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1년 전 내놓은 대북 제안인 '담대한 구상'을 재확인하면서 '힘에 의한 평화 구축'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이화여대 대강당에서 열린 제78주년 광복절 기념식 경축사에서 "담대한 구상을 흔들림 없이 가동해 압도적 힘으로 평화를 구축함과 동시에 북한 정권이 핵과 미사일이 아닌 대화와 협력의 길로 나와 북한 주민의 민생을 증진시킬 수 있도록 국제사회와 공조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이 작년 광복절 경축사에서 내놓은 담대한 구상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우리의 경제·정치·군사적 조치의 동시적·단계적 이행을 통해 비핵·평화·번영의 한반도를 함께 만들어 나가자는 제안이다.

대규모 식량 공급 프로그램을 비롯해 발전과 송배전 인프라 지원, 국제교역을 위한 항만과 공항의 현대화 프로젝트, 농업 생산성 제고를 위한 기술 지원 프로그램, 병원과 의료 인프라의 현대화 지원, 국제투자 및 금융 지원 프로그램 등이 비핵화의 상응 조치로 언급됐다.

북한은 지난 1년간 이런 윤 대통령의 제안에 전혀 호응하지 않았다.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담대한 구상'을 "어리석음의 극치"라고 폄훼하기도 했다.

그런데도 윤 대통령은 '담대한 구상'을 계속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천명한 것이다. 북한이 관심을 가질만한 새로운 제안은 내놓지 않았다.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전혀 보이지 않고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에만 열중하는 상황을 고려해 전향적인 대북 메시지를 발신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대신 압도적 힘으로 평화를 구축하면서 북한의 위협에 대비해 안보를 튼튼히 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특히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서는 한미일 3국 간에 긴밀한 정찰자산 협력과 북한 핵·미사일 정보의 실시간 공유가 이루어져야 한다"면서 한미일 안보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이 남북 대화를 언급하지 않고 북한 비핵화를 위한 국제사회와의 공조를 강조한 것은 북한이 남측과의 대화를 거부하는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한미일을 비롯한 국제사회와의 공조를 통해 대북 압박을 가속화 해 북한이 비핵화 말고는 선택지가 없도록 만들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도 읽힌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은 "담대한 구상의 유지를 말하고 있지만, 실제는 '담대한 대결'을 강조하는 느낌"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