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민위
- 2023-07-26 07: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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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북한 접경지역에서 '항미원조(抗美援朝·미국에 맞서 북한을 도움) 전쟁 승리' 70주년 기념행사가 잇따라 열리고 있다.
북한이 '전승절'(7월 27일·정전협정 체결일) 70주년 기념행사를 대대적으로 준비하는 가운데 중국도 이에 호응하며 공고한 북·중 관계를 대외적으로 과시하는 모양새다.
25일 길림신문에 따르면 지린성 지안시 공산당 위원회와 시 정부는 지난 18일 압록강 변 궈먼 전승지에서 항미원조 전쟁 승리 70주년을 맞아 참전 인민지원군을 추모하는 기념식을 진행했다.
기념식에 참석한 참전 인민지원군과 그들의 후손·각계 인사들은 선열의 뜻을 기리고 항미원조 정신 계승을 다짐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식이 끝난 뒤 '중국인민지원군 전가(戰歌)' 등을 합창하고, 댄스 등 애국주의를 고취하는 다채로운 홍색(紅色) 공연도 펼쳐졌다.
지안에서는 지난 17∼19일 사흘 동안 기념 사진전, 참전 군인 묘지 참배, 교류행사 등 항미원조 승리 70주년을 기념하는 부대행사들도 열렸다.
중국의 항미원조 참전 결정에 따라 지안에서 1950년 10월 19일 인민지원군이 가장 먼저 압록강을 건너 북한으로 넘어갔다.
중국은 이런 사실을 근거로 지안에 대해 '항미원조 제일도(第一渡·가장 먼저 강을 건넌다는 의미)' 지역이라는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단둥 항미원조기념관에서는 지난 24일 항미원조 참전 인민지원군 영웅 53명의 초상화 전시회가 열렸다.
하루 전인 23일에는 생존 참전 인민지원군 18명을 초청, 이들의 노고를 위로하고 이들의 손도장을 찍어 기념관 외벽에 부착, 영구 보관에 나섰다.
이 기념관에는 항미원조 전쟁 승리일을 앞둔 최근 사전 예약을 통해 하루 수천 명이 방문, 관람하고 있다.
중국은 매년 항미원조 전쟁의 첫 전투가 벌어졌던 10월 25일을 참전일로 기념해왔지만, 정전협정일에는 별다른 기념행사를 하지 않았다.
작년까지만 해도 주로 '항미원조 전쟁 00주년'으로 표기하고, 북한을 돕기 위한 미국과의 전쟁에 참전한 것을 부각하며 매년 10월 25일 다양한 기념행사를 열었다.
그러나 올해 들어 관영 매체들이나 검색 포털 바이두·웨이보(중국판 트위터) 등에 '항미원조 전쟁 승리일'이라는 용어가 등장하더니, 북한의 전승절을 앞둔 최근에는 부쩍 늘었다.
선양의 한 중국인은 "중국은 항미원조 전쟁을 미완의 전쟁으로 평가해 전승절을 대대적으로 기념하는 북한과 달리 정전협정일에는 별다른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며 "올해 갑자기 항미원조 승리일이라는 용어가 나오고 기념행사도 활발하게 열리고 있다"고 말했다.
단둥의 한 주민도 "이전까지 항미원조 승리일이라는 말을 들어보지 못했다"며 "(이런 말이) 올해 들어 새롭게 등장하고 기념행사까지 하는 것은 이전과 다른 변화"라고 전했다.
중국이 북한의 전승절 70주년을 맞은 올해 유난히 '항미원조 전쟁 승리'를 부각하고 나선 것은 한미일 공조가 강화되는 가운데 대외적으로 북·중 간 '혈맹 관계'를 과시하면서 북한과 더 밀착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미국과 첨예하게 갈등하며 맞서는 상황에서 대내적으로 '미국에 맞서 당당히 승리'했던 전쟁임을 선전함으로써 자긍심과 애국주의를 고취하고 내부 결속을 다지려는 의도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가 북한이 특별하게 기념하는 정주년(5·10년 단위로 꺾어지는 해)이어서 전승절 행사가 대규모로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북한은 코로나19 발생 이후 처음으로 중국 대표단을 초청했다.
북중은 전날 리훙중 북한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위원이자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부위원장 등 중국 대표단이 전승절 70주년 경축행사 참가를 위해 26일 북한을 방문한다고 발표했다.
중국 대표단의 방문 계기로 3년 6개월째 봉쇄된 북중 국경 개방과 인적 왕래 재개가 이뤄질지에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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