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뉴스] "수용소의 노래" 제20화
  • 관리자
  • 2010-07-16 10:4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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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화: 남북은 5천의 역사를 함께 살아온 한민족 이다. 어쩌다 짐승만도 못한 독재자를 만나서 세계 제일 빈곤국가로 전락한 동토의 땅을, 인간이 살수 없는 지옥의 땅을 우리들이 구하지 않는다면 누가 그들을 구하겠는가?


 

라디오 방송극 “ 수용소의 노래 ”


 

원작 강철환, 각색 김기혁, 감독 송동렬, 오늘은 스무 번째 시간입니다.


 

설화: 영수에 집 앞에는 여러 사람들이 와 있었다. 모두들 수용소에 살고 있는 교포출신 사람들이었다. 영수의 집 앞에 들어서는 순간 우리는 불길한 예감이 사실이 되었구나 하는 현실을 받아들여야 했다.


 

열두 살의 영수는 어제 밤에 끝내 깨어나지 못하고 한 많은 세상을 떠나 먼 하늘나라로 갔다. 나는 왠지 영수가 부러웠다. 어딘가 있을 하늘나라로 간 영수는 오늘부터 매 맞지 않아도 되고 “째포 새끼니, 반동새끼니” 하는 욕설을 듣지 않아도 될 것이었다.


 

영수의 아버지는 실신한 사람처럼 정신이 없이 집앞 마당에 털썩 주저 않아 먼 하늘만 하염없이 쳐다보고 있었고 영수의 어머니만이 죽은 영수를 붙여 잡고 통곡하고 있었다.


 

나와 정철이는 학교 갈 시간이 되어 더 이상 그곳에 머무를 수 가 없었다. 조금이라도 늦으면 또다시 어제일과 같은 봉변을 당할 수가 있고 영수처럼 되지 말라는 법도 없었다.


 

학교가 가까워 올수록 눈앞에 안겨오는 학교 건물이 악마의 입처럼 보였다. 우리 모두를 집어 삼킬 듯이 서있는 학교 건물은 학교라기 보다 마치도 지옥처럼 느껴 졌다.


 

학교 마당에는 담임교원이 몽둥이를 들고 벌써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영수네 집에 들리느라 지각을 한 셈이 되었다. 나와 정철이는 벌써부터 겁에 질렸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나의 어린마음 한구석에선가 울컥 하는 반발이 일었다. 그것은 영수의 죽음에서 오는 분노 같은 것인지도 몰랐다. 선생이 지각한 우리에게 죄를 묻기도 전에 나는 먼저 소리쳤다.


 

철환: “선생님 영수가 어제 밤 죽었습니다.”


 

설화: 나의 목소리는 이때까지 내가 들어 보지 못했던 아주 크고 찌렁 찌렁 하게 울렸다. 우리를 때릴 구실을 잡고 몽둥이를 들고 기다리던 선생은 나의 반항 섞인 목소리에 잠시 멈칫했다.

아무리 수용소 사람들이 짐승보다 못한 생활을 하고 있다고 해도 사람은 사람이다. 그것도 어린 생명을 때려 서 무참히 죽게 한 자가 속이 편할 수는 없을 것이다.


 

선생은 “빨리 교실로 들어가” 라고 단마디로 호령하고는 교무실 쪽으로 급하게 달려갔다.

나와 정철이는 교실로 들어가 아이들에게 영수의 소식을 알렸다. 순간 왁작 지껄하던 교실은 쥐 죽은 듯이 조용했다. 다만 여기저기서 여자애들의 울음소리가 들려 올 뿐이었다.


 

조금 있더니 교원이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교실로 들어왔다. 그는 여느 때 없이 조용한 교실을 불안한 눈길로 휙 들러 보았다. 비록 어리기는 하지만 증오의 눈길은 피할 길이 없었나 보다.


 

교원: “에~~~한 가지 소식을 전하겠다. 어제 밤에 영수가 일본뇌염으로 죽었다. 방금 수용소 의사선생이가서 진단을 내렸다. 그러니 너희들도 일본뇌염에 걸리지 않겠거든 밤에 잘 때 꼭 모기를 잡고 자도록... 알겠나? 학급반장 출석 보고해라”


 

학급반장: “예 백프로 출석 했습니다.”


 

교원: “ 음 좋다. 내가 어제도 말했지만 나를 전번 담임하고 비교했다간 크게 오산이다. 만약 다시 한 번 나의 지시에 불응하는 새끼가 있을 때는 죽을 각오를 해라! 오늘은 공부를 하지 않고 산에 올라가 부식터 채취를 하겠다. 이제부터 학습반별로 작업포치를 하겠다.”


 

학생1: “돼지같은 새끼 일본뇌염에 걸려서 하루밤사이에 죽는사람이 어디있어. 영수를 죽인건 저새끼야. 돼지같은 놈”

학생2 : “쉿 조용해 듣겠다”


 

설화: 열두 살의 어린 생명을 무참히 때려죽이고도 뻔뻔스럽게 거짓말로 변명하는 인간백정들, 어린마음에도 작은 주먹이 부르르 떨리는 것을 어쩔 수 없었다.


 

교원의 말을 들으면서 모든 애들이 술렁거렸다. 애들의 반응에 아랑곳 하지 않고 교원은 계속해서 작업배치를 하였다. 작업배치가 끝나자 그는 자기소개에 열을 올렸다.

마치 대단한 자랑거리라도 되는 듯이 침까지 튀겨 가면서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그는 원래 지주 자본가 반혁명 분자들이 종신 노동을 하는 용평학교 교원이었다.


 

그곳은 우리 혁명화 구역보다 노동 강도 도 세고 먹을 것도 아주 조금씩 밖에 안주는 곳이었다. 그의 말에 의하면 이곳은 용평에 비하면 천국이라고 했다.


 

따라서 그곳의 학교는 말이 학교지 공부를 가르치는 곳이 아니었다. 그곳에서 교원을 하던 자니 최성근은 말만 교원이지 공부를 가르쳐줄 능력이 전혀 없는 사람이었다.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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