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태용 주미 대사는 14일(현지시간) 북핵 위협에 대응한 한국의 전술핵 재배치 문제와 관련, "안보 문제에 있어 개인적으로는 어떤 것도 테이블에서 제외돼선 안 된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조 대사는 이날 워싱턴DC 소재 조지워싱턴대 한국학연구소가 주최한 포럼에서 전술핵 재배치 문제가 한미간 논의 옵션이 돼야 하느냐는 질문에 사견을 전제로 이같이 말했다.

조 대사는 이어 "전술핵 재배치를 추구하지 않는다는 것이 한국 정부의 분명한 입장"이라고 강조한 뒤 "정부는 확장억제 강화를 추구하고 있다"면서 한미간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 논의 결과를 설명했다.

그는 "핵우산을 제공하기 위한 의사결정 과정에 한국의 목소리가 제도화됐다"면서 "핵무기에 대해서는 미국이 배타적 권한을 갖고 있지만, 핵 보복을 위한 미국의 의사결정 과정에 한국의 목소리도 반영할 수 있는 메커니즘이 있다면 북한 지도자가 핵 버튼을 누르기 전에 두세 번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 정책은 잠재적인 북한의 핵 공격으로부터 우리 국민을 보호하는 것이며 그 목적을 위해서는 어떤 것이든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한 북한과 러시아 간 밀착이 북핵 문제에 미치는 영향을 묻는 말에는 "북한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벌이는 모험으로 전략적인 이득을 거두고 있다"면서 "러시아와 중국이 북한을 지지하거나 지원하고 있으며 이는 문제"라고 말했다.

조 대사는 "과거 북한이 핵실험을 하면 새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안을 채택할 수 있었다"면서 "중국은 거부권 행사를 스스로 '제국주의자의 수단'으로 보고 거부권 행사가 강제되는 것을 싫어했다. 그래서 중국은 결의안 문안을 협상했으며 그에 따라 결의안이 통과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 러시아와 중국이 한 배를 타고 있고, 러시아가 북한을 완전히 지지하면서 (북한 도발 대응 시) 유엔 안보리가 극복해야 할 도전이 됐다"고 밝혔다.

그는 한미 관계에 대해서는 "동맹 관계가 과거보다 더 중요해졌으며 동시에 좀 더 균형적으로 됐다"면서 "한미 동맹은 한국에도 중요하고 미국에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윤석열 정부의 외교 기조인 글로벌중추국가(GPS)와 관련, "한국 정책은 미국의 정책과 부합하며 양국의 정책은 서로 상호 보완적"이라면서 "외교 정책 측면에서 한국의 목표나 강조점이 미국과 더 일치하고 있으며 이는 양국 관계에 더 긍정적인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밖에 한미 간 반도체 공급망 협력, 광물자원 협력 등을 거론했고, 해외 원전 수주 문제 등과 관련해 양국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