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뉴스] 러, 과거엔 달랐네…韓의심에 폐잠수함 대북 수출 중단
  • 북민위
  • 2025-03-29 07:0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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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약 30년 전 폐잠수함을 '고철'로 북한에 수출하려고 했으나 군사기술 이전을 우려하는 한국 측 태도에 중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과 불법 군사협력을 일삼으면서도 이를 비난하는 한국에 각종 협박성 발언을 하는 지금의 러시아 태도와는 사뭇 다르다.

28일 외교부가 공개한 1994년 비밀해제 문서에는 그해 초 언론의 관심이 컸던 러시아의 대(對)북 폐잠수함 판매 보도에 대한 러시아 측 해명, 한미 당국의 평가, 폐잠수함 판매 중단 등 내용이 담겼다.

1994년 1월 11일 러시아 일간 블라디보스토크지는 러시아 태평양 함대소속 641급(폭스트롯) 디젤잠수함 12척이 수리, 유지 재원 부족으로 북한으로 판매될 예정이며, 계약상 고철로 사용하기로 되어있으나 북한이 엔진 및 기재 일부를 북한 잠수함에 재사용할 수도 있다는 기사를 냈다.

해당 보도가 사실인지 알아보기 위해 박명준 당시 블라디보스토크 총영사가 태평양함대 사령부를 탐문했다.

러시아 측은 해당 계약 내용을 설명하며 한국 정부를 안심시키려는 듯 "인도 시점에서 2개월 후 해체 감시반을 북한에 파견, 해체 여부를 확인하게 되어 있다"며 "만일 해체 상황이 불만족스러울 경우 잔여분 인도를 중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달 16일 러시아 외무부 아태 1국장도 주러 공사를 만나 "판매된 잠수함은 엔진과 포격시설이 완전히 제거된 선체만 인도된 바 재사용 가능성이 없는 고철 덩어리"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러시아는 북한에 판매한 것과 동일한 조건으로 91년 대만에 폐잠수함을 판매했으나 중국이 문제 삼지 않았다"고 말했다.

대만 해군력 강화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중국도 개의치 않았는데, 한국이 예민하게 군다는 발언이다.

이후 정부는 러시아가 북한에 판매하기로 한 잠수한 가운데 629급(골프Ⅱ) 폐잠수함이 포함됐고 여기에 노동 1호 미사일 탑재 가능성이 있다는 일본 도쿄신문 보도가 추가로 나오자 주러대사관에 사실 여부를 알아보라 지시했다.

이에 러시아 태평양함대 사령부 소속 국방성 물자 및 대외경제관계국 대표였던 M.V.랴잔체프는 골프Ⅱ 2척, 폭스트롯 10척 등 12척이 판매됐다며, 골프Ⅱ급 1척이 1994년 1월 6일 나진항으로 예인, 인계됐다는 사실을 알려줬다.

그러면서 "골프Ⅱ는 5년간 수중에 있었기에 미사일 발사대를 비롯한 시설들의 수리, 재활용은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별도의 선박 해체소를 보유하고 있지 못한 태평양함대로서는 북한, 중국 등에 고선박을 고철로 판매하는 것이 불가피한 실정"이라고 주장했다.

그 뒤 러시아는 폭스트롯 잠수함 1척을 추가로 북한 측에 넘겼으나 계약된 나머지 잠수함도 모두 북한에 인도됐는지는 정확히 알려진 바가 없다.

그러나 이번에 공개된 외교문서를 보면 "러시아의 대북 폐잠수함 수출 계약 취소와 관련해 귀관의 건의대로 대외홍보하지 않을 것임"이라는 전보 등이 주러대사관과 외교부 본부 사이에 오간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으로 폐잠수함 인도가 중단된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이미지 확대1994년 기밀해제 외교문서 일부
                                                       1994년 기밀해제 외교문서 일부

이번에 공개된 외교문서에는 또 1961년 북한과 옛 소련이 체결한 '조·소 우호협조 및 상호원조조약'에 있던 '유사시 자동군사개입 조항'을 소극적으로 평가하는 러시아 측 발언도 포함됐다.

1994년 6월 미하일 벨리 러시아 외무부 아시아국장은 김명배 주러공사를 만나 "동 조약 1조(북한이 공격받을 경우 러시아의 군사개입)는 이데올로기가 지배하던 냉전시대 조항으로서 냉전이 종식된 오늘의 시대 상황에서는 맞지 않는 내용"이라고 말했다.

벨리 국장은 "동 조항 적용에 관한 러 정부의 일관된 입장은 '공격' 여부에 대한 해석이 러시아 측에 달려있으며 러시아는 헌법 등 국내법과 러 측이 수집한 정보에 의한 독자적인 판단에 의해 개입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핵탄두 해체 과정에서 나온 우라늄을 한국에 판매 제안한 상황도 이번에 공개된 외교문서에 나왔다.

당시 국회 외무통일위원회 간사 강신조 의원이 6월 방러해 러시아 국영 우라늄 무역회사 테넥스의 사장 등을 면담한 내용을 보면, 러시아 측은 우크라이나 핵탄두 해체 과정에서 나온 고농축 우라늄을 저농축으로 변환해 원자력 발전에 사용하는 계획에 한국 측이 참여해 약 1천500톤의 우라늄을 구입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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