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리자
- 2010-06-04 11:4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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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明博 대통령은 투표를 이틀 앞둔 지난 5월31일 "우리 정부의 中道실용 기조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하였다. 그는 이어서“천안함 사태를 계기로 분단된 국가상황에서 국가 정체성을 더욱 확립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 말은 중도적인 것이 아니라 보수적이다. 보수적인 이야기와 중도적인 것들을 섞어놓으니 진실성이 없어진다. 보수를 중도라고 위장하는 것 같기도 하고 中道를 보수적인 것으로 美化하는 것 같은데 일종의 사기이다.
李 대통령의 中道 유지 발언을 들은 보수층 유권자들의 상당수가 배신감을 토로하였다. 그 발언과 동시에 軍은 對北풍선 보내기 및 휴전선상의 對北방송을 보류하기로 함으로써 북한정권의 공갈에 굽히고 드는 모습을 보였다. 건곤일척의 대결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최고사령관이 타협노선을 선택하니 싸우고싶은 국민들도 김이 새 버린 것이다.
5.24 연설의 國內정치적 後續조치가 없었고, 햇볕정책에 死刑선고를 내리지 않은 것은 치명적 실수였다. 대통령과 여당은, 천안함을 폭침시킨 북한정권과 이들을 감싸고 도는 민주당에 대한 국민적 분노를 동원하지 못하고 위선적 평화론에 逆攻을 허용하였다. 이는 이념대결을 기피해온 中道노선의 자연스런 종착역이었다.
그 결과, 어제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은 패배하였다. 도저히 질 수 없는 게임에서 진 것이다. 한나라당의 오만과 나태에 전염된 상당수 보수성형 유권자들은, 정의감과 긴장감을 잃고 투표장에 나가지 않았다. 그들은 그런 방식으로 지지층과 헌법정신을 동시에 배신한 中道대통령과 웰빙 한나라당을 심판한 것이다. 이번 선거에서 진 것은 보수가 아니다.
이 정부는 中道이고 與黨은 웰빙이다. 보수를 자처하는 政黨은 대한민국엔 없다. 진 것은 중도기회주의이다.
한국의 보수층이 작심, 자신들을 정치적으로 대변할 투쟁정당을 만들지 못한다면 맨날 기회주의적 정치인들에 의하여 이용만 당하고 말 것이다. 이번 선거 결과는 한국의 보수세력을 향하여 뼈아픈 교훈과 과제를 던졌다.
조갑제 닷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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