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뉴스] "수용소의 노래" 제33화
  • 관리자
  • 2010-07-16 10:59:19
  • 조회수 : 1,628
설화: 남북은 5천의 역사를 함께 살아온 한민족 이다. 어쩌다 짐승만도 못한 독재자를 만나서 세계 제일 빈곤국가로 전락한 동토의 땅을, 인간이 살수 없는 지옥의 땅을 우리들이 구하지 않는다면 누가 그들을 구하겠는가?

라디오 방송극 “ 수용소의 노래 ” 원작 강철환, 각색 김기혁, 감독 송동렬, 오늘은 서른 세번째 시간입니다.

설화: 용모는 내가 애타게 부르는데도 죽은듯이 눈을 감고 있었다. 나는 혹시 나 하여 용모의 가슴에 손을 대어 보았다. 다행이 아직은 숨결이 느껴졌다.

하루 온종일, 아무도 돌봐주는 이 없이 캄캄한 토굴 같은 방에 누워 있는 용모를 남겨두고 나오려니 마음이 쓰렸다. 내 이야기를 들으신 할머니는 마치 손주가 아픈것 같이 걱정을 하셨다.

나는 시간만 있으면 용모네 집에 갔다. 아이들은 모두 용모가 곧 죽을 것이라고 하였다. 나는 그 말이 제일 듣기 싫었다. 물론 매일과 같이 평범하게 보게되는 죽음이지만 적어도 내가 친한 친구들이 하나둘 죽어가는 것은 정말이지 참기 어려운 고통인 동시에 두려움이었다.

얼마지나지 않아서 용모가 학교에 나왔다. 낫지 않았지만 더 누워 있다간 자칫격리 병동에 끌려 갈까봐 나온것이었다. 오랫동안 아팠던 탓인지 용모는 딴 아이가 되어 있었다. 용모는 멍하니 있다가는 갑자기 헛소리를 하면서 웃기도 하였다.

아이들은 모두 슬슬 용모를 피했다. 몸은 너무 야위어 뼈밖에 안남은 아이가 정신까지 돌았으니 무섭기도 하였다.

철환: “야 ! 용모야! 정신차리라우, 너 왜기래, 나야 나 알갔디, 나 철환이야 철환이!”

용모:“ 오! 너 철환이구나! 철환아 너 오늘 저녁에 우리 집에 올래! 우리 집에 입쌀밥하구 돼지고기가 있어. 히히~ 너 내가 오늘 배터지게 먹게 해줄게...”

철환: “ 야! 용모야 정신 좀 차리라! 너 왜기래! ”

설화: 나는 용모를 붙들고 울었다. 나는 이젠 용모가 죽은것이나 다름이 없다고 생각이 들었다. 그러던 용모가 기적적으로 소생을 하였다. 나는 만세라도 부르고 싶었다. 용모는 그의 형수 덕분에 구사 일생으로 목숨을 건진 것이었다.

용모의 형수는 평양서 의과대학을 졸업한 의사였다. 어엿한 전문의 였지만 수용소에 와서는 다른 사람들처럼 오직 노동만을 하고 있었다. 그래도 의사답게 용모의 병을 고쳐낸 것이었다.

열심히 쥐를 잡아서 영양보층을 시키고 햇볕을 쪼이게 하고 또 집에 남아있던 비상약을 쓰는등 온갖 정성을 기울인 보람이었다. 아마 다른 아이 같았으면 벌써 저세상으로 갔을 터였다.

용모는 형 내외와 같이 수용소에 들어와 있었다. 용모네는 수용소에 들어올때 아버지와 헤어졌다고 한다. 아버지는 아마 다른 수용소로 가신 모양이라고 하였다.

그러던 어느날 용모네 집에 기적이 일어났다. 용모네가 특별 해재를 받고 갑자기 출소를 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소식을 들은 우리집에서는 아버지도 할머니도 함께 용모네 집으로 갔다.

철환: “용모야! 정말 나가는거니? 야 넌 좋갔다야! 축하해”

용모: “ 오! 고마워 너네도 좋은날이 꼭 올거야! 기때까지 죽지말고 꼭 살아서 우리 사회에서 다시 만나자!”
철환아버지: “그간 고생 많았수다. 이젠 다 옛말하면서 살게 되었으니 축하합니다. 긴데 아버지 소식은 들은게 있소”

용모형: “내가 아까 길티않아도 아버지 소식을 물었는데 그말에는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그래도 아버지가 살아 계시긴 한 모양입니다. 그러니까 특별사면 운운하는것 아니갔습니까?”

설화: 용모의 큰형은 희망적이었다. 용모의 아버지 리성흠은 중앙당 교육부 간부과장을 지낸 사람이었다. 김정일이가 어릴때 그를 특별히 가르치기도 했고 남산학교 교원을 하면서 김정일의 이복동생 김평일을 가르치기도 하였다. 남산학교는 중앙당 간부의 자식들만 다니는 학교여서 남산학교 교원들은 그세도가 당당하였다.

리성흠은 김정일의 이복동생 김평일과 특별히 사이가 좋다는 소문이 돌았다. 그리고 결국 그것이 문제가 되어 수용소로 들어오게 된 것이었다.

용모네도 다른 집들과 마찬가지로 수용소에 들어온 이후로는 다른 가족들과 소식이 끊겨버렸다. 어찌되었건 용모네 식구가 출소 하게 되었다니 우리에게도 한 가닥 희망의 빛이 스며들어온 기분이었다.

할머니: “거 ~ 나가거든 혹시 우리 철환이 할아버지 강태휴가 어디에 계신지 알아봐 주시구래 . 알아도 소식을 전할 수 없갔지만, 적어도 우리가 여기 살아 있다는 것만이라도 알려주면 좋갔수다.”

용모형: “ 철환이 할머니 내가 사회에 나가면 꼭 힘써 보갔습니다. 우리가족만 수용소에 왔지. 다른 친척들은 다 아직도 중앙당에랑 무력부에랑 있으니까 내가 꼭 찿아 볼갔시오. 그러니끼니 좋은소식 있을때까지 꼭 살아계셔야 합니다”

할머니: “내야 이제 살문 얼마 살겠소. 난 여기서 당장 죽어도 여한이 없수다. 그저 내 저 금쪽같은 새끼들이 밝은 햇빛만 볼 수 있다면 내 지금 당장이라도 죽을 수 있수..”

설화: 할머니는 또다시 자책감이 드시는지 눈물을 흘리시며 말씀 하셨다.
 
~음악~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