 검사를 진행했고, 그 결과 불치의 암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하루라도 빨리 치료를 시작해야 했지만, 신분이 없어 치료받을 수 없는 데다 치료 비용도 부담스러워 A씨는 사실상 치료를 포기하고 10개월째 병마로 고통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죽음에 대한 불안과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좌절감에 심리적으로도 상당히 힘든 상태에 놓이면서 건강이 지속 악화했고,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살도 많이 빠져 주변의 안타까움을 샀다고 한다.
그러던 중 A씨와 같은 동네에 살며 평소 그와 자주 왕래했던 한 탈북민이 주변의 다른 탈북민들은 물론 탈북민들이 한데 모여 있는 메신저 채팅방에도 그의 사연을 올리면서 후원금 모금 움직임이 일었다.
실제 A씨의 사연을 전해 들은 일부 중국 내 탈북민들은 ‘신분이 없어 제대로 치료도 못 받고 병을 그대로 앓아야 하는 상황이 남 일 같지 않다’면서 ‘단 얼마씩이라도 모아서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힘내라고 응원하자‘는 데 뜻을 모아 후원금을 모금하기 시작했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심지어 A씨를 모르는 탈북민들까지도 돈을 보내오면서 하루 반나절 만에 1만 위안의 후원금이 모였다.
그리고 이를 전달 받은 A씨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어쩌다 이런 병에 걸렸는지 너무 억울했고, 혼자 이렇게 죽겠구나 하는 생각에 너무 힘들었는데 나를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까지 이렇게 도와주니 정말 고맙다. 죽어서도 잊지 않겠다’며 감사의 인사를 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A씨의 상황은 여기(중국)에 사는 탈북민들이 직면한 현실을 잘 보여준다”며 “가난에서 벗어나려 목숨 걸고 와서도 신분이 없어 북송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에 떨어야 하는 것도 모자라 병에 걸려도 제대로 치료도 받을 수 없는 것이 여기 있는 탈북민들의 처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런 실정에 어떤 탈북민들은 위험을 무릅쓰고 한국행에 나서지만, 성공하지 못하고 계속해서 공안에 체포되는 일을 겪고 있다”며 “한국으로 가는 길이 열리지 않으면 중국 내 탈북민들은 이런 고통스러운 삶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 이전글한미, 北전술핵·트럼프 재집권 변수 속 '핵우산 제도화' 잰걸음 23.12.18
- 다음글美국방부 "한미일, 미사일 정보공유 연내 가동 노력" 2023.12.15 06:38: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