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뉴스] "수용소의 노래" 제22화
  • 관리자
  • 2010-07-16 10:5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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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화: 남북은 5천의 역사를 함께 살아온 한민족 이다. 어쩌다 짐승만도 못한 독재자를 만나서 세계 제일 빈곤국가로 전락한 동토의 땅을, 인간이 살수 없는 지옥의 땅을 우리들이 구하지 않는다면 누가 그들을 구하겠는가?

라디오 방송극 “ 수용소의 노래 ” 원작 강철환, 각색 김기혁, 감독 송동렬, 오늘은 스물 두번째 시간입니다.

설화: 우리는 마지 못해 다시 일어나 하던일을 계속하였다. 밤이 꽤 깊었다. 감독이 하품을 하며 나와서는 “이제 그만하고 집으로 가라”고 하였다. 우리둘은 터덜터덜 걸어서 집으로 갔다. 너무나 허기지고 지쳐서 입에서는 침도 나오지 않았다.

할머니는 그 시간 까지 주무시지 않고 이제나 저제나 나를 기다리고 계셨다. 나는 할머니가 차려주신 강냉이죽을 대충 떠먹고 그대로 쓰러져 잠이 들었다.

그렇게 며칠이 지났다. 그날따라 감독은 많이 피곤한지 앉아서 끄덕 끄덕 졸고 있었다 경비실에라도 들어갔으면 좋겠는데 그렇게 앉아 있으니 마음대로 쉴 수가 없었다.

졸던 감독이 게슴츠레 눈을 뜨더니 시계를 보고 크게 하품을 하였다. 나는 때를 놓치지 않고 “ 우리가 자각적으로 일을 할테니 그만 들어가 쉬십시오” 하고 믿음직 스럽게 말하였다.

감독은 아닌게 아니라 쉬고 싶어 죽겠다는 표정으로 “그러면 너힏르 내가 욕먹지 않게 알아서 좀 잘하라”하고는 긴 하품을 늘어 뜨리며 집으로 들어 갔다.

우리는 당장에 하던일을 놓고 주저 앉았다. 누군가의 배에서 쪼로록 소리가 났다.
철환: 아이고 창자가 등허리에 착 달라붙어 죽갔구나야!

정철: 어디 먹을것이 좀 없을까?

설화: 우리는 이궁리 저궁리 먹을것 생각만 하였다. 아무리 머리를 굴려도 도무지 방법이 깜깜이었다. 그러다 문득 나는 기가 막힌 생각을 해냈다.

철환: 야 좋은 수가 있다.

정철: 뭔데

철환: 내가 강냉이가 잔뜩 있는곳을 알거든 거기가서 좀 훔쳐 먹자

정철: 뭐 강냉이 야 철환아 거기가 어디가?

설화: 토끼사에는 토끼에게 먹이려고 갖다놓은 강냉이가 따로 있는데 그양이 퍽 많았다 내가 토끼사를 그만 둔 지가 얼마 되지 않기 때문에 아직도 강냉이가 많이 남아 있을것이란 데 생각이 미친것이다.

나는 토끼사 뿐 아니라 다른 학급의 토끼사에 대해서도 그 내부 구조를 훤히 알고 있었다. 내 제안에 정철이도 너무 좋아서 손벽까지 쳤다.

우리는 토끼사를 습격하여 강냉이를 몰래 훔칠 계획을 세웠다. 마침 감독도 잠을 자려 들어간터라 절호의 기회였다. 우리는 살그머니 토끼사로 갔다 안을 들여다 보니 토끼사 당번 아이들도 곤하게 자고 있었다.

나는 뒤쪽으로 돌아가서 토끼사의 창고 창문으로 갔다 창고의 창문은 열쇠가 안으로 잠겨 있어서 쉽게 열리지 않았다. 그러나 뜻이 잇으면 길이 있는법 한 30분 정도 실랑이 끝에 문고리를 벗겨내는데 성공하였다. 나는 그 창문을 통해서 창고 안으로 날쌔게 들어 갔다.

밖에서 정철이가 망을 보았다. 정철이가 넣어준 배낭에 나는 그저 닥치는대로 이삭채로 있는 강냉이를 배낭에 쑤셔 넣었다.

그리고 배낭을 먼저 정철이에게 넘겨주고 창고안을 흔적도 없이 해놓고는 무사히 빠져 나왔다.

강냉이가 한배낭 그득한것을 보니 얼마나 기쁘고 든든한지 그때의 그 기쁨을 표현할 방법이 없었다. 그 순간 만큼은 머루를 따먹다가 이고 생을 하게 되었다는 사실도 새까맣게 잊어 버렸다.

우리는 그 강냉이를 우리만 아는 큰 바위 짬에 안전하게 숨겨 놓았다. 이제는 언제든 배가 고프면 감독의 눈을 피해서 그것을 구워 먹을 수가 있는것이다.

우리는 뒷산으로 올라가 불을 피워 놓고 실컷 강냉이를 구워 먹었다. 한참 을 먹고 나니 배고픔도 가시고 배짱도 생겼다. 덕분에 밤일도 두렵지 않았다.

철환: “ 야! 이 멧돼지 같은 놈아! 네 새끼가 아무리 우리를 못살게 굴어 봐라 우리는 또 우리대로 다 계산이 있지롱! 네놈이 뛰면 우린 난다 날아 !”

정철: “ 야 너 말 잘했다. 그 멧돼지 같은 새끼는 우리가 여기서 이렇게 강냉이를 구워 먹는다는 것을 꿈에 도 생각지 못할 거야! 어리석은 새끼, 아 배부르니까 좋다야! 배고프지 않은 사람들은 얼마나 행복할까?”

설화: 그 다음날 나는 모르는 척하고 우리가 강냉이를 훔쳐온 토끼사를 한 바퀴 돌아보았다. 워낙 감쪽같이 뒤처리를 해놓아서 그런지 아무도 눈치를 못한 것 같았다.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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