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민위
- 2023-06-28 06:4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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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동독 국가보안부 슈타지가 시민들을 감시·사찰한 기록이 보관된 슈타지 문서고를 둘러본 김홍균 주독일대사는 27일(현지시간) "오늘 둘러본 현장은 북한 정권에 대한 엄중한 경고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현장 방문을 마치고 특파원들과 만나 "지금 동서독이 통일된 지 33년이나 지났는데 아직도 구동독의 독재를 청산하고, 가해자를 처벌하고, 피해자를 구제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김 대사는 "우리도 언젠가 통일되면 그날까지 모든 가능한 기록을 다 적립해 처벌해야 한다"면서 "그런 의미에서 올해 정부가 처음 북한 인권 보고서를 낸 것은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인권 문제는 그 자체로서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해야지 어떤 정치적 상황이나 이념적 차이 때문에 이를 타협의 대상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면서 "정부가 바뀔 때마다 남북 관계가 좀 더 잘 되게 하거나, 북한 핵 문제에 있어 좀 진전하기 위해 북한 인권 문제는 뒤로 미뤄야 한다는 식의 인식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 번도 북한이 이를 고맙게 받아들여서 남북 관계든 북핵 문제든 진전이 있었던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김 대사는 우리나라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이사국(2024~2025년 임기)에 선출된 것과 관련해 "우리나라가 비상임이사국으로서 해야 할 것 중의 하나가 안보리 이사회 의제로 북한 인권 문제를 채택하도록 하는 것"이라며 "한국과 미국, 일본이 함께 안보리에서 활동하는 아주 좋은 기회인데, 그 기회를 잘 활용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그는 "구동독 슈타지 치하에서 동독 사람들이 살아간 모습을 생각하면 그보다 더한 북한 주민들은 지금 어떤 상황에 놓여있을 건지를 한 번 더 생각하게 된다"고 말했다.
독일 정부는 구동독 국가보안부, 비밀경찰 슈타지가 구동독 시민들에 대한 감시와 사찰 결과 남긴 폭이 111km에 달하는 자료를 연방기록원에 보존해 시민들이 열람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베를린장벽 붕괴 이후 구동독 지역 인권 운동가들의 요구에 따라 1990년 설립된 슈타지 문서고에서는 1992년부터 일반시민도 자기 문서를 열람할 수 있다. 설립 이후 모두 330만건 이상의 열람 요청이 접수됐고, 모두 217만명이 문서를 열람했다.
이날 미하엘 홀만 연방기록원장, 알렉산드라 팃제 슈타지문서고 대표와 면담한 김 대사는 이달 들어 연방독재청산재단을 방문하고, 구동독 인권 투사였던 요아힘 가우크 전 독일 대통령과 면담한 바 있다. 이후에도 동독정치범 수용소와 한국의 하나원과 같은 마리엔펠데긴급수용소기념관 등 구동독 주민 인권 관련 기관을 돌아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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