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뉴스] [탈북人] ⑮이한별 인권위원 "9월 亞게임 전 재중 탈북민 구출해야"
  • 북민위
  • 2023-07-24 07: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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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별 북한인권증진센터 소장
                                                  이한별 북한인권증진센터 소장

"오는 9월 항저우(杭州) 아시안게임 전에 재중 탈북민 구출에 적극 나서야 합니다."

탈북민 최초 인권위원인 이한별(40) 북한인권증진센터 소장은 지난 19일 경기 의정부 사무실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아시안게임이 끝나면 북·중 국경 개방과 탈북민 송환이 이뤄질 수 있는 상황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실제로 그는 중국이 인권 문제에 신경을 쓰던 2008 베이징(北京) 올림픽 직전 주중 유엔난민기구(UNHCR)를 통해 모친을 한국으로 모셔 왔다며 아시안게임 전 두 달 동안 탈북민 강제북송 저지와 구출을 위해 정부가 외교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소장은 지난 3월 북한인권법 취지를 살리기 위해 출범한 통일부 북한인권증진위원회 위원으로 위촉된 데 이어 지난달에는 국가인권위 비상임위원으로 선임됐다. 이달 초에는 통일미래 정책 개발 등을 위해 신설된 통일부 통일미래기획위원회 위원까지 맡았다.

그는 미군 병사 월북 사건과 관련, "정부가 미군 병사 석방 협상을 벌일 미국과 협력해 장기 억류 한국인 6명이 송환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10년째 북한에 억류된 김정욱 선교사 등 장기 억류자의 석방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국가인권위원회 인권위원 취임식
                                                   국가인권위원회 인권위원 취임식

아래는 문답.

-- 첫 탈북민 출신 인권위원으로서 소감은.

▲ 민간단체 소속으로 북한인권 활동에 한계를 느끼던 차에 여러 단체의 추천을 받아 지원했다. 헌법상 우리 국민인 제3국 주재 탈북자의 인권 개선을 위해 국가기관 차원에서 노력하겠다. 저처럼 한국에서 차별과 편견을 견디며 산 탈북민의 생활여건 개선에도 일조하고 싶다. 장애인차별시정위원회 전문위원도 맡은 만큼 탈북민뿐 아니라 아동·여성·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의 인권 개선을 위해 노력할 생각이다.

-- 통일부 북한인권증진위원도 맡고 있는데.

▲ 통일부 장관 자문을 위한 위원 12명 가운데 홍일점인 만큼, 특히 탈북여성 인권에 신경 쓰겠다. 북한인권 관련 사안 중 통일부 권한 밖 사안에 대해서는 인권위 차원의 논의를 통해 다른 부서에 이행을 권고할 수 있을 것이다. 송두환 인권위원장이 지난달 외교부와 국가정보원 등에 재중 탈북민이 국제인권 규범의 '강제송환 금지 원칙'에 따라 본인 의사에 반해 북송되지 않도록 인권 보호에 총력을 기울여달라고 촉구했다. 아직 공식 답변은 없다.

-- 어릴 때 입국했는데 북한인권에 관심을 가진 계기는.

▲ 16살이던 1999년 중국에 연고가 있던 어머니와 함께 탈북했다가 2002년 혼자 납북자 가족에 섞여 한국에 왔다. 중국에 자주 오갔던 어머니는 2002년과 2004년 북송됐다가 재탈북했으나, 오빠는 2009년 북송 이후 생사 확인이 안 된다. 학생일 때는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어 안타까웠다. 2010년 안양시 탈북민 상담 공무원으로 근무할 때 국외연수 기회를 얻어 독일에 갔다. 구동독의 니콜라이교회 교인들이 자유 요구 시위 등 통일 분위기 조성에 큰 역할을 한 것을 알게 됐다. 통일을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그해 9월 연세대 통일학 협동과정 석사 과정에 진학했다.

-- 본격적인 활동은 언제부터 했나.

▲ 2013년 1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서울역 통일광장기도회 홍보 글을 접하고 참석했다가 글을 올린 북한정의연대 대표 정 베드로 목사와 만났다. 한국인인 정 목사가 탈북민 구출을 돕다가 2003년 중국 옌지(延吉) 간수소에 1년 반, 2009년 베트남에서 20일 넘게 구금되는 등 희생한 데 감동해 함께 봉사활동을 했다. 2013년 5월 라오스에서 체포된 탈북 청소년 9명의 북송 중지 시위 등에도 참가했다. 그해 12월 정 목사와 결혼하고 북한의 여성인권 관련 활동을 위해 북한인권증진센터를 설립했다.

-- 탈북민 구출 성과는.

▲ 2017년 탈북 임산부의 긴급한 구조 요청을 받은 것을 계기로 재중 탈북민 구출에 나섰다. 지난 11일 구출한 2명을 포함해 총 32명의 여성과 아동을 구출했다. 최근 지린(吉林)성에서 (탈북민) 단속이 심해졌다. 중국 공안이 탈북여성 집에 와서 연행한 뒤 안면과 홍채, 손·발바닥 지문, 전·후면 움직임 영상을 촬영하고 있다. 중국은 2015년부터 도피자 송환용 실시간 영상감시 시스템인 '톈왕'(天網·skynet)을 운영 중이다. 이번에 반간첩법 제정으로 탈북민을 도와주는 사람에 대한 처벌도 강화됐다.

-- 정부에 요청하는 부분은.

▲ 작년 10월 구출하려던 탈북여성 2명이 조선족 남성에게 납치된 후 강제로 마약을 투여받고 구금됐는데 구출할 방법이 없다. 정부가 재중 탈북민을 공식적으로 데려오지는 못하지만,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박해받을 위험이 있는 국가로 난민을 송환해서는 안 된다는 국제법상 원칙인 '농 르풀르망'에 따라 유엔난민기구를 통해 제3국 추방 등 형식으로 보내주거나 석방하도록 중국에 요구해야 한다. 실제로 제 어머니도 그렇게 해서 2007년 12월 제3국 추방 형식으로 한국에 왔다.

이한별 소장 비난하는 북한 선전 매체
                                             이한별 소장 비난하는 북한 선전 매체

-- 오빠와는 여전히 연락이 안 되나.

▲ 수소문을 통해 양강도에서 손발에 동상 걸린 모습으로 조사받았다는 목격담과 경성관리소라는 곳으로 갔다는 얘기는 들었다. 하지만 주요 탈북자의 가족인 오빠를 선전에 활용하지 않고 있어 생사가 걱정된다. 2015년 유엔 강제실종실무그룹(WGEID)이 인권침해 사례 40여건 중 하나로 오빠 케이스를 포함했다. 그러나 북한은 2018년 음해할 목적의 질문에 답변할 의무가 없다며 생사를 알려주지 않았다. 달리기 선수 출신인 우리 아버지는 고난의 행군 시기 급격하게 간이 나빠져 1998년 사망했다.

-- 북한 내 장기 억류자에도 관심을 갖고 있나.

▲ 2013년 10월에 억류된 김정욱 선교사를 비롯해 김국기, 최춘길, 김원호, 고현철, 함진우 씨도 장기간 억류돼 있다. 한국 정부가 이번에 월북한 미국 병사의 송환을 위해 미국에 협력하면서 북한에 억류된 한국인 6명을 데려오도록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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