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뉴스] 핵공유 한다면 어떻게…핵잠 동해 배치, 항공기 핵탄두 공유 등
  • 북민위
  • 2022-10-14 06:57:00
  • 조회수 : 1,049

 북한 핵·미사일 위협 고도화에 대응하고자 미국의 확장억제를 넘어서는 일명 '한국형 핵 공유' 방안이 부상하고 있어 관심을 끈다.

미국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들에 전술핵무기를 배치한 형태의 '나토식 핵 공유' 방식은 아니더라도 약간 변형된 형태의 미국 전략자산 상시 내지 순환 배치 등 다양한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13일 군 당국 등에 따르면 나토식 핵 공유는 미국이 현재 독일·벨기에·네덜란드·이탈리아·튀르키예 등 나토 5개 회원국에 150∼200기의 공중 투하용 B-61 계열 전술핵폭탄을 배치한 것을 뜻한다.

미국과 나토는 유럽에 핵무기를 배치했다는 사실 외에는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는 정책(NCND)을 적용하므로 세부 사항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동맹국들과 협의해서 사용한다는 개념을 토대로 '핵 공유'라고 불린다.

나토 국가들은 '핵계획그룹'을 중심으로 유사시 타격계획을 공동으로 발전시키고, 미국뿐 아니라 동맹국들의 공군기가 유사시 함께 핵 공격을 실행하도록 훈련하고 있다.

이에 따라 나토 국가들은 재래식 공격과 핵 공격을 모두 수행할 수 있는 '이중 목적 항공기'를 지정해 평시에 미군과 함께 훈련하고 있다. 미군 F-15E와 F-16, 나토국가 F-16과 PA-200 토네이도 전투기 등이 핵 공격에 나설 수 있다.

유럽 나토 국가들에 배치된 전술핵무기는 중력폭탄 B61 계열의 B61-3, B61-4이며 위력은 각 0.3∼170kt(킬로톤·1kt은 TNT 1천t 폭발력), 0.3∼50kt 수준이다.

미국 핵무기의 나토 배치는 유럽 국가들의 핵무기 개발 동기를 없애 핵무기 확산을 방지하는 역할, 해당 국가들의 이점·책임·위험 공유에 따른 정치적 단결 도모, 억제와 방어에 대한 선택지 증가 등의 기능을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에서는 나토식 핵 공유를 논의할 때 단순히 '미국의 핵무기를 국내에 가져와서 배치한다'는 식으로 1991년까지 국내에 있었던 미 전술핵을 재배치하자는 차원의 얘기로 진행되는 경향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박휘락 국민대 정치대학원 교수는 "한국에서는 아직 미국과 한국 간 1대1 핵 공유를 염두에 두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불가능하지는 않더라도 나토와 경우가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나토는 미국과 다수 동맹국 간 핵 공유 체제이므로 나토의 체제를 동북아에 적용한다는 것은 한미 양국 핵 공유가 아니라 최소한 한국과 일본, 나아가 호주나 필리핀 등을 포함하는 범위일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더욱이 미국이 한국이나 일본에 핵무기를 일방적으로 배치할 수는 있지만, 냉전 시대가 아닌 이상 이것이 그대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더욱 작다는 점과 동북아의 특별한 상황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박 교수는 언급했다.

김정은, 전술핵운용부대 군사훈련 지도…"대화 필요성 안느껴"
김정은, 전술핵운용부대 군사훈련 지도…"대화 필요성 안느껴"

이에 한·미·일 또는 한·미·일·호주의 핵 공유를 추진하는 한편 북한으로부터 일정 수준 거리가 있고 미사일방어(MD) 체계를 갖췄으며 국토가 좁지 않은 일본을 미 핵무기 배치의 중심으로 삼을 수 있다는 아이디어가 거론된다.

한국은 북한과 지나치게 근접했고 국토가 좁아서 핵무기의 생존성이 위태로울 수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나토식 핵 공유, 즉 다수 동맹국 영토에 미국 전술핵을 지상 배치하는 방안이 아니라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탑재 핵 추진 잠수함을 동해에 배치해 비용을 분담하고 공유하거나 전략폭격기를 교대로 상시 배치하는 방안 등이 대안으로 꼽힌다.

태평양 괌에 한국 전투기를 상주시켜 유사시 미국 전술핵 투하에 투입할 수 있도록 이중목적 항공기로 활용하자는 발상도 제시된다.

다만 핵 공유를 한국 등에 적용하려고 할 때 가장 중요한 사항은 미국의 의지인데 이 부분이 불확실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의 확장억제 공약이 본토가 공격받더라도 동맹국을 지켜주겠다는 약속이기는 하나 핵을 전진배치 할수록 미국 자신이 핵전쟁에 엮여 들어갈 가능성이 커지는 것 또한 사실이기 때문이다.

박 교수는 "핵 공유 효과는 높지만, 미국이 핵 공유를 추진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다만 미국은 한일 양국에 핵무기 개발을 허용하지 않고자 한다면 자신의 핵무기를 배치해 한반도 주변 핵 균형을 강화해야 한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봤다.

[그래픽] 대북 확장억제 강화 검토 방안 무엇이 있나
[그래픽] 대북 확장억제 강화 검토 방안 무엇이 있나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