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리자
- 2022-02-11 07: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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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中기업 제재하고 대만 무기판매 승인…쿼드·한미일 회의로 中압박
中, 러시아와 전략공조 강화하고 북핵·이란핵 등서 미국 반대편에 서
(멜버른 AFP=연합뉴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9일(현지시간) 호주 멜버른에 도착해 비행기에서 내리며 손을 흔들고 있다. 블링컨 장관은 호주에서 중국 견제 협의체인 '쿼드'(Quad·미국·인도·호주·일본) 외무장관 회담에 참석하고 피지를 거쳐 하와이로 이동할 예정이다. 그는 오는 12일 하와이에서 정의용 한국 외교부 장관,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과 회동한다. 2022.2.9 leekm@yna.co.kr
(베이징=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베이징 동계 올림픽·패럴림픽 기간을 전후해 전쟁을 하지 말자는 내용의 유엔 총회 '올림픽 휴전' 결의가 지난해 12월 채택됐지만 '총성 없는 전쟁'인 미·중 전략경쟁은 올림픽 기간에 심화하는 양상이다.
미중 전략경쟁 심화 속에 북한 문제에 대한 중국의 대응도 이전보다 더 일방적으로 북한을 옹호하는 쪽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제기됨으로써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미·중 공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 美, 외교보이콧 이어 경제·군사 면에서 대중 압박
중국 신장(新疆) 인권 문제를 이유로 베이징올림픽 외교 보이콧(정부 관계자를 파견하지 않는 것)을 택함으로써 올림픽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던 미국은 올림픽 기간 경제·군사 측면에서 중국을 압박·견제하는 조처를 잇달아 내놨다.
미국은 경제 측면에서 지난 7일(현지시간) 중국 기업 33곳을 대거 수출 통제 대상인 '미검증 리스트'(unverified list)에 추가로 올렸다. 특히 중국이 꿈꾸는 '반도체 굴기'를 위한 핵심 회사로 꼽히는 상하이마이크로일로트로닉스(SMEE·上海微電子裝備)를 포함한 것이 눈에 띄었다.
같은 날 미국 국방부는 1억 달러(약 1천200억원) 규모의 패트리엇 미사일 프로젝트 서비스를 대만에 판매하는 방안을 승인했다고 발표했다.
아울러 외교면에서 미국은 11일 '쿼드'(Quad·미국·인도·호주·일본) 외무장관 회담, 12일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 등을 잇달아 개최하며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대 중국 견제를 강화한다.
◇ 中, 러와 공조 강화하고 북한·이란·우크라 문제서 철저히 미국 반대편에 서
여기에 맞서 중국은 올림픽 개막일인 4일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간 정상회담을 통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확장과 미국 주도 오커스(AUKUS·미국·영국·호주 안보 동맹) 차원에서 이뤄지는 호주 핵추진 잠수함 건조 지원 등을 신랄하게 비판하면서 중·러 간 반미 전략공조를 강화했다.
또한 중국은 미국이 관여하는 국제 현안에서 철저히 미국의 반대편에 섰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지난 7일 호세인 아미르 압둘라히안 이란 외무장관과 전화 통화에서 이란 핵 협상 재개 문제와 관련, "이란의 정당한 권익이 각 측에서 충분히 중시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또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9일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이 중국 접경지인 자강도 회중리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지를 운용한다는 미 싱크탱크의 분석 등에 대해 "한반도 문제의 근원은 북한이 장기간 안보 위협에 직면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더 나아가 "북한의 정당하고 합리적인 우려에 부응해 대북 제재를 완화하는 조처를 취해야 한다"고 미국에 촉구했다.
◇ 올림픽 기간 더 선명해진 미중 대치선…북핵 해결 험로 예고이처럼 올림픽 기간에 미·중 간 갈등과 경쟁이 잠시 휴식기를 갖기는커녕 더욱 심화하는 양상이다.
한국 입장에서는 이 같은 미·중 갈등 심화가 북한 핵·미사일 문제에 미칠 영향을 주시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중국의 북한 옹호 기조가 주목된다.
지난 1월 7차례의 각종 미사일 발사를 포함, 북한이 행하는 각종 무력 시위에 대해 과거 중국은 대북 제재나 규탄에 신중론을 펴는 한편 '관련 각국의 자제와 대화'를 촉구하며 북미 양측이 서로 양보할 것을 요구하는 것이 보통이었다.
국제법에 해당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저촉되는 북한의 탄도 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해 과거 중국은 최소한 대외적으로 입장을 밝힐 때는 편향적이라는 지적이 나오지 않도록 의식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왔던 것이다.
미·중 전략 경쟁 속에 다자주의와 유엔의 역할을 강조해온 중국 입장에서 대 놓고 북한의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을 용인하는 모습을 보일 경우 국제사회에서의 '명분'을 스스로 갉아 먹는 일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이 작용하는 듯했다.
하지만 최근 중국은 과거 어느 때보다 미국의 책임과 제재 완화를 더 명확하게 거론하고 있다. 동시에 북한 탄도 미사일 발사 관련 유엔 안보리 논의에서 규탄 또는 제재 강화를 잇달아 무산시켰다.
올림픽의 성공을 위해 북·미 간 '핑퐁'식 공방에 의한 한반도 긴장 고조를 피하려는 의도가 투영된 것일 수 있지만 미·중 갈등 심화 속에 북한 문제를 대하는 중국의 최신 기류를 반영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올 수 있다.
대만 문제를 포함해 중국이 '핵심 이익'으로 간주하는 영역에서 미국이 중국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고, 아·태 지역에서 중국 포위망을 강화하는 상황에서 중국도 미국의 안보 위협 요인인 북핵 해결에 적극 협조하기보다는 북한 입장을 철저히 옹호함으로써 북한이 가진 전략적 가치를 지키려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북한도 미·중 및 미·러 갈등 심화가 만든 이 같은 전략적 틈새를 적극 활용해 무력시위의 수위를 점점 높여갈 수 있다는 관측도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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