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민소식] "'강제 북송' 중국의 반인권도 국제사회에 알려야"
  • 북민위
  • 2023-08-14 07:3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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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민을 강제 북송하는 중국이 글로벌 스탠더드(기준)가 되려는 시도의 위험성을 국제사회에 알릴 필요가 있습니다."

중국 유학 중 탈북한 김금혁(32) 국가보훈부 장관 정책보좌관은 지난 7일 "북송 위기에 처한 재중국 탈북민의 구출만큼이나 중국이 얼마나 반(反)인권 국가인지도 함께 알릴 필요가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지난 6월 채용된 김 보좌관은 탈북민 출신 가운데 2011년 조명철 전 통일교육원장(현 평안남도지사) 임명을 제외하고 처음으로 5급 이상 공무원이 됐다. 

통일미래기획위원회 최연소 위원이기도 한 김 보좌관은 "한국의 국가 대전략은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안보이고 그다음이 경제일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향후 권위주의 체제로 글로벌 스탠더드가 되려는 중국과 대치할 가능성에 대비해 북한과 통일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2021년 서울 출신 여성과 결혼한 그는 작년 5월부터 유튜브 '서울평양커플' 채널을 운영하며 두 달 전 첫째 출산 등 일상을 소개하는 영상을 매주 게시하고 있다.

김 보좌관은 "(북한에 대한) 경제적 지원 등 어려움이 있겠지만 통일을 지나치게 비관적으로 생각할 필요가 없다는 인식을 심어주고 싶었다"며 "해외에 거주하며 영상을 보는 북한 주민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금혁 국가보훈부 장관 정책보좌관
                                                김금혁 국가보훈부 장관 정책보좌관

다음은 문답.

-- 5급 공무원으로 채용됐는데 소감은.

▲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일할 때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이 눈여겨보다가 발탁한 것 같다. 탈북민 출신 보좌관에 대해 우려하시는 분이 있다면 업무 능력 등을 통해 불식시키고 싶다.

-- 보훈 업무 중 관심 있는 부분은.

▲ 생환한 국군포로나 유가족에 대한 편의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자폭 정신'을 강조하는 북한은 인민군 포로였던 주민을 서열상 낮은 불순대상자로 분류하고 있다. 대한민국은 국군포로에 대해 더 많은 관심과 지원해 줄 필요가 있다.

-- 통일부 통일미래기획위원 역할은.

▲ 효력이 다한 노태우 정부의 한민족공동체통일방안(1989년) 대신 새 시대에 맞게 새로운 통일정책의 바탕이 될 신(新)통일미래구상을 만들고 있다. 올가을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통일정책의 연속성을 보장하고 정책을 이끌 수 있는 인재가 꾸준히 나와야 한다는 생각에 참여하고 있다.

-- 북한에 변화가 올 것으로 보나.

▲ 유학파여서 북한 체제의 현실을 외부에서 객관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었던 김정은에게 변화를 기대했지만, 아버지(김정일)보다 더 심한 독재자가 됐다. 그렇기 때문에 북한 내부의 변화를 기대하기보다 우리가 현실적인 준비와 논의를 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본다.

-- 북한 변화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은.

▲ 사실상 중단된 대북 전단· 확성기를 통한 정보 제공 등 할 수 있는 것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우리 체제가 가진 우월성을 북한에 선전하고 심리적 변화를 끌어내는 것부터 해나간다면 충분히 주도권을 잡을 수 있다고 본다. 국제사회와 공조를 통해서 대북 압박정책을 지속하고 북한 정권에 핵무기 개발이 별 도움도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실하게 주지시켜줄 필요가 있다. 주요 8개국(G8)을 노리는 선진국인 만큼 한국 정부도 국제사회의 북한인권결의안을 주도할 필요가 있다.

-- 북한에서 학창 생활은 어땠나.

▲ 1991년 평양에서 출생했다. 할아버지는 만경대혁명학원 당 책임비서를 지낸 후 은퇴했고 아버지는 1세대 외화벌이 일군(간부)으로 중국 베이징(北京)과 단둥(丹東), 네이멍구(內蒙古)에서 호텔과 레스토랑을 운영했다. 고등학교 때 친구에게 한국 드라마 파일을 줬다가 검열조직인 109상무에 두 차례 잡혀 매 맞은 적 있다. 뇌물을 주고 풀려났고 전과기록도 삭제했다. 18살에 김일성 종합대에 입학해 1년 뒤 베이징으로 유학하러 갔다.

-- 탈북 동기는.

▲ 중국 유학 3개월 시점부터 북한 체제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 북한에서 아무리 세뇌당하더라도 외국에 와 서너 달이면 다 세뇌 벽이 깨진다. 친해진 한국 유학생들과 사회 문제에 관해 토론하며 생각이 많이 바뀌어 변화를 꿈꾸는 북한 유학생들과 독서모임을 만들었다. 북한 민주화와 인권을 외면하지 말고 탈북민 북송을 막아 달라는 내용의 편지를 북한 유학생 일동 명의로 유엔과 NGO(비정부기구) 등에 보냈다. 2011년 말 김정일 사망 후 새로운 세상이 올 수 있다는 기대감에 축하 파티를 열었다가 북한 국가보위성에 꼬리를 잡혔다. 내가 조사받을 차례가 됐을 때 기숙사에서 탈출한 뒤 어디로 갈지 몰라 헤매다가 우연찮은 기회에 한국 정부의 도움을 받아 2012년 3월 한국에 왔다.

-- 부모님 소식은 아는가.

▲ 탈북 이후 11년 이상 연락을 못 하고 있다. 이전에 내가 북한 체제 변화와 개혁 등을 얘기하면 아버지는 쓸데없는 생각이 가문을 망친다며 반대했다. 아버지는 돌아가셨을 가능성이 높다고 들었다.

-- 중국 체제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 중국이 공산주의 시스템을 버리지 않은 채 중국식 권위주의 체제를 글로벌 스탠더드로 만들려는 팽창 야욕을 숨기지 않는다면 한국과 부딪힐 수밖에 없다. 커지고 강화된 국력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라도 남북통일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 다만 북한 체제의 정상적인 변화가 일어나야 통일 논의가 가능할 것이다. 통일 정책 추진의 원칙은 자유민주 체제하에 통일이어야 한다.

-- 향후 계획은.

▲ (유튜브 활동 등으로) 통일이 거창한 게 아니라 잘 사는 사람이 많아질 기회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싶다. 꿈은 성공한 정치인이 되는 것이다. 장래에 탈북민으로 배려받지 않고 지역구에서 출마하고 싶다. 북한의 외적인 변화를 일으키려면 준비된 전문가 그룹이 있어야 하는데 필요하면 역할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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