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민위
- 2023-11-23 07:2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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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눈이 대지를 소복하게 덮은 11월 18일 충남 아산시 인주면에서는 탈북민 단체 우리원과 (사)탈북민공익활동지원연합이 추진하는 김치 담그기 봉사활동을 진행했다. 22명의 남녀 탈북민들이 참석하여 희희낙락 김장봉사를 하는 모습에 추위가 녹고 얼어들던 우리들의 가슴도 화사해지는 듯하다.
채신아 대표(비영리민간단체 우리원, (사)탈북민공익활동지원연합 대표)는 이날 김장봉사활동에 나선 ‘해피마을동아리’의 조직과 사업목적을 설명했다. 또한 사업의 일환으로 지난 2020년도부터 현재까지 동아리를 구성하고 있는 주요 성원들은 충남 아산시에 거주하는 탈북 어르신들이라고 자랑스럽게 소개하였다.
‘해피마을 동아리’는 아산시 마을공동체 활성화 사업으로부터 비롯되었으며 우리원은 해마다 이 사업의 우수단체로 평가받던 중 2023년에는 사업이 충청남도로 이관되었으나 아산시에서탈북민 동아리로 유일하게 선정되었다.
채신아 대표는 ‘해피마을 동아리’의 운영취지에 대해 “목적은 채소나 김치 등의 결과물에 있는 것이 아니다. 외롭고 오갈 데 없어 만성적 우울증과 은둔칩거에 방치되어 있는 탈북 독거어르신들이 서로 의지하고 벗 삼아 매일 얼굴 보러 모이게 하고 함께 의논하면서 우울할 시간을 줄여가는 과정이 이 사업의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해피마을 동아리’는 탈북 독거어르신 등 취약계층 20여명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들은 모두 위암, 신장암, 장애, 알콜 중독으로 삶에 낙을 잃고 고독에 지친 사람들이다. 이들이 모여 ‘각설동아리’ 와 ‘꽃길 가꾸기’ 등 봉사활동과 ‘공동텃밭’을 조성하여 채소와 고구마를 가꾸고 해마다 가을이면 김장배추와 무를 생산하여 100가정 이상 탈북민에 지원하는 놀라운 일이 올해까지 4년차에 이르고 있다.
11월 18일 이들의 활동 현장에는 손수 만든 함경도 순대와 수육 등 서로 아낌없이 들고 나온 북한음식들로 진풍경을 이루었으며 총 80가정 탈북민에게 나누어줄 김치를 담갔다. 우리원의 노태선 고문과 김명숙 감사가 1년 내내 구슬땀을 흘려 가꾼 배추는 포기당 5kg이 넘어가고 무는 우량종으로 생산되어 사람들을 놀라게 하고 극찬을 받았다.
손유진 사무국장은 어르신들의 열정과 지성에 감동하여 항상 감사한 마음이라고 전했다. 유순영 봉사단장은 ‘해피마을 동아리’가 더욱 번창하고 후배 탈북민들에게 잘 이어지도록 최선을 다할 각오를 다짐했다.
탈북민은 물론 우리사회의 취약계층은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취약함을 근거로 수혜를 합리화하려 하지 않을 것이다.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즐거움을 만들어가고 손수 가꾼 생산품으로 사회를 위해 기여하려한다. 이들의 모습에서 근면하고 슬기로운 우리민족의 참 근본을 보는 듯 하여 마음이 따뜻해지는 겨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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