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민위
- 2023-12-07 07:10:23
- 조회수 : 348
이신화 외교부 북한인권국제협력대사는 탈북민을 대거 북한으로 송환한 중국을 비판하면서도, 중국에 강제 북송을 중단하라고 설득할 때는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대사는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4일(현지시간) 민주평통이 북한 인권을 주제로 개최한 콘퍼런스에서 지난 20년간 탈북민을 도와온 역사를 분석해보면 '조용한 외교'가 기획 탈북과 같은 '시끄러운 외교'보다 더 효과적이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중국이 '글로벌 리더'가 되겠다는 열망을 품고 있는 만큼, 탈북민을 북송해 강제 송환 금지 원칙을 규정한 유엔 난민협약·고문방지협약을 위반해서는 그 자리에 오를 수 없다는 논리로 중국을 설득해야 한다고 이 대사는 설명했다.
그러면서 중국에서 중국 남성과 결혼해 아이를 낳은 탈북 여성이 북송되면 아이는 하루아침에 엄마를 잃어버리게 되므로, 강제 북송이 결국 중국 어린이에게 피해를 안긴다는 메시지를 중국에 전달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대사는 한국과 미국, 일본 정상이 지난 8월 채택한 캠프 데이비드 선언에 북한 인권 증진을 위해 협력한다는 내용이 담기기는 했지만, 북한인권대사로서 보기에 충분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아쉬움을 내비쳤다.
그는 "한미 정상이 성명에서 북한 인권을 언급했으나, 제가 북한인권대사이기 때문에 그런지 원했던 만큼 강조되지 못했던 것 같다"며 "앞으로 한미 정부가 협력할 때 인권을 외교 정책 의제로 부각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사는 한국에서 북한인권 증진을 위해 수백개의 비정부기구(NGO)가 활동하고 있는데, 이들이 김정은 체제를 목표로 삼기보다는 서로를 손가락질하며 과도한 경쟁을 하고 있어 우려스럽다는 의견도 내놨다.
그는 "NGO들이 서로를 악마화해서는 안 된다"며 "내가 위험한 지역에서 탈북민을 구조하고 있다고 해서, 안전한 곳에 머문 채로 NGO에 약간의 돈만 지원하는 사람보다 더 낫다고 해서도 안 된다"고 꼬집었다.
함께 콘퍼런스에 참석한 줄리 터너 미국 국무부 북한인권특사는 북한 인권과 관련한 대화는 대부분 한국과 미국이 주도해왔는데, 이제는 그 틀에서 벗어나 국제적인 담론으로 키워 다른 나라들도 대화에 참여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세계 평화와 안보, 인권이 어떻게 서로 연결돼 있는가를 이야기하다 보면 공통의 위협이 있다는 것을 깨닫고, 더 많은 나라들이 지금 바로 행동에 나서야 할 때라고 여기게 될 것이라는 게 터너 특사의 설명이다.
터너 특사는 또 북송된 탈북민이 어떤 극악한 처우를 받는지에 관한 증거는 차고 넘친다며, 중국 등 모든 유엔 회원국에 강제 송환 금지 원칙을 존중해달라고 요구하는 등 탈북민 지원을 재임 중 우선순위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미국 국무부에서 국제형사사법대사를 지낸 모르스 단 리버티대학교 법대 학장은 "안보 이슈 때문에 인권 이슈가 배제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둘을 함께 다뤄야만 둘 다 혹은 둘 중의 하나라도 성공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2017년부터 탈북민 구출 활동을 도와온 이지성 작가도 연단에 올라 목숨을 걸고 북한에서 탈출해 중국, 러시아, 몽골, 미얀마, 라오스 등을 거쳐 마침내 한국으로 들어오는 탈북민의 여정을 보여줬다.
이 작가는 북중 접경지역에서 촬영한 표지판에 '월경여성과 어린이 판매금지'라고 한글로 적혀있는 장면을 공개하면서 "탈북 여성은 성노예로, 어린이는 장기 적출을 위해 많이 팔려 간다"고 주장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 이전글KTV, 탈북민 정착기 다룬 '기네스北' 8일 첫 방송 23.12.07
- 다음글"'무기로 돌아올라' 남북협력에 냉담…기부 뜻 살려 쓰여야" 2023.12.07 07:08: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