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뉴스] "인권에 대한 국제사회와 북한의 이중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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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05-10 16:3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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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에 대한 국제사회와 북한의 이중변주"

발언자 : 최철영(대구대학교 법학과 교수)
발언일시 : 2007년 3월 6일
발언장소 : 북한채널 홈페이지 칼럼 http://www.nkchannel.org/
발언요지 : 세계 어느 나라나 인권 문제가 있고, 북한도 인권문제가 있는 나라다.
"“북한은 인권문제가 있는 나라다”는 명제는 오류가 있다. “북한도 인권문제가 있는 나라다”라고 하는 것이 좀 더 타당한 명제일 것이다.."

아래는 전문입니다.

인권에 대한 국제사회와 북한의 이중변주
최철영(대구대학교 법학과 교수)

국제사회의 일반적인 인권문제
인권에 대한 국제사회의 인식은 20세기의 중반과 후반에 들어 폭넓게 확산되었다. 1948년 세계인권선언과 1966년의 국제인권규약은 인권에 관한 국제사회의 공통인식을 확인하는 구체적 문서라고 할 수 있다. 기본적 인권에 대한 국제사회의 공감대가 형성되었다는 계속적인 강조와 선언에도 불구하고 서구적 개념에 근거한 보편적 인권담론의 확산에 대하여 아랍과 아시아의 비서구 국가들과 북한과 같은 사회주의국가의 거친 도전과 반발은 여전하다.

사실 어느 나라도 인권문제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따라서 “북한은 인권문제가 있는 나라다”는 명제는 오류가 있다. “북한도 인권문제가 있는 나라다”라고 하는 것이 좀 더 타당한 명제일 것이다. 인권문제는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북한, 중국, 인도, 아랍국가들 뿐만 아니라 미국이나 유럽 그리고 한국의 경우에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물론 북한의 인권문제가 다른 어느 나라보다 심각하다는 사실 자체를 부인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리고 국제사회의 여러 지역에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삶의 조건들 사이에 광범위한 스펙트럼이 존재한다는 것도 부인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인권에 관한 문제를 이야기할 수 있는, 이해지향적인 의사소통구조가 만들어 지는 것이다. 이러한 의사소통구조 속에는 개별 국가의 발전과정의 차이, 그들 사회가 달성한 것에 대한 존중 등이 전제되어야 한다. 그래야만 상호간에 이해할 수 있는 의사소통이 가능하게 될 것이다. 문제는 인권문제 뿐만 아니라 경제, 보건, 의료 분야의 기초적인 문제들에 대하여 논의할 수 있는 정상적인 의사소통구조의 전제로서 한반도 평화의 실질 당사자간에 관계정상화가 이루어져 있지 않다는 것이다.

보편적 인권담론의 한계
인간은 자신의 존재를 평가하는 과정에서 ‘보편적 인간’으로서 자신을 규정하기 보다는 구체적인 삶의 맥락 속에서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그런데 인권의 보편성을 인류전체에 대한 도덕적 판단기준으로 해석할 경우 인권의 이념은 비현실적이며 원칙적인 선언으로 간주될 수 밖에 없다. 보편주의적 인권담론은 인류 전체를 도덕적 의무의 대상으로 설정하는 과도한 도덕주의 또는 인권제국주의 형태가 될 수 있다. 사람들의 도덕적 정체성은 항상 자신들의 주변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구체화되기 때문에 도덕주의에 입각한 보편주의적 인권담론은 경우에 따라 위선적인 모습으로 나타날 수밖에 없다. 보편주의적 인권실현을 강요받는 국가의 입장에서 도덕적 인권이념은 근본주의적 또는 제국주의적 인권관으로 변질될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

인권은 당해 개인이 어느 문화에 속해 있는가에 따라 구분된다. 사람이 자신이 속한 공동체의 내부에서 체득하는 도덕관념이나 감성은 주로 경험적인 조건에 의해서 좌우된다. 따라서 제3의 관점에서 객관적으로 타인종이나 타문화권의 행위주체들의 태도와 감성을 옳고 그름으로 판단할 수 없다. 다른 나라의 인권문제를 언급하는 의도에 자신의 인권에 대한 우월성을 과시하려는 의도가 포함되어 있다면 곤란하다.

인권이념은 개별인간이 다른 인간들에 대하여 지녀야 할 그 어떤 도덕적 의무를 강제하기 위하여 고안된 것이 아니다. 인간의 존엄에 기초한 인권 이념은 인간의 본성이나 인간일반에 대한 보편개념보다는 구체적인 사회적 위계질서 하에서 신분이나 정치적 역할, 성별의 차이 등에 의해서 인간 개개인을 이해하는 문화권에서는 낯설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 인권의 이념은 인위적인 정치공동체의 법에 의하여 또는 도덕적 관념이나 인간관에 의하여 구체화되고 제도화된다. 사회주의적 시각에서 서구적 인권은 자신의 이해관계에 충실한 자본주의 사회의 개인이 공동체와 독립한 상태에서 주장하는 권리일 뿐이다. 이렇듯 보편성의 개념은 여러 차원에서 이해될 수 있기에 다양한 형태의 제도화 과정이 가능하다. 개인주의적 가치관에서 집단주의적 가치관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지평을 갖는 가치 중에서 어떤 가치들을 우선시하는가 하는 문제는 보편에 대한 해석의 자율성에 기초하여야 한다. 해석의 자율성과 다양성은 인권이념의 한 축을 담당하는 다원주의적 가치관과 직결된다. 보편주의적 인권이념의 독점적이며 독단적인 해석 자체는 자기모순에 직면할 수 있다.

국제사회와 북한의 인권에 대한 인식차이
서구적 문화와 가치에 근거한 보편적 인권개념과는 달리 사회주의국가로서 북한은 인권의 위반에 대한 정부의 역할과 무게에 커다란 인식의 차이가 있다. 사회주의국가면서 동시에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개도국인 북한의 입장에서 신자유주의의 풍요를 누리는 주요 서방국가들이 자국에서 발생한 인권침해를 찾아내고 인권침해에 관련된 국가정부를 비난하는 것은 비논리적이고 부적절한 것이다. 북한의 입장에서 인권의 침해는 북한의 국내 상황의 전후관계와 다른 국가의 인권상황을 비교하여 고려해야 한다. 왜냐하면 인권침해의 발생 원인과 배경이 근본적으로 다르기 때문이다. 북한에서의 주된 인권문제는 경제, 사회적 문제에 대한 정부의 적절한 대응실패와 빈곤에 근거한 것이다. 사회주의 계획경제의 실패와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봉쇄적 경제제재가 가져온 빈곤, 그리고 이에 따른 사회불안을 제거하기 위한 강압적 통치행위 속에서 인권침해가 확대 재생산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미국을 중심으로 한 국제사회가 총체화된 개별적 인권으로서 개별국가의 자존과 경제발전에 대한 권리를 부정하면서 개별적 인권을 언급하는 것은 상호모순이라고 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종래 미국과 미국의 충동에 의한 UN의 특정 국가에 대한 인권문제 거론은 빈곤개도국이나 정치적으로 과도기적 상황에 놓여져 있는 일부 국가의 실제적인 인권문제개선보다는 이들 국가의 정부를 비난하기 위하여 도구화되어 왔음을 간과해서도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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