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뉴스] 유엔 연설서 '북한' 언급 안한 건 윤석열 대통령이 처음
  • 북민위
  • 2022-09-23 06:5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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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7차 유엔총회에서 10번째 기조연설자로 연단에 올라 자유를 위한 국제 사회의 연대를 호소했다.

윤 대통령은 유엔 데뷔 무대인 이번 연설에서 당초 관측과 달리 새 정부의 대북 정책인 '담대한 구상'과 관련한 언급을 하지 않았으며, 북한 문제를 직접 거론하지도 않았다.

윤석열 대통령 유엔 무대 데뷔전
윤석열 대통령 유엔 무대 데뷔전이를 두고 노무현 정부 시절 통일부 장관을 지낸 정동영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은 21일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역대 한국 지도자가 유엔 총회에서 연설하면서 한반도 평화를 언급하지 않은 일은 없다. 이번이 처음"이라며 "아마 국제사회가 의아하게 생각했으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의당 국회의원을 지낸 김종대 연세대 통일연구원 객원교수도 같은 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한국 대통령의 유엔 연설에서 북한이 안 나온 것은 제 기억으로는 없다"고 했다.

실제로 역대 한국 대통령이 유엔 무대에서 연설하면서 한반도 평화나 북한을 언급하지 않은 적은 한 번도 없을까.

◇ 역대 대통령 유엔 연설문 살펴보니…첫 연설은 노태우

이를 확인하기 위해 대통령 기록관에 공개된 역대 대통령의 유엔 연설문 내용을 살펴봤다.

윤 대통령의 이번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제외하고 역대 한국 대통령이 유엔 총회에서 연설한 것은 총 16회로 집계됐다.

한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유엔 무대에 오른 사람은 노태우 전 대통령이다. 노 전 대통령은 유엔 가입 이전인 1988년 제43차 유엔총회에서 '한반도에 화해와 통일을 여는 길'을 주제로 연설했다.

노 전 대통령은 이로부터 3년 뒤 남북한이 유엔에 동시 가입한 1991년 제46차 유엔 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남북한의 유엔 가입으로 한반도는 평화공존의 시대를 맞았다"고 평가했고, 이듬해인 1992년 제47차 유엔 총회에도 참석해 "북한이 하루빨리 핵 개발 의혹을 말끔히 씻고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 나올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도 두 차례 유엔 연단에 섰다.

그는 1995년 10월 열린 유엔 창설 50주년 기념 특별정상회의 연설에서 "머지않은 장래에 한반도가 반드시 민주주의 방식에 의해 통일될 것으로 확신한다"며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한 협력을 당부했고, 1997년 6월 유엔환경특별총회 연설에서는 "한반도의 분단 현장인 비무장 지대의 자연 생태계를 한반도 평화와 환경 생명의 모범 지역으로 보존할 수 있도록 남북한 협력의 장이 열리기를 기대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분단 이후 처음으로 열린 남북정상회담(2000년 6월 15일)에 이어 역사상 최대 규모로 치러진 2000년 9월 유엔 천년 정상회의에 참석한 김대중 전 대통령은 기조연설을 통해 남북 정상회담과 이산가족 상봉 등의 과정을 설명하고 국제사회에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한 협력을 촉구했다.

◇ 이명박·박근혜, 북핵 해결 강조…문재인은 5회 연속 기조연설

이명박 전 대통령은 2009년 제64차 유엔 총회와 2011년 제66차 유엔 총회에서 각각 기조연설을 했다.

이 전 대통령은 2009년에는 "핵무기 없는 한반도는 동북아시아와 세계의 평화를 위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며 대북정책 해법인 '그랜드 바겐'(일괄타결) 구상을 설명했고, 2011년에는 "북한이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서 세계와 더불어 평화와 번영을 누릴 수 있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역시 2014년 제69차 유엔 총회와 2015년 제70차 유엔 총회 기조연설을 통해 북한 핵 문제의 시급한 해결을 촉구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경우 5년 연속 유엔 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하며 남북 정상회담의 성과를 설명하거나 한반도 종전선언을 위한 국제사회의 협력을 촉구했다.

