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뉴스] "수용소의 노래" 제2화
  • 관리자
  • 2010-07-16 10:3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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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화: 남북은 5천의 역사를 함께 살아온 한민족 이다. 어쩌다 짐승만도 못한 독재자를 만나서 세계 제일 빈곤국가로 전락한 동토의 땅을, 인간이 살수 없는 지옥의 땅을 우리들이 구하지 않는다면 누가 그들을 구하겠는가?

라디오 방송극 “ 수용소의 노래 ”

원작 강철환, 각색 김기혁, 감독 송동렬, 오늘은 그 두번째 시간입니다.

설화: 봄은 그렇지 않아도 사람을 허기지고 지치게 만드는 계절인데, 공부가 끝나고 남아서 잔업까지 하려니 여간 괴로운 일이 아니었다. 나는 벌을 받기 싫어서 산에 오르면 한눈팔지 않고 열심히 풀을 뜯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학교에 가서 선생 앞에서 저울에 달면 언제나 미달이었다. 그러던 어느날

선생: “야! 강철환 이 쪽바리 반동새끼 이리 나와!”

설화: 나는 영문도 모른 체 앞으로 나갔다. 선생의 서슬 에 나는 벌써 주눅이 들고 말았다. 선생은 나의 앞으로 다가와 다짜고짜로 나의 얼굴에 죽먹을 날렸다. “퍽” 하는 소리 와 함께 눈앞에 시퍼런 불이 일었고 입에서는 찝찔한 피물이 흘러내렸다.

선생: “ 야! 이 반동새끼야! 너 이 새끼 눈깔이 멀었써! 야! 이 새끼야 머리들어! 너 이새끼 토끼들을 다죽이려고 일부러 독풀을 뜯어 넣었지.대가리 들어 이새끼야, 빨리 대답안해”

설화: 배고품에 지치고 추위에 지친 몸에 매까지 맞으니 어린 마음속에도 불끈 하는 무엇인가가 솟구쳐 올랐다. 나는 나도 모르게 선생을 향해 소리쳤다.

철환 : “ 아야 이거 왜 때립니까? 독 풀 인줄 몰랐습니다.”
설화 : 예상치 않았던 나의 반항에 선생은 약이 독같이 올라 마치 한 마리의 굶주린 승냥이를 보는 듯 했다.

선생: “ 야 이새끼 반항해! 너이새끼 오늘 맞좀봐라”

설화 : 선생의 구두발과 주먹이 나의 작은 몸을 사정없이 내려 쳤다.

선생 : 야! 이새끼야 어때 맞이! 야! 이새끼 죽이라! 때리지 않는새끼들은 오늘저녁 집에 못 간다. 죽여버려..

설화: 선생은 자기가 때리는것이 힘들었던지 애들에게 나를 때리라고 지시했다. 수용소에서는 보위원들의 행패도 행패이지만 죄인들끼리 서로가 물고 뜯는 싸움도 무시할 수 없는 고행이다.

내가 너를 짓밟지 않으면 내가 죽어야하는 약육강식의 동물적 생존법칙이 작용하는 곳이 바로 정치범 수용소이다. 수용소에서는 동무나 친구는 존재 하지 않는다. 선생의 지시에 아이들은 주저 없이 나에게 달려 들었다.

학생1: “ 이간나 새끼 책임량을 다하지 못한 주제에 말썽까지 버려 죽여버리자”

학생2: “ 째뽀 새끼 입에다 독풀을 처넣자”

설화: 애들은 선생에게 잘 보이기 위해 충성심을 보였다.

선생: “야! 그 독풀 가져와! 이새끼 입 벌리라!”

설화: 선생은 애들이 들고 있는 독풀을 내입에 쑤셔 넣었다. 나는 몽롱해지는 의식 속에서도 독풀을 먹지 않으려고 입을 앙 다물었다. 그러다 그만 실수해서 선생의 손가락을 물고 말았다.
선생: “아야 요 종간나 반동새끼 네가 나를 물어 이거 반쪽발이 새끼, 이 새끼 혹시 개새끼 아니야..”

설화 : 선생은 피투성이 되어 쓰러져 있는 나를 억지로 일으켜 세웠다.

선생; “ 야! 이 새끼야 네가 나를 물었다 이거지 ! 너 이 새끼 오늘 혼 좀 나봐라! 살고 싶으면 네발로 기어! 그리고 왕왕 하고 짖어”

설화 : 내가 거부하려고 하자 그는 더 미친것처럼 신이 나서 날뛰었다.

선생: “그럼 좋다. (나는 개다) 하고 백번만 해라. (동안을 두고) 야 !새끼 말 안들어? 이새끼 바지에 오즘좀 싸고 싶네”

설화: 선생은 또다시 나를 발길로 걷어찼다. 그때 문득 내머리 속에서는 이러단 죽겠구나 하는 생각이 어린마음에도 무서움으로 다가왔다.
나는 선생이 시키는데로 그의 아랫도리를 기면서 “나는 개다, 나는 개다, 멍멍” 하고 짖었다.

갑자기 울컥하는 설움이 북받혀 올랐다. 내가 개라니, 내가왜 개소리를 내며 이런 설움을 당해야 하나, 어린마음에도 가슴속 응얼이가 속구쳐 올라 나도 모르게 큰소리의 울음을 터트렸다.

아이들 속에서는 킬킬 거리는 웃음소리가 났다. 또다시 날아든 선생의 구두발에 나는 쓰러지고 말았다. 등줄기에서는 식은땀이 흘렀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어디선가 찬바람이 들어왔다. 한기를 느꼈다. 비로소 눈이 떠졌다. 사위는 캄캄 했다.

철환의 삼촌 : “철환아! 철환아!

철환 : “삼촌, 나 여기 있어”

삼촌: “이거 웬일이가? 온통 피구나.”

철환 : (억이 막혀) “흑 ~ 흐흑~ 으앙~ 삼촌 ~ 우리 왜 이렇게 살아야해, 언제까지 이곳에 있어야되, 흑흑~ 나 반동 아니 잔아, 아버지도 삼촌도 반동 아니잔아, 우리 쪽발이 아니잔아, 근데 왜 왜 "

그런 일이 있고 나서 나는 이틀이나 학교에 갈수 없었다. 이놈 저놈 보위원 들에게 얻어맞고 나니 몸 전체에 시커멓게 피멍이 들었고 허리를 어떻게 맞았는지 일어날 수조차 없었다. 할머니는 나를 잡고 목 놓아 우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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