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민위
- 2022-09-26 07: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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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에게 보낸 친서에서 문재인 당시 대통령이 북미협상에 관여하지 않길 바라는 의중을 표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한미클럽이 발행하는 외교·안보 전문 계간지 한미저널은 25일 김정은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4년전 4월∼2019년 8월 주고받은 친서 27통을 공개했다.
한미클럽에 따르면 김정은은 4년전 친서에서 "저는 향후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이 아니라 각하와 직접 한반도 비핵화 문제를 논의하길 희망한다"면서 "지금 문 대통령이 우리의 문제에 대해 표출하고 있는 과도한 관심은 불필요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 친서를 보낸 시점은 김정은이 문 전 대통령과 평양 남북정상회담(9월 19일)을 한 직후다. 당시 두 정상은 남북이 완전한 비핵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긴밀히 협력한다는 등의 합의가 담긴 평양공동선언을 발표했다.
김정은은 미국의 고위 관료들도 협상에 개입하지 않길 바랐던 걸로 보인다.
김정은은 마이크 폼페이오 당시 미 국무장관의 방북 계획이 취소된 직후인 4년전 친서에서 "각하의 의중을 충실히 대변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기 어려운 폼페오 장관과 우리 양측을 갈라놓는 사안에 대해 설전을 벌이기보다는 탁월한 정치적 감각을 타고난 각하를 직접 만나(…)" 의견을 교환하자고 설득했다.
김천식 전 통일부 차관은 한미클럽을 통해 "김정은은 당시 폼페이오 등 고위 관료들과의 협상에 대해 불신하고 문재인 대통령이 트럼프와 김정은 사이의 협상에 끼어드는 것도 원치 않았다"고 분석했다.
또 "서한을 볼 때 김정은은 담판을 통해 트럼프를 설득해 입장을 관철하기를 원했고 그런 가능성이 있다고 믿었다"며 친서 곳곳에서 "톱다운(하향식) 방식 협상을 하면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입장을 지속해서 밝혔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역시 김정은과의 톱다운 협상을 이어가고 싶었던 걸로 추정된다.
가령 트럼프는 '하노이 노딜'(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직후인 2019년 3월 22일자 친서에서 "우리의 만남에 대한 일부 언론 보도와 달리 위원장님과 저는 엄청난 진전을 이뤘다"며 김정은을 달랬다.
이정철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이 친서가 결과적으로 그해 6월 30일 (남북미 정상) 회담의 도화선이 됐다"며 "트럼프는 대북 관계 개선 의지가 분명했고 대북 압박을 기조로 한 실무자들의 태도와는 달리 현실적이고 가시적인 성과를 내는 데 관심이 많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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