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뉴스]
"수용소의 노래" 제47화
- 관리자
- 2010-07-16 11:04:45
- 조회수 : 1,755
설화: 남북은 5천의 역사를 함께 살아온 한민족 이다. 어쩌다 짐승만도 못한 독재자를 만나서 세계 제일 빈곤국가로 전락한 동토의 땅을, 인간이 살수 없는 지옥의 땅을 우리들이 구하지 않는다면 누가 그들을 구하겠는가?
라디오 방송극 “ 수용소의 노래 ” 원작 강철환, 각색 김기혁, 감독 송동렬, 오늘은 마흔 일곱 번째 시간입니다.
설화: 산을 다 내려오자 트럭이 산기슭에 와 있었다. 트럭에다 세신을 다 싣고 나니 우리가 탈 자리가 없어졌다. 산에 따라왔던 보위원 들은 모두 세신을 실은 차에 올라타서 가버렸다.
대신 새로 입대했는지 애송이 경비대원들이 자동보총에 시퍼런 총창까지 꽃아 들고 우리를 호송했다. 그들은 타고 온 말에 올라타서 가고 우리는 줄을 맞추어 노래를 부르면서 행진해 갔다.
“노동당은 우리의 등대! 노동당은 우리의 향도자!” 우리는 노동당 찬양 노래를 목이 터져라 부르면서 걸음을 재촉했다. 말안장 우에서 총창을 비껴들고 우리를 내려다보는 경비대원들의 눈에는 경멸의 눈빛이 가득했다.
고등중학교를 갓 졸업한 그들에게는 그야말로 우리가 혁명의 원수로 밖에 달리 보이지 않았을 것이다.
작업반에 도착하자 먼저 도착하여 휴식을 취하던 보위원이 나서 일장 연설을 해댔다. 그리고는 총화 사업이 진행되고 저녁 9시가 지나서야 집으로 돌려보냈다.
8월말이라 저녁 9시가 지나서도 아직 어둠은 그렇게 짖지 않았다. 저 멀리 집이 바라다 보였고 할머니가 저녁을 지으시는지 우리 집 굴뚝에는 흰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있었다.
철환:“할머니 저 왔시오”
할머니: “뉘시오”
철환:“ 저라요. 철환이”
할머니: “으응 철환이? 에그머니 이게 정말 철환이 맞다냐? 어디 보. 세상에 이게 꼴이 뭐냐? 얼굴이 영 반쪽이네 아이구 내새끼”
설화: 할머니는 처음에 나를 알아보시지 못하셨다. 내가 두 번씩이나 철환이라고 밝혀서야 벌떡 일어나시며 나를 부둥켜 않고 눈물을 흘리셨다.
할머니는 내손을 잡고 방으로 들어가셨다. 미호는 벌써 잠에 골아 떨어졌고 삼촌과 아버지는 아직 돌아오시지 않으셨다. 짓무른 할머니의 눈에선 눈물이 또 샘처럼 솟아나오고 있었다. 나도 반가운 마음에 콧 잔등이 시큰해졌다.
잠시 후 할머니는 저녁상을 내오셨다. 저녁상이라 해봐야 강냉이밥에 배추시래기 소금국 그리고 할머니가 담그신 갓 김치가 전부였다. 하지만 내가 지금까지 먹어본 음식 중에서 제일로 맛있는 저녁이었다. 보름동안 생 강냉이만 먹다가 푹 익은 강냉이밥에 따끈한 국을 먹으니 혀까지 통째로 같이 넘어가는 것 같았다. 어쨌든 난 학교 졸업 후의 첫 번째 시련을 이겨낸 것이다.
산에서 내려온 다음날. 나는 다시 작업반실로 불려갔다. 이제는 본격적으로 작업조 편성을 한다고 하였다. 작업반실에는 정철이를 비롯해서 나와 같이 졸업한 애들이 모두 와 있었다.
정철:“ 개 같은 새끼들 오늘 하루쯤은 좀 쉬게 해주지. 우리가 뭐 황소가? 황소도 우리보다는 났겠다. ”
철환: “ 야! 말조심해 이중에도 보위원 새끼들 스파이들이 있을거니끼니. 조심해야돼 괜히 얻어맞지 말고”
정철: “같은 수용자 끼리 서로 잡아먹을 내기 하는 새끼들은 보위원 새끼들보다 더 나쁜 새끼들이야! 내손에 한 놈이라도 걸리면 돌 탕을 칠거야, 개 같은 새끼들”
설화: 아침에 할머니는 피곤이 풀리지 않은 채로 일 나가는 나를 안쓰러운 눈으로 바라보며 “아직 피곤도 풀리지 않았는데 하루쯤 쉬었으면 좋겠구만서두..” 하시며 “오늘은 일찍 오면 좀 더 자둬라 땔나무도 아직 있고 하니 그런 걱정은 말고” 라고 말씀 하셨다.
할머니는 늘 내 걱정만 하셨다. 정철이와 말을 주고받으면서 머릿속에서는 아침에 문 밖까지 나와 나를 바래주던 할머니의 모습이 왠지 더 퍽 늙어보였던 생각이 나 가슴 한쪽이 뭉클하고 눈에서는 주루룩 눈물이 흘러 내렸다.
이윽고 작업조가 나뉘어 졌다. 우리는 작업반장의 호명에 따라 각자 다른 작업조로 나누어 졌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내 이름은 끝까지 부르지 않았다. 나는 마음이 조마조마 해졌다.
철환: [속으로]“ 어디로 배치를 시키려고 여태 부르질 않는담. 임산 작업반으로 배치되면 어쩐다지? 삼촌처럼 기술이 있으면 좀 편한 대로 갈수도 있으련만”
보위원: “ 강철환이 이리 와보라”
철환:[속으로] “이거 뭐가 잘못되는거 아니야, 난 잘못한게 없는데?”
