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뉴스] <남북 유엔서 이틀째 천안함 외교전>
  • 관리자
  • 2010-06-16 10:3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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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0afbfa3bec8c0fcbab8c0e5c0ccbbe7c8b8.jpg 北 `기자회견'에 南 `공개 설명회' 맞불

(유엔본부=연합뉴스) 김현재 특파원 = 남북한이 15일(현지시간) 유엔 무대에서 천안함 사건을 놓고 이틀째 전방위 공방전을 벌였다.
천안함 침몰이 북한 측 잠수정의 어뢰 공격에 의한 것임을 입증하는 민.군 합동조사단의 과학적 조사 결과를 통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비난 결의 또는 의장성명을 이끌어내려는 한국 측과 이를 저지하려는 북한 사이에 숨가쁜 외교전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전날 안보리 15개 이사국을 상대로 의견을 개진하며 공방전을 편 양측은 이날 기자회견과 안보리 비회원국 상대 브리핑으로 한 수씩 주고 받았다.

   그러나 유엔 외교가에서는 북한이 "우리가 희생자"라면서 무조건 북한 측에 의한 재조사를 요구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자료를 통해 북한의 어뢰공격임을 입증한 합조단의 설명이 훨씬 설득력 있다는 평가가 주류다.

   합조단은 이날 오후 안보리 이사국이 아니어서 브리핑을 받지 못했지만 유엔 무대에서 '말발'이 센 스페인, 이탈리아, 캐나다 등 주요 20여개국 대사들을 한국 유엔대표부로 초청해 별도로 공개 브리핑을 가졌다.

   안보리 이사국을 상대로 했을 때와 똑같은 동영상과 파워포인트를 곁들인 25분 가량의 설명이 끝난 뒤 질의 응답형식으로 진행된 브리핑이 끝나자 참석한 대사들은 "비전문가들에게도 쉽게 이해가 된다. 매우 인상적이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한 유럽국가의 대사는 "한국의 신중하고 체계적인 조사와 안보리 대처 과정에 찬사를 보낸다"면서 "현재 한국 측이 노력하고 있는 군사정전위를 통한 북한과의 대화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느냐"고 관심을 보였다.

   이에 대해 박정이 공동조사단장은 "지난달 20일 북측에 대화를 가질 것을 통보했으나 아직 아무런 응답이 없다"면서 "과거 1996년 북한 잠수정 동해 침투사건과 2002년 연평해전 당시에도 정전위를 통해 대화를 가져왔으나 북한 측은 이를 무력화 시키기 위해 국방위 검열단의 직접조사를 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 유엔대표부 관계자는 "천안함 사건은 안보리 소관 사항이지만, 주요 국가들에 이 사건의 실상을 공개함으로써 유엔 내부에 북측의 도발 행위 규탄 분위기를 조성하는 차원에서 자리가 마련됐다"고 말했다.

   앞서 북한은 이날 오전 신선호 유엔 대사가 이 사건 발생 이후 처음으로 유엔본부 오디토리움에서 공개 기자회견을 갖고 이 사건이 한국과 미국의 정치적 의도가 담긴 `완전한 날조극'이라고 비난했다.

   신 대사는 "한국 위성이 실패한 원인도 우리의 어뢰 공격 때문이냐"며 `나로호' 발사 실패를 빗대어 한국 측이 무슨 문제만 생기면 자신들에게 뒤집어씌우려 하고 있다는 투로 공격하면서 "정말 웃기는 조사결과이고 모자이크 시나리오"라고 주장했다.

   특히 신 대사는 "안보리가 우리를 자극하는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기를 바란다"며 "만일 안보리가 북한에 의한 검증이 없이 단지 일방적인 한국의 조사 결과만을 가지고 이 사건을 토론한다면 분쟁 지역에서 한쪽 당사자를 배제한 채 안보리가 논의를 진행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는 유엔 헌장의 명백한 위반"이라고 강변했다.

   그러면서 그 후속조치는 우리 군에 의해서 수행될 것이라고 말해 군사적 보복에 나설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러나 그는 합조단의 조사 결과 내용 등에 대한 질문에 "그래서 우리 조사단이 현장에 가서 과학적으로 살펴봐야 한다"고만 말했을 뿐, 그동안 북한 외무성이나 국방위 측의 발표 내용보다 진전된 언급은 전혀 없었다.

   한편 안보리 상임이사국들은 16일 개별 접촉을 갖고 천안함 사건의 향후 처리 방안을 협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kn020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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