문 전 대통령은 "한국은 북한과 대화를 계속해 나가며 유엔 회원국의 협력 속에서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를 위한 길을 찾아내고 만들어 갈 것"(2019년 제74차 유엔 총회 기조연설)이라고 강조했고,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를 환영하거나 남북 이산가족 상봉 재개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 노무현, 2005년 유엔서 연설했지만 북한 발언 '0'

다만 모든 대통령이 유엔 연설에서 북한을 직접 언급하거나 한반도 평화의 메시지를 전한 것은 아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경우 2005년 9월 열린 제60차 유엔 총회 고위급 본회의에서 기조연설을 했으나 이때 북한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대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개혁 방향에 대한 한국의 입장을 설명하는 데 주력했다.

다만 이는 유엔 정상회의의 주 의제가 유엔 개혁이었던데다, 당시 베이징(北京) 6자 회담이 속개돼 북핵 문제를 논의 중이었기 때문에 기조연설 내용에는 북한 관련 내용을 포함하지 않은 것으로 당시 언론은 풀이했다.

[표] 역대 대통령 유엔 총회 연설

대통령유엔 연설 시기한반도 평화 관련 주요 발언
노태우1988.10 제43차 총회"한반도에 분단의 벽이 허물어지고 화해가 넘치는 날은 머지않아 올 것입니다."
1991.9 제46차 총회"남북한의 유엔 가입으로 한반도는 평화공존의 시대를 맞았습니다."
1992.9 제47차 총회"유엔 회원국이 된 북한이 하루빨리 핵 개발 의혹을 말끔히 씻고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 나올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합니다."
김영삼1995.10 50주년 기념 특별정상회의"머지않은 장래에 한반도가 반드시 민주주의 방식에 의해 통일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1997.6 환경특별총회"비무장 지대의 자연생태계를 한반도 평화와 환경 생명의 모범지역으로 보존할 수 있도록 남북한 협력의 장이 열리기를 기대합니다."
김대중2000.9 천년정상회의"남북 정상회담을 통해서 우리 두 정상은 어떠한 일이 있어도 전쟁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하기로 다짐했습니다."
노무현2005.9 제60차 고위급 본회의-
이명박2009.9 제64차 총회"6자회담을 통해 북핵 프로그램의 핵심 부분을 폐기하면서 동시에 북한에게 확실한 안전보장을 제공하고 지원을 본격화하는 일괄타결, 즉 '그랜드 바겐(Grand Bargain)'을 추진할 것을 제안한 바 있으며, 관련국들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2011.9 제66차 총회"북한이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서 세계와 더불어 평화와 번영을 누릴 수 있길 기대합니다."
박근혜2014.9 제69차 총회"(북한이 스스로 핵을 포기하고 변화의 길로 나올 경우) 우리는 국제사회와 함께 북한의 경제발전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입니다."
2015.9 제70차 총회"지구상에 남은 마지막 냉전의 잔재인 한반도 분단 70년 역사를 끝내는 것은 곧 세계평화에 기여하는 일이 될 것입니다."
문재인2017.9 제72차 총회"북한이 이제라도 역사의 바른편에 서는 결단을 내린다면, 우리는 국제사회와 함께 북한을 도울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2018.9 제73차 총회"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와 대표단 파견은 평화의 물꼬를 트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습니다."
2019.9 제74차 총회"남북 간에 평화가 구축되면, 북한과 공동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할 것입니다."
2020.9 제75차 총회"한국은 국제사회의 지지와 성원에 힘입어 평창 동계올림픽을 북한과 함께하는 평화올림픽으로 성공시킬 수 있었으며, 세 차례의 남북 정상회담으로 이어졌습니다."
2021.9 제76차 총회"한반도 '종전선언'을 위해 국제사회가 힘을 모아주실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합니다."
윤석열2022.9 제77차 총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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