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민위
- 2022-11-08 07:0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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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보원을 비롯한 정보기관과 전문가들은 당초 중국 당대회 폐막(10월 22일) 이후부터 미국 중간선거일인 오는 8일(미국 현지시간) 사이 북한이 7차 핵실험을 할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관측해 왔다.
중국의 '잔치'가 끝난 뒤 미국의 정치적 민감도가 크게 높아질 중간선거 직전에 도발해야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북한이 판단하지 않겠느냐는 분석에서다.
그러나 7일 오후 현재까지도 북한이 당장 핵실험에 나설 것으로 판단할만한 동향은 나타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권영세 통일부 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7차 핵실험과 관련, "언제든 할 수 있는 상황이지만 아주 임박했을 때 보이는 구체적인 징후는 없다"고 말했다.
통상 핵폭발 위력 등을 측정하는 계측장비와 지상 통제소 간의 케이블 연결 작업, 흙·자갈·석고·콘크리트 등을 이용한 갱도 되메이기 작업 등이 핵실험 준비의 최종 단계로 여겨진다.
권 장관의 언급은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의 핵실험장에서 이런 동향이 포착되지 않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북한의 핵실험 가능성은 올해 5월쯤 풍계리 핵실험장 3번 갱도 복구를 마무리한 이후 숱하게 제기돼 왔다.
그러다 갑자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 터진 이후 별일 없이 여름을 넘기자 10월 말∼11월 초 시기에 관심이 집중됐는데, 이 또한 그냥 넘어가는 분위기인 것이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좀 더 상황을 지켜봐야 하겠지만 북한은 애초부터 미국이나 남측이 예상하는 시점에 맞춰 핵실험을 진행할 가능성이 낮았다"고 말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도 "북한은 한국과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어떤 날짜를 특정해서 북한이 도발할 것으로 예상할 경우 일부러라도 그 시기를 피하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연내 핵실험 가능성은 여전하다고 보고 있다.
권영세 장관도 '전문가들의 예상'이란 것을 전제로 북한이 5년 전 핵무력 완성을 선언한 날인 11월 29일을 전후해 핵실험을 할 가능성을 거론하기도 했다.
당시 북한은 새로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 발사에 성공했다고 발표하며 '국가핵무력 완성'을 선포했다.
북한은 정부성명을 통해 "김정은 동지는 새 형의 대륙간탄도로켓 '화성-15'형의 성공적 발사를 지켜보시면서 오늘 비로소 국가핵무력 완성의 역사적 대업, 로켓 강국 위업이 실현되였다고 긍지 높이 선포했다"고 주장했다.
화성-15형 미사일은 11월 29일 새벽 3시18분 평양 교외에서 발사됐으며 정점고도 4천475㎞, 사거리 950㎞를 53분간 비행했다고 성명은 밝혔다.
핵탄두를 미국 본토까지 날릴 수 있는 투발 수단인 ICBM 발사에 성공함으로써 핵무력 완성을 선포했던 북한이 5년이 지난 올해 '정주년'으로써 이를 기념하고 소형 전술핵탄두 최종 완성을 위한 7차 핵실험에 나설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특히 북한이 지난 9월 법령을 통해 '핵무력의 질량적 강화'를 못 박은 데 이어 9월 말부터 한미연합훈련을 빌미로 점차 도발 강도를 높여오더니 지난주엔 ICBM까지 발사하는 분위기를 이어가려 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박원곤 교수는 "북한이 9월 말부터 긴장을 고조시키는 벼랑 끝 전술을 구사하는 과정에서 인터벌이 길어진다면 효과가 줄어든다"면서 "올해를 넘기지 않고 7차 핵실험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일단은 숨 고르기를 하고 핵실험 카드를 쥔 채 내년 이후를 대비할 가능성도 있다. 중간선거 이후 미국의 대북정책 등 국제정세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 지켜본 뒤에 향후 행보를 결정할 수 있다는 의미다.
현 정세에서 핵실험을 한다고 해도 미국 선거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북한도 판단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임을출 교수는 "단기적으로 미국 중간선거 결과가 북한의 향후 행보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라며 "미국 국내정치 동향을 지켜보면서 7차 핵실험, ICBM 재발사 시점을 저울질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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