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뉴스]
"수용소의 노래" 제26화
- 관리자
- 2010-07-16 10:51:55
- 조회수 : 1,701
설화: 남북은 5천의 역사를 함께 살아온 한민족 이다. 어쩌다 짐승만도 못한 독재자를 만나서 세계 제일 빈곤국가로 전락한 동토의 땅을, 인간이 살수 없는 지옥의 땅을 우리들이 구하지 않는다면 누가 그들을 구하겠는가?
라디오 방송극 “ 수용소의 노래 ” 원작 강철환, 각색 김기혁, 감독 송동렬, 오늘은 스물여섯 번 째 시간입니다.
설화: 사실 수용소에서는 사람들이 모여서 이야기하는 것이 금지되어 있다. 하지만 설날만큼은 보위원들도 다 쉬기 때문에 비교적 자유롭게 모여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할머니들은 계속해서 불평들을 이야기 했다. 아마도 그동안 쌓인 것들을 모두 풀어놔야 마음이 가벼워 질것 같은 모양들이었다. 너도나도 자신들의 신세를 한탄하며 사회를 저주했다.
할머니1: 김일성이 김정일이 초상화에 인사하러 못가면 그 잘난 강냉이 배급도 못 받아서 굶어 죽을 테니 어쩔 수 없이 가는 거디요
할머니 2: 지난번에 우리 아들이 너무 지쳐서 몇 번 지각을 했더니 글쎄 하루 분 배급을 빼고 줬더라고요.
할머니 1: 그깟 강냉이 500그램 주면서 빼긴 또 뭘 빼나 개 같은 놈들
할머니 2: 기리게 말이야요. 누가 아니래요, 하지만 강냉이 한알이라고 못 받으면 결국 우리손해지 그네들이 무슨 상관이갔소, 오히려 우리 같은 늙은이들은 죽기만을 기대릴텐데..
철환이 할머니: 어이구 우리 영감은 지금 어디서 뭘 하고 있는지?
설화: 할머니의 생각이 할아버지에게로 미치자 다른 사람들 역시 떨어져 생사를 모르는 가족들 생각에 분위기가 숙연해 졌다.
할머니1: 살았는지 죽었는지 소식만이라도 들을 수 있다면 원이 없갔는데.
할머니 2: 에고 에고 그 한덕수 인지 망덕수인지 하는 놈 새끼 벼락 맞아 뒈질 놈이지
설화: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가슴이 답답해서 나는 밖으로 나왔다. 설날 아침은 맑게 개여 있었다. 흰 눈이 온 강산을 덮었고 하늘은 파란색에 군데군데 붉은 아침노을이 끼어 있었다.
나뭇가지에 앉아있던 까치가 푸르르 눈을 털며 날아올랐다. “나도 새가 되었으면 좋갔다. 그러면 이렇게 끌려와서 일도 안하고 마음껏 돌아다니면서 일본에도 가보고 또 할머니 고향이라는 제주도에도 가보고 할텐데”
나는 할 일없이 집 주변을 빙빙 돌다가 정철이네 집으로 갔다. 정철이는 집 밖 양지쪽에 쪼그리고 앉아서 손으로 땅바닥에 뭔가를 그리고 있었다.
철환: 정철아 뭐하니?
정철: 철환이 완
철환: 야 우리 산에 가자!
설화: 이때 마당에 눈을 치던 정철이 누나가 나를 발견하고 반갑게 맞이하면서 말했다. “추운데 산은 무슨 산 모처럼 왔는데 여기서 놀다 가라마” 정철이는 어머니가 일찌감치 사회에서 돌아가시고 아버지는 자살해서 돌아 가셨기 때문에 부모가 모두 안계셨다.
그래서 15살짜리 정철이 누나가 학교에도 다니지 못하고 노동현장에 나가 일을 하며 살림을 꾸려가고 있었다. 우리는 누나의 권유로 정철이네 집으로 들어갔다. 모여 앉아 있자니 자연 이런 저런 이야기가 나왔다.
정철이 누나: 이게 뭐가 어쩌자구 우리 어무이 아부지는 어린 자식들을 놔두고 눈을 감을 수가 있었는지 도대체 모르 갔다. 이 고생을 시킬 거면 차라리 낳지나 말지 어쩌자고 이 세상에 태어나서 벌써부터 이 고생을 해야만 하는지 모르 갔구나야?
정철: 누나야 울지 마라
설화: 정철이 누나는 참았던 설움이 북받치는지 나중에는 몸부림을 치면서 까지 울었다. 그 모습이 안 되긴 했지만 우리역시도 나이가 어렸던 터라 어떻게 달래 줄 수도 없었다.
정철이의 어린 동생도 누나를 붙들고 울기 시작하였다. 그렇게 한참 울던 정철이 누나는 이제 조금 마음이 가라앉았는지 눈물을 닦더니 동생을 데리고 바깥으로 나갔다.
한쪽구석에서 코가 빨개진 채 울음을 참고 있던 정철이가 “ 오늘은 정말 엄만가 보고 싶다”고 하였다. 나도 오늘 만큼은 정말 엄마 생각이 간절히 났다.
