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뉴스] "주재국 정서 존중해라"…외교부, 중국대사관에 '신중' 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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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2-11 07: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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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트트랙 판정논란' 中대사관 반박 입장문에 반응…"필요한 소통 계속할 것"

브리핑하는 외교부 대변인
브리핑하는 외교부 대변인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김효정 기자 = 정부가 주한중국대사관의 베이징동계올림픽 쇼트트랙 경기에서의 판정 논란에 대한 공개 반박에 '신중하라'는 입장을 밝혔다.

최영삼 외교부 대변인은 10일 정례브리핑에서 주한중국대사관이 전날 발표한 입장문에 대한 질문을 받고 "외국 공관이 주재국의 언론보도와 정치인 발언 등에 대해 공개적으로 입장을 표명하고자 할 때는 주재국의 상황과 정서 등을 존중하는 가운데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우리 외교부는 이러한 입장의 연장선상에서 필요한 소통 등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주한중국대사관이 '엄중한 우려' 등 강력한 입장을 표명했는데도 정부의 대응이 소극적이라는 지적에는 "결코 소극적인 자세로 임하지 않고 있다"고 반박했다.

한국민의 정서 등을 고려해 공세적 대응을 자제하라고 주한중국대사관에 사실상 촉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주한중국대사관은 베이징 올림픽 쇼트트랙 경기 중 한국 선수 2명을 실격시킨 판정을 놓고 국내에서 중국에 대한 비판이 고조되자 전날 한국 언론에 대변인 명의 입장문을 배포해 이를 정면 반박한 바 있다.

대사관은 "일부 한국 언론과 정치인들은 중국 정부와 베이징 올림픽 전체에 화살을 돌리고 심지어 반중 정서를 부추기고 있다"고 불만을 드러낸 뒤 "우리는 이에 대해 엄중한 우려와 엄정한 입장을 표명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주한중국대사관은 최근 올림픽 관련 한중 국민 사이의 논란 사안에 대해 잇따라 대변인 명의 입장문을 내며 적극적으로 발언하고 있다.

지난 8일에는 올림픽 개막식의 '한복 논란'에 대해 반박 입장문을 냈고, 이날은 황대헌의 베이징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500m 우승에 대해 축하 메시지를 내기도 했다.

외국 공관의 공개활동은 주재국과의 우호·친선관계 증진이나 자국 홍보를 위한 공공외교 등에 방점을 두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주재국 국민의 여론이나 정치인의 발언을 공관이 직설적으로 비판하는 것은 일반적 외교 관행에서도 벗어나며, 국내 문제 간섭으로 볼 소지도 있다.

결승선에서도 몸싸움, 결국 중국판?
결승선에서도 몸싸움, 결국 중국판?

(베이징=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 지난 7일 오후 중국 베이징 캐피탈 실내 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000m 결승 경기에서 헝가리의 사오린 산도르 류(왼쪽)과 중국의 렌지웨이가 결승선에서 1위를 위해 몸싸움을 하고 있다.
심판 판정으로 헝가리 사오린의 실격으로 중국의 렌지웨이가 1위를 차지했다. hkmpooh@yna.co.kr

외교부 당국자는 중국대사관의 입장 표명에 대해 외교부가 중국에 별도로 문제를 제기했느냐는 질문에는 "원칙적 입장에서 구체적으로 (소통을) 하고 있다"고 밝히고 "일일이 소개시켜 드리지 않고 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이 당국자는 한복, 김치 등의 한국 전통문화를 중국 네티즌 등이 전유하려 하며 생기는 '문화원류 논쟁' 관련 질문에는 "이런 근거 없는 주장들이 양국관계에 악영향을 미쳐서는 안 된다는 기본적인 판단 하에 모니터링 시스템을 굉장히 강화해 시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와 관련해 중국 외교부나 문화부를 포함해 중국의 유관 당국과 긴밀히 소통하는 시스템이 이미 정립돼 있다"며 중국 정부 당국도 자국 민간의 '문화원류' 주장으로 양국관계가 훼손돼선 안된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도 양국 관계의 전반적 우호 정서에 문제를 주는 사태까지 이르지 않도록 중국 당국과 계속 소통하고, 우리의 원칙적 입장에 대해서는 분명하게 밝힐 건 밝히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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