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뉴스] "수용소의 노래" 제11화
  • 관리자
  • 2010-07-16 10:3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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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화: 남북은 5천의 역사를 함께 살아온 한민족 이다. 어쩌다 짐승만도 못한 독재자를 만나서 세계 제일 빈곤국가로 전락한 동토의 땅을, 인간이 살수 없는 지옥의 땅을 우리들이 구하지 않는다면 누가 그들을 구하겠는가?

라디오 방송극 “ 수용소의 노래 ”

원작 강철환, 각색 김기혁, 감독 송동렬, 오늘은 그 열한번째 시간입니다.
설화: 보위원들이 토끼를 고기를 가져가면서 대가리까지 깡그리 가져 갈때는 정말로 보위원들의 뒤통수에 돌맹이를 집어 던지고 싶은 심정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보위원들이 토끼를 잡을 때 대가리를 자르라고 하면 우리의 손은 정말로 신바람이 난다. 하지만 대가리를 자르란 소리 없이 그냥 잡으라고 명령이 떨어지면 어린마음의 기대심리가 사라지면서 토끼를 잡기가 죽기보다 더 싫어지게 된다.

그럴 땐 용모와 나는 토끼고기에 오줌을 갈겨 놓았다가 보위원 들이 오면 주었다. 그리고는 “보위원 새끼들 오줌에 절은 토끼고기 맞있을 거다” 하면서 숨어서 킬킬거리며 웃곤 했다.

그러던 어느날 우리 토끼사에서 토끼 여섯 마리가 죽었다. 토끼를 한 마리라도 죽이면 그 대가로 죽어라 매를 맞았기 때문에 나는 가슴이 철렁 내려 앉았다.

용모도 겁이 나는지 안전불절 못했고 매맞을 생각을 하니 정신이 다 아찔해 졌다.

철환 :“ 용모야 어카문 좋칸 쌩당 새끼가 알문 우린 죽었다 이제..”
용모 : “기쎄 죽은 토끼가 다시 살아날 순 없고 꼼짝없이 매를 기댈리는 수밖에 없디 뭐, 재수 없이 걸랬다야,,”

용모와 나는 끙끙 앓다가 머리를 짜냈다. 그 묘안인즉 다른 토끼사의 토끼와 죽은 우리들의 토끼를 몰래 바꿔 치기 하는 것이었다. 우리는 늦도록 집에 가지 않고 있다가 다른 토끼사 당번 아이들이 집에 가기를 기다리기로 하였다.

저녁때 우리는 몰래 숨어서 옆 토끼사 당번이 열쇠를 어디다 숨겨놓는지 잘 봐두었다.

철환: 용모야 넌 여기서 망보라! 내가 들어가서 열쇠를 가지고 나올게.

용모 : 오! 조심하라! 열쇠를 찾았니?

철환 : 가만 좀 있으라, 분명 여기다 넣었는데, 야!~ 있다.

설화: 용모와 나는 열쇠를 찾아 들고 살며시 옆 토끼사 안으로 들어갔다. 내 품안에는 죽은 토끼 세 마리가 있었고 용모의 품안에도 역시 세 마리가 들어 있었다.

우리는 조심조심 웅크린 채 자고 있는 토끼들 속에서 회색 토끼는 회색 토끼끼리 , 흰 토끼는 흰 토끼 끼리 바꿔 놓았다.

용모: 야! 귀신도 모르갔디 킥킥~

철환 : 빨리 나가자! 들키는 날엔 죽음이야! 내가 열쇠를 제자리에 놓고 올 테니 망 좀 보라우

용모 : 기래 빨리 갔다 오라, 토끼가 소리를 안 지르는 것이 천만 다행이다야.

설화: 토끼사 열쇠를 감쪽같이 제자리에 갖다놓고 우리 토끼사 로 돌아오고 나니 겨우 한시름이 놓였다. 하지만 가슴은 방망이로 때리듯이 울렁거렸고 불안한 마음도 완전히 가셔지지는 않았다.

다음날 아침 우리는 조심스럽게 바깥동정을 살펴보았다. 옆 반 토끼사 당번이 죽은 토끼를 안고 눈물을 글썽거리며 어쩔 줄 모르고 있었다.

학생1 : 어저께 까지 아무렇지 않던 것들이 다섯 마리씩이나 죽었어., 어카문 좋디, 난 이젠 죽었다.

학생2 : 야 우리 토끼보다 좀 작아 보이지 안니.. 암만해도 좀 이상해..

학생1: 야! 쌩당한테 무조건 잘못했다고 해야 돼! 우리토끼가 아니다 뭐다 했다간 더 혼날테니까? 알갔디

설화: 다가 올 추궁 앞에 안절부절 못하며 울상이 되어 있는 그들을 보니 나는 마음 한쪽 구석이 켕겼지만 어쩌는 수가 없었다. 매 맞는 것 보다 그편이 훨씬 나았고 살아남기 위해서는 하는 수 없는 일이었다.

그날 토끼를 죽인 것으로 몰린 그 애들은 담당 보위원에게 죽도록 얻어맞았다. 보위원의 주먹이 그 애들의 얼굴에 날아들 때마다 코와 입에서는 선진 피가 흘렀다.

보위원은 주먹으로 때리다 못해 장작개비를 들어 그들의 온몸을 사정없이 후려 쳤다. 애처롭게 울리는 비명소리와 튀어나는 피 방울들을 보면서 마치도 내가 매를 맞는 것처럼 아프고 쓰렸다. 어린 마음에도 남에게 폐를 끼쳤다는 죄의식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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