설화: 머리가 복잡해 졌다. 불안한 마음으로 나는 보위원에게 달려갔다.
~음악~
라디오 방송극 “ 수용소의 노래 ” 원작 강철환, 각색 김기혁, 감독 송동렬, 오늘은 마흔 일곱 번째 시간입니다.
설화: 산을 다 내려오자 트럭이 산기슭에 와 있었다. 트럭에다 세신을 다 싣고 나니 우리가 탈 자리가 없어졌다. 산에 따라왔던 보위원 들은 모두 세신을 실은 차에 올라타서 가버렸다.
대신 새로 입대했는지 애송이 경비대원들이 자동보총에 시퍼런 총창까지 꽃아 들고 우리를 호송했다. 그들은 타고 온 말에 올라타서 가고 우리는 줄을 맞추어 노래를 부르면서 행진해 갔다.
“노동당은 우리의 등대! 노동당은 우리의 향도자!” 우리는 노동당 찬양 노래를 목이 터져라 부르면서 걸음을 재촉했다. 말안장 우에서 총창을 비껴들고 우리를 내려다보는 경비대원들의 눈에는 경멸의 눈빛이 가득했다.
고등중학교를 갓 졸업한 그들에게는 그야말로 우리가 혁명의 원수로 밖에 달리 보이지 않았을 것이다.
작업반에 도착하자 먼저 도착하여 휴식을 취하던 보위원이 나서 일장 연설을 해댔다. 그리고는 총화 사업이 진행되고 저녁 9시가 지나서야 집으로 돌려보냈다.
8월말이라 저녁 9시가 지나서도 아직 어둠은 그렇게 짖지 않았다. 저 멀리 집이 바라다 보였고 할머니가 저녁을 지으시는지 우리 집 굴뚝에는 흰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있었다.
철환:“할머니 저 왔시오”
할머니: “뉘시오”
철환:“ 저라요. 철환이”
할머니: “으응 철환이? 에그머니 이게 정말 철환이 맞다냐? 어디 보. 세상에 이게 꼴이 뭐냐? 얼굴이 영 반쪽이네 아이구 내새끼”
설화: 할머니는 처음에 나를 알아보시지 못하셨다. 내가 두 번씩이나 철환이라고 밝혀서야 벌떡 일어나시며 나를 부둥켜 않고 눈물을 흘리셨다.
할머니는 내손을 잡고 방으로 들어가셨다. 미호는 벌써 잠에 골아 떨어졌고 삼촌과 아버지는 아직 돌아오시지 않으셨다. 짓무른 할머니의 눈에선 눈물이 또 샘처럼 솟아나오고 있었다. 나도 반가운 마음에 콧 잔등이 시큰해졌다.
잠시 후 할머니는 저녁상을 내오셨다. 저녁상이라 해봐야 강냉이밥에 배추시래기 소금국 그리고 할머니가 담그신 갓 김치가 전부였다. 하지만 내가 지금까지 먹어본 음식 중에서 제일로 맛있는 저녁이었다. 보름동안 생 강냉이만 먹다가 푹 익은 강냉이밥에 따끈한 국을 먹으니 혀까지 통째로 같이 넘어가는 것 같았다. 어쨌든 난 학교 졸업 후의 첫 번째 시련을 이겨낸 것이다.
산에서 내려온 다음날. 나는 다시 작업반실로 불려갔다. 이제는 본격적으로 작업조 편성을 한다고 하였다. 작업반실에는 정철이를 비롯해서 나와 같이 졸업한 애들이 모두 와 있었다.
정철:“ 개 같은 새끼들 오늘 하루쯤은 좀 쉬게 해주지. 우리가 뭐 황소가? 황소도 우리보다는 났겠다. ”
철환: “ 야! 말조심해 이중에도 보위원 새끼들 스파이들이 있을거니끼니. 조심해야돼 괜히 얻어맞지 말고”
정철: “같은 수용자 끼리 서로 잡아먹을 내기 하는 새끼들은 보위원 새끼들보다 더 나쁜 새끼들이야! 내손에 한 놈이라도 걸리면 돌 탕을 칠거야, 개 같은 새끼들”
설화: 아침에 할머니는 피곤이 풀리지 않은 채로 일 나가는 나를 안쓰러운 눈으로 바라보며 “아직 피곤도 풀리지 않았는데 하루쯤 쉬었으면 좋겠구만서두..” 하시며 “오늘은 일찍 오면 좀 더 자둬라 땔나무도 아직 있고 하니 그런 걱정은 말고” 라고 말씀 하셨다.
할머니는 늘 내 걱정만 하셨다. 정철이와 말을 주고받으면서 머릿속에서는 아침에 문 밖까지 나와 나를 바래주던 할머니의 모습이 왠지 더 퍽 늙어보였던 생각이 나 가슴 한쪽이 뭉클하고 눈에서는 주루룩 눈물이 흘러 내렸다.
이윽고 작업조가 나뉘어 졌다. 우리는 작업반장의 호명에 따라 각자 다른 작업조로 나누어 졌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내 이름은 끝까지 부르지 않았다. 나는 마음이 조마조마 해졌다.
철환: [속으로]“ 어디로 배치를 시키려고 여태 부르질 않는담. 임산 작업반으로 배치되면 어쩐다지? 삼촌처럼 기술이 있으면 좀 편한 대로 갈수도 있으련만”
보위원: “ 강철환이 이리 와보라”
철환:[속으로] “이거 뭐가 잘못되는거 아니야, 난 잘못한게 없는데?”
설화: 머리가 복잡해 졌다. 불안한 마음으로 나는 보위원에게 달려갔다.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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