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뉴스]
"수용소의 노래" 제48화
- 관리자
- 2010-07-16 11:05:06
- 조회수 : 1,915
설화: 남북은 5천의 역사를 함께 살아온 한민족 이다. 어쩌다 짐승만도 못한 독재자를 만나서 세계 제일 빈곤국가로 전락한 동토의 땅을, 인간이 살수 없는 지옥의 땅을 우리들이 구하지 않는다면 누가 그들을 구하겠는가?
라디오 방송극 “ 수용소의 노래 ” 원작 강철환, 각색 김기혁, 감독 송동렬, 오늘은 마흔 여덟 번째 시간입니다.
설화: 보위원 앞에 선 나의 마음은 널 띄듯 하였다. 심장의 쿵쿵대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였다. 보위원은 뭔가를 뒤적거리면서 나를 힐끔 힐끔 쳐다보았다.
숨 막히는 한초 한초가 지나가고 있었다. 나는 마른 침을 꼴까닥 꼴까닥 삼키면서 보위원의 하명을 기다렸다. 이윽고 보위원이 입을 열었다.
“여기 생활 평정서를 보니까 학교 때 그래도 큰 말썽은 부리지 않았군 그래, 앞으로도 그럴건가?” 보위원이 나에게 한말이다. 학교생활 평정서가 앞으로 노동현장에 나가서도 평가기준이 된다던 교무주임의 말이 사실로 드러난 것이었다.
보위원: “강철환! 학교생활을 아주 잘했다. 사람은 평상시를 어떻게 사는가가 기래서 중요한 것이다. 그래 양 방목지에 가서 방목공을 한번 해보갔어?”
철환: “예 양 방목공이요? 예!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잘 하겠습니다”
설화: 나는 내 귀를 의심하였다. 양 방목공이라 하면 그래도 모두들 부러워하는 자리였다. 하루 온종일 추우나 더우나 노동에 시달리지 않아도 된다는 것만 해도 어디냐 싶었기 때문이다.
나 자신도 그곳으로 갈 수 있다고는 생각도 못했던 터라 기분이 아주 좋았다. 작업반 실에서 나와 집으로 가는 도중 다른 아이들이 질투와 선망이 뒤섞인 표정으로 말을 걸어왔다.
아이1: “야 강철환 너 보위원 한테 뭘 해서 그렇게 잘 보였냐?”
철환: “기쎄 뭐가 있었간 나도 모르갔어?”
정철: "좋갔다야 철환아 하여간 축하해 우린 또 죽어라 하고 똑같은 일만 해야 되는데“
철환: “ 뭐 그곳도 편하기만 하갔냐. 나름대로 다른 어려움이 있갔지?”
설화: 나는 짐짓 기쁜 마음을 드러내지 않으려고 시치미를 뗐다. 다른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어서였다. 그날은 정말 할머니 말씀대로 오후 내내 잠만 잤다. 한참을 자고 깨어보니 사위는 어득한데 새벽인지 밤인지 좀체 구별이 가질 않았다.
그때 미호가 방에 들어왔다. 고등중학교 3학년인 미호는 아직도 유치원 생 같이 키가 작고 깡말라 있었다. 항상 입술은 초들초들 말라 있었고 얼굴에는 이쁘게 쌍가풀이 진 큰 눈만이 초롱초롱 보일 뿐이었다.
미호: “오빠 왔어? 그래 어디로 배치됐대?”
철환 : "너 어디 갔다완?“
미호: “오빠두 내가 어디 갔다왔겐 학교에 갔다왔지”
철환: “ 아! 아직 저녁 때로구나”
미호: “기럼 아침인줄 알았어”
설화 : 모처럼 웃는 미호의 야윈 볼이 움푹 패여 있었다. 펠라그라에 걸려 죽을뻔 하다가 저만큼 살아난 것만 해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어 가슴이 지르르 했다.
얼마후 아버지와 삼촌이 돌아왔다. 저녁을 먹으며 양방목공으로 가게 되었다는 얘기를 하고 있는데 밖에서 큰소리가 났다. 보위원실에서 확성기로 뭔가를 알리고 다니는 모양이었다.
“뭬라니” 할머니가 손을 귀로 가져가시며 물어 보셨다. “제가 나가서 듣고 올게요” 나는 식사를 멈추고 바깥으로 나왔다. 확성기에서 들려오는 소리는 내일 공개처형이 선돌 바위 부근 사형장에서 진행되는데 16세 이상 죄인은 한사람도 빠짐없이 참가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나의 말을 들은 할머니는 “아까운 사람 또 하나 죽는구나” 하시면서 안타까워 하셨다.
할머니: “ 철환아! 너도 가야 하니? 안가도 괞찮으면 가지 말라마. 뭐 좋은 구경났다고 기를 쓰고 가겠냐?”
철환 아버지: “아마 가야 할게야요. 철환이도 이젠 어린아이가 아니니까 안가면 처벌이 뒤따를 겁니다.”
할머니: “세상에 사람이 사람을 죽이는게 인간백정이지? 그런 것을 아직 철도 모르는 애들까지 불러다 놓고 보여주다니? 천벌을 받을 놈들!”
