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뉴스] 조리로봇이 튀기고 볶고 끓인다…'확바뀐' 군부대 식당 첫 공개
  • 관리자
  • 2022-02-08 07:2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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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조리병 '혹사' 논란에 시범운영 돌입…재료만 담으면 알아서 '척척'

국방·산자부 장관, 현장 찾아 점검…"야전 등 다양한 부대 적용 방안 검토"

육군훈련소 조리로봇 시연
육군훈련소 조리로봇 시연

 여러 개의 관절로 이뤄진 조리로봇이 팔을 구부리듯 능숙하게 튀김통을 들어 올려 끓는 기름에 내려놓는다.

이어 미리 설정해둔 시간이 지나자, 노릇노릇하게 구어진 만두튀김이 통에 담겨 자동으로 컨베이어 벨트까지 배출된다.

그간 조리병들이 전부 수동으로 해야 했던 이런 튀김 요리가 이제는 튀김 반죽과 배식대로 옮기는 정도만 조리병의 몫이 됐다.

국방부는 7일 산업통상자원부와 공동으로 충남 논산의 육군훈련소 28연대 식당의 군 조리로봇 시범 운영 현장을 처음 공개했다.

이번 시범 보급 사업은 작년 8월 국방부-산업부 장관 공동 주재로 열린 방위산업발전협의회에서 '로봇활용 표준공정모델의 국방분야 적용방안'이 발표된 데 따른 것이다.

당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와 부실급식 사태를 계기로 '조리병 혹사' 논란이 불거지자 정부와 군 당국이 머리를 맞대 고안해낸 아이디어다.

같은 해 11월부터 육군훈련소 28연대 식당에 튀김·볶음·국·취반 등 네 가지 작업에 활용할 수 있는 조리로봇이 투입돼 시범 운영되고 있다.

네 가지 작업은 조리병들이 가장 애로로 꼽는 분야이기도 하다.

실제로 해당 식당의 경우 조리병 24명이 매일 3천 명의 삼시세끼를 책임져왔다. 1명당 125인분 정도다.

끼니마다 대량으로 조리를 하다 보니 조리병들은 화상이나 근골격계 질환 등 부상 위험이 늘 뒤따랐다. 조리로봇이 투입되면서 이런 부상 위험이 없어진 것은 가장 달라진 점이기도 하다.

볶음과 국·탕 요리를 할 때마다 조리병이 대형 솥 앞에서 땀을 뻘뻘 흘리며 조리 삽을 휘저어야 했던 장면도 사라졌다.

이날도 조리병은 솥에 재료만 투입하면 되고, 상단에 설치된 직교 로봇이 재료를 섞는 작업을 대신하고 있었다.

쌀 씻는 과정도 자동화 설비로 대체됐다.

고속으로 씻겨 나오는 쌀과 적정량의 물이 자동으로 계량돼 솥에 담기는 방식이다.

이는 단순·반복적인 작업을 로봇으로 대체해 조리병의 업무를 덜어줄 뿐 아니라 사람이 수동으로 하다가 발생할 수 있는 실수나 불규칙성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물론 아직 시범운영 단계다 보니 더 많은 부대에 적용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국방부는 이번 시범 운영 결과를 바탕으로 야전 등 다양한 부대의 군 급식 시설에 로봇을 적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전에 없던 설비를 투입해 처음 시작하는 것이어서 아직 조리 현장에 완전히 최적화돼 있지 않은 부분들도 있다"며 "이번 시범사업은 대규모 취사장을 대상으로 하는 것인 만큼 추후 작은 규모의 취사장 등 조리시설마다 적합한 설비를 투입하는 다양한 방법을 상황에 맞게 검토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쌀 씻기부터 물 계량도 자동으로
쌀 씻기부터 물 계량도 자동으로

(서울=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육군훈련소 28연대 식당에 투입된 취반 자동화 설비의 모습. 2022.2.7 [국방부 제공=연합뉴스]

이날 현장을 찾은 서욱 국방부 장관과 문승욱 산자부 장관도 직접 찾아 훈련병들과 함께 로봇이 조리한 급식 음식을 시식하기도 했다.

서 장관은 "군 조리로봇 시범보급 사업은 급식 질 개선, 조리병의 업무부담 경감, 안전사고 예방 등 다양한 성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 상용 로봇의 소요 발굴과 테스트베드 제공 등을 통해 민간 로봇산업을 발전시키는 선순환을 이루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문 장관은 "조리로봇 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로 확대가 예상되는 국방 분야 로봇화에 중요한 디딤돌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국방의 다양한 분야에서 로봇 활용이 더욱 활발해질 수 있도록 국방부와 지속해서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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