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