지금까지 일이 힘들면 잊어버리기도 하고 또 이제나 저제나 오겠지 하면서 막연한 기다림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벌써 3년 그동안 소식도 없는 어머니를 영영 보지 못하는 것이나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음악~
라디오 방송극 “ 수용소의 노래 ” 원작 강철환, 각색 김기혁, 감독 송동렬, 오늘은 스물여섯 번 째 시간입니다.
설화: 사실 수용소에서는 사람들이 모여서 이야기하는 것이 금지되어 있다. 하지만 설날만큼은 보위원들도 다 쉬기 때문에 비교적 자유롭게 모여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할머니들은 계속해서 불평들을 이야기 했다. 아마도 그동안 쌓인 것들을 모두 풀어놔야 마음이 가벼워 질것 같은 모양들이었다. 너도나도 자신들의 신세를 한탄하며 사회를 저주했다.
할머니1: 김일성이 김정일이 초상화에 인사하러 못가면 그 잘난 강냉이 배급도 못 받아서 굶어 죽을 테니 어쩔 수 없이 가는 거디요
할머니 2: 지난번에 우리 아들이 너무 지쳐서 몇 번 지각을 했더니 글쎄 하루 분 배급을 빼고 줬더라고요.
할머니 1: 그깟 강냉이 500그램 주면서 빼긴 또 뭘 빼나 개 같은 놈들
할머니 2: 기리게 말이야요. 누가 아니래요, 하지만 강냉이 한알이라고 못 받으면 결국 우리손해지 그네들이 무슨 상관이갔소, 오히려 우리 같은 늙은이들은 죽기만을 기대릴텐데..
철환이 할머니: 어이구 우리 영감은 지금 어디서 뭘 하고 있는지?
설화: 할머니의 생각이 할아버지에게로 미치자 다른 사람들 역시 떨어져 생사를 모르는 가족들 생각에 분위기가 숙연해 졌다.
할머니1: 살았는지 죽었는지 소식만이라도 들을 수 있다면 원이 없갔는데.
할머니 2: 에고 에고 그 한덕수 인지 망덕수인지 하는 놈 새끼 벼락 맞아 뒈질 놈이지
설화: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가슴이 답답해서 나는 밖으로 나왔다. 설날 아침은 맑게 개여 있었다. 흰 눈이 온 강산을 덮었고 하늘은 파란색에 군데군데 붉은 아침노을이 끼어 있었다.
나뭇가지에 앉아있던 까치가 푸르르 눈을 털며 날아올랐다. “나도 새가 되었으면 좋갔다. 그러면 이렇게 끌려와서 일도 안하고 마음껏 돌아다니면서 일본에도 가보고 또 할머니 고향이라는 제주도에도 가보고 할텐데”
나는 할 일없이 집 주변을 빙빙 돌다가 정철이네 집으로 갔다. 정철이는 집 밖 양지쪽에 쪼그리고 앉아서 손으로 땅바닥에 뭔가를 그리고 있었다.
철환: 정철아 뭐하니?
정철: 철환이 완
철환: 야 우리 산에 가자!
설화: 이때 마당에 눈을 치던 정철이 누나가 나를 발견하고 반갑게 맞이하면서 말했다. “추운데 산은 무슨 산 모처럼 왔는데 여기서 놀다 가라마” 정철이는 어머니가 일찌감치 사회에서 돌아가시고 아버지는 자살해서 돌아 가셨기 때문에 부모가 모두 안계셨다.
그래서 15살짜리 정철이 누나가 학교에도 다니지 못하고 노동현장에 나가 일을 하며 살림을 꾸려가고 있었다. 우리는 누나의 권유로 정철이네 집으로 들어갔다. 모여 앉아 있자니 자연 이런 저런 이야기가 나왔다.
정철이 누나: 이게 뭐가 어쩌자구 우리 어무이 아부지는 어린 자식들을 놔두고 눈을 감을 수가 있었는지 도대체 모르 갔다. 이 고생을 시킬 거면 차라리 낳지나 말지 어쩌자고 이 세상에 태어나서 벌써부터 이 고생을 해야만 하는지 모르 갔구나야?
정철: 누나야 울지 마라
설화: 정철이 누나는 참았던 설움이 북받치는지 나중에는 몸부림을 치면서 까지 울었다. 그 모습이 안 되긴 했지만 우리역시도 나이가 어렸던 터라 어떻게 달래 줄 수도 없었다.
정철이의 어린 동생도 누나를 붙들고 울기 시작하였다. 그렇게 한참 울던 정철이 누나는 이제 조금 마음이 가라앉았는지 눈물을 닦더니 동생을 데리고 바깥으로 나갔다.
한쪽구석에서 코가 빨개진 채 울음을 참고 있던 정철이가 “ 오늘은 정말 엄만가 보고 싶다”고 하였다. 나도 오늘 만큼은 정말 엄마 생각이 간절히 났다.
지금까지 일이 힘들면 잊어버리기도 하고 또 이제나 저제나 오겠지 하면서 막연한 기다림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벌써 3년 그동안 소식도 없는 어머니를 영영 보지 못하는 것이나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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