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뉴스] "수용소의 노래" 제40화
  • 관리자
  • 2010-07-16 11: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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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화: 남북은 5천의 역사를 함께 살아온 한민족 이다. 어쩌다 짐승만도 못한 독재자를 만나서 세계 제일 빈곤국가로 전락한 동토의 땅을, 인간이 살수 없는 지옥의 땅을 우리들이 구하지 않는다면 누가 그들을 구하겠는가?


 

라디오 방송극 “ 수용소의 노래 ” 원작 강철환, 각색 김기혁, 감독 송동렬, 오늘은 마흔 번째 시간입니다.


 

설화: 그러나 어쨌든 6년이란 세월동안 생사고락을 같이 했던 아이들이어서 그런지 막상 헤어지는구나 하고 생각이 드니 어쩐지 마음이 찡하였다. 이제 각기 자기가 속한 작업반 부락으로 흩어져가고 나면 만날 일은 거의 없게 된다.


 

나는 함께 나온 정철, 광선, 성만, 상철, 용수와 악수를 하였다. 서로가 “이제 작업현장에 나가서도 몸조심하라. 다치지 말고 잘 있다가 사회로 나가야지 사회에 서 만나자”면서 격려를 하였다. 그러고 나니 우리가 진짜 어른이 된 기분이 들었다.


 

그런 중에서도 광선 이는 정이 많은데다가 나와 더 친해서인지 눈물을 글썽거렸다.


 

광선: “철환아, 만나기 힘들더라도 잘 있어라. 우리가 이렇게 헤어지지만 우정까지 갈라지는 건 아니잖나. 앞으로 너와 나는 영원한 동무야”


 

철환: “그렇지 않고 광선아 아무쪼록 몸조심해라. 너와 나는 영원한 동무야! 우리 죽지 말고 살아서 꼭 사회에 나가자! 그때에는 우리 한번 뭉쳐 보는 거야.”


 

정철: “야야 !새끼들이 왜 우니? 우리가 언제 뭐 편안하게 살았니? 앞으로도 이 악물고 살면 좋은날이 올 거야 그때까지 죽지 말고 이악하게들 살자고 ”


 

설화 : 아이들과 헤어진 나는 10반 마을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저만치 교포 마을 아이들 끼리 모여 마을로 향하고 있었다. 17살짜리 어른들, 물론 사람은 17살이면 모두성장이 되어 어른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수용소의 아이들은 17살이라고 해도 어른이라고 볼 수가 없다. 만성적인 굶주림과 매와 욕설로 성장기를 보내야 하는 수용소 아이들은 17살이 되어도 사회에서 중학교 2~3학년 아이들보다 더 작았다.


 

모두들 마음이 스산한 때문인지 얼굴 표정들도 침침 하였다. 여학생들은 그때까지 키가 145센티미터를 넘는 아이들이 없었다. 여학생이라고 해서 더 깨끗하지도 않고 빗질도 제대로 하지 못한 머리는 여자답지도 못했다.


 

게다가 손과 발에는 굳은살과 못이 박여 고운 데가 한군데도 없었다. 여학생이라고 봐주는 것 없이 똑같이 일을 시키기 때문이다. 따라서 모두 그 나이가 되어서 이성이란 감정도 없고 서로가 소 닭 보듯 덤덤하였다.


 

그래도 그날만큼은 뭔가 마지막 인사라도 하고 싶었다. 하지만 쑥스러워 끝내 하지 못하고 말았다. 그러는 동안 어느새 마을에 당도하였다. 집으로 돌아오니 할머니가 문 앞까지 마중을 나와 계셨다.

할머니: “ 철환이 완! 우리 철환이가 이젠 사회인이 되었구나! 사회에 있었으면 온갖 축하를 다 받았을 텐데”


 

철환: “ 왜 나와 계셔요, 미호는 아직 오지 않았나요?”


 

할머니: “점심에 잠간 왔다가 배낭을 가지고 산에 갔다. 오늘도 토끼풀인지 악마 풀인지를 30킬로씩 해야 한다는구나 글쎄, 아~ 그리고 아까 작업반에서 너 오는 대로 보내달라고 연락이 왔더라”

철환: “개새끼들 오늘이 졸업인데 내일 부르면 뭔 일이라도 나나?”


 

할머니: “에그 말조심해라 누가 들을라! 그냥 죽은 듯이 살아라! 그길 만이 우리가 여기서 살아서 나가는 길이니라”


 

설화: 할머니는 혹시나 손자가 잘못 될까 두려워 근심에 쌓인 눈으로 나무라셨다. 작업반으로 호출 명령을 받으니 김이 팍 새는 기분이었다.


 

작업반실에는 담당 보위원 오일남과 작업반장 감독 등이 나와 있었다. 그들은 오는 아이들 마다 명단을 확인하면서 얼굴과 체격 등을 유심히 살펴보았다.


 

그때 같이 온 남자아이들은 나와 배정철, 천홍의, 현덕룡, 김석철등 4명이었고 여자아이들은 김춘난, 신서연, 김응숙, 연주미, 성청미, 장미화, 이미화, 소명희 등이었다.


 

이간운데 송명희, 성청미, 변주미는 새로 들어온 아이들이었다. 그 아이들은 수용소에서 몇 년씩 지낸 우리들보다 키도 훌쩍 크고 살집도 제법 붙어서 처녀꼴이 박혀 있었다. 올 사람이 다 왔는지 작업반장 박재호가 일어나 우리 앞에 섰다.


 

작업반장: “ 자 지금부터 노동현장에서 지켜야 할 사항을 얘기하겠다. 이제부터 아침 점심시간은 30분이다. 세 번 지각을 하면 하루 결석으로 치고 하루치 배급을 빼니 그리 알아라. 각 작업 당 정량과 작업시간은 5인 조장이 일러 줄 테니 조장의 말을 잘 들어 두었다가 실수 없이 해야 한다.”


 

철환: “ 되게 말 많네, 우리가 뭐 학생이가? 이래라 저래라 하게”


 

정철: “기쎄말이야 졸업한 날은 좀 쉬라고 놔두지, 개떡같이 불러내서 훈시야. 야! 철환아 너 이거 끝나고 저기 뒤골에 밤 주으러 안 갈래”


 

철환: “ 그래 가자! 보위부원 자식들이 가서 다 털어가기 전에 우리가 가서 몽땅 털어오자”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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