설화: 할머니는 사람을 죽이는 장면을 어린 손자가 보는 것이 마음이 내키지 않으시는지 계속해서 말씀 하셨다. 할머니는 계속해서 못마땅한 표정이셨지만 어쩌는 수가 없었다. 지금까지는 공개처형이 있어도 학생이라 볼 수가 없었는데 내일은 처음으로 직접 현장에 참석을 해야 하는 것이었다.
~음악~
라디오 방송극 “ 수용소의 노래 ” 원작 강철환, 각색 김기혁, 감독 송동렬, 오늘은 마흔 여덟 번째 시간입니다.
설화: 보위원 앞에 선 나의 마음은 널 띄듯 하였다. 심장의 쿵쿵대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였다. 보위원은 뭔가를 뒤적거리면서 나를 힐끔 힐끔 쳐다보았다.
숨 막히는 한초 한초가 지나가고 있었다. 나는 마른 침을 꼴까닥 꼴까닥 삼키면서 보위원의 하명을 기다렸다. 이윽고 보위원이 입을 열었다.
“여기 생활 평정서를 보니까 학교 때 그래도 큰 말썽은 부리지 않았군 그래, 앞으로도 그럴건가?” 보위원이 나에게 한말이다. 학교생활 평정서가 앞으로 노동현장에 나가서도 평가기준이 된다던 교무주임의 말이 사실로 드러난 것이었다.
보위원: “강철환! 학교생활을 아주 잘했다. 사람은 평상시를 어떻게 사는가가 기래서 중요한 것이다. 그래 양 방목지에 가서 방목공을 한번 해보갔어?”
철환: “예 양 방목공이요? 예!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잘 하겠습니다”
설화: 나는 내 귀를 의심하였다. 양 방목공이라 하면 그래도 모두들 부러워하는 자리였다. 하루 온종일 추우나 더우나 노동에 시달리지 않아도 된다는 것만 해도 어디냐 싶었기 때문이다.
나 자신도 그곳으로 갈 수 있다고는 생각도 못했던 터라 기분이 아주 좋았다. 작업반 실에서 나와 집으로 가는 도중 다른 아이들이 질투와 선망이 뒤섞인 표정으로 말을 걸어왔다.
아이1: “야 강철환 너 보위원 한테 뭘 해서 그렇게 잘 보였냐?”
철환: “기쎄 뭐가 있었간 나도 모르갔어?”
정철: "좋갔다야 철환아 하여간 축하해 우린 또 죽어라 하고 똑같은 일만 해야 되는데“
철환: “ 뭐 그곳도 편하기만 하갔냐. 나름대로 다른 어려움이 있갔지?”
설화: 나는 짐짓 기쁜 마음을 드러내지 않으려고 시치미를 뗐다. 다른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어서였다. 그날은 정말 할머니 말씀대로 오후 내내 잠만 잤다. 한참을 자고 깨어보니 사위는 어득한데 새벽인지 밤인지 좀체 구별이 가질 않았다.
그때 미호가 방에 들어왔다. 고등중학교 3학년인 미호는 아직도 유치원 생 같이 키가 작고 깡말라 있었다. 항상 입술은 초들초들 말라 있었고 얼굴에는 이쁘게 쌍가풀이 진 큰 눈만이 초롱초롱 보일 뿐이었다.
미호: “오빠 왔어? 그래 어디로 배치됐대?”
철환 : "너 어디 갔다완?“
미호: “오빠두 내가 어디 갔다왔겐 학교에 갔다왔지”
철환: “ 아! 아직 저녁 때로구나”
미호: “기럼 아침인줄 알았어”
설화 : 모처럼 웃는 미호의 야윈 볼이 움푹 패여 있었다. 펠라그라에 걸려 죽을뻔 하다가 저만큼 살아난 것만 해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어 가슴이 지르르 했다.
얼마후 아버지와 삼촌이 돌아왔다. 저녁을 먹으며 양방목공으로 가게 되었다는 얘기를 하고 있는데 밖에서 큰소리가 났다. 보위원실에서 확성기로 뭔가를 알리고 다니는 모양이었다.
“뭬라니” 할머니가 손을 귀로 가져가시며 물어 보셨다. “제가 나가서 듣고 올게요” 나는 식사를 멈추고 바깥으로 나왔다. 확성기에서 들려오는 소리는 내일 공개처형이 선돌 바위 부근 사형장에서 진행되는데 16세 이상 죄인은 한사람도 빠짐없이 참가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나의 말을 들은 할머니는 “아까운 사람 또 하나 죽는구나” 하시면서 안타까워 하셨다.
할머니: “ 철환아! 너도 가야 하니? 안가도 괞찮으면 가지 말라마. 뭐 좋은 구경났다고 기를 쓰고 가겠냐?”
철환 아버지: “아마 가야 할게야요. 철환이도 이젠 어린아이가 아니니까 안가면 처벌이 뒤따를 겁니다.”
할머니: “세상에 사람이 사람을 죽이는게 인간백정이지? 그런 것을 아직 철도 모르는 애들까지 불러다 놓고 보여주다니? 천벌을 받을 놈들!”
설화: 할머니는 사람을 죽이는 장면을 어린 손자가 보는 것이 마음이 내키지 않으시는지 계속해서 말씀 하셨다. 할머니는 계속해서 못마땅한 표정이셨지만 어쩌는 수가 없었다. 지금까지는 공개처형이 있어도 학생이라 볼 수가 없었는데 내일은 처음으로 직접 현장에 참석을 해야 하는 것이었다.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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