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뉴스] 2012년 4월 7일 오전, 극비리에 서해항로를 통해 北으로 간 항공기에는
  • 관리자
  • 2012-05-24 09:3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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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내 北미사일 발사 못 막아… "오바마 北에 또 당했다" 평가
한국 영공 진입 40분前 일본에서 "비행기 간다"
서해항로 택해 北으로 남·북, 관제 이례적 주고받아
부시정부 때 대북특사였던 디트라니 탑승 인물로 유력
지난달 7일 오전 6시쯤 인천 항공관제센터(ACC). 국가 간 항공운행정보가 입력되는 항공고정통신망(AFTN)에 미 공군 소속 보잉737기의 비행정보가 나타났다. 일본의 후쿠오카 항공관제센터에서 우리 영공으로 넘어오는 미군 비행기에 대한 정보를 입력한 것이다.

항공 당국 관계자는 "이 항공기의 정보가 우리 측에 넘어온 후 인천관제센터가 6시 40분부터 7시 40분까지 관제를 한 뒤 평양관제센터로 넘겼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동해항로가 아닌, 서해항로를 이용해 북한에 들어가는 미군 비행기에 대해 남북이 관제를 주고받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서해항로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2000년 6월 평양을 방문할 때 사용했던 항로다. 미군 비행기는 우리나라의 서해안을 따라서 비행하다가 오전 8시쯤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했으며 이날 오후 평양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비행기의 탑승자로 거론되는 조지프 디트라니 국가정보국(DNI) 국가비확산센터 소장은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대북협상 특사를 지냈으며 오바마 행정부에선 DNI 북한담당관을 맡았다. 2009년 8월 북한에 억류됐던 여기자 석방 당시 북한과의 협상을 막후에서 맡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탑승자로 거론되는 시드니 사일러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한국담당 보좌관은 중앙정보국(CIA) 출신으로, 2007년 DNI 북한담당 부조정관을 지낸 후, 작년에 NSC로 옮겼다.

우리 정부는 미국의 이 같은 비밀 방북에 대해서 마지막 순간에 '통보'받았거나 이를 사전에 몰랐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안보부서의 당국자는 "미국 관리가 방북했는지 여부에 대해 우리가 확인해 줄 수 없다"며 "미국과 관련된 일이니 미국이 풀어야 한다"고 했다. 정부 일각에서는 미국 고위 관리의 비밀 방북에 대해 불쾌해하는 분위기도 있다.

미국은 지난 2월 대북 영양지원을 대가로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 유예를 약속받은 '2·29 북·미 합의'를 맺었다. 하지만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계획 발표(3월 16일)로 합의문은 보름 만에 휴지조각이 됐다. 일각에서는 미 국무부의 주도로 맺은 2·29 합의가 파기되자, NSC와 정보 당국이 해결책을 찾아보려고 방북했다가 실패한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은 미국관리들의 방북 6일 후인 4월 13일 자신들의 계획대로 미사일을 발사했다. 이 때문에 서울의 외교가에서는 "오바마 행정부가 북한에 또 한 번 망신당했다" "북한으로부터 2·29 합의 파기를 당하고도 교훈을 얻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미국은 지난달 북한의 은하3호 발사를 전후한 경색 국면 속에서도 북한과 접촉선을 유지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도 22일 조선중앙통신사 기자와의 문답에서 "우리가 2·29 조·미 합의의 구속에서 벗어났지만 실제 행동은 자제하고 있다는 것을 (미국 측에) 수주일 전에 통지한 바 있다"며 추가 미사일 발사나 핵실험과 관련한 입장을 미국 측에 따로 알렸음을 시사했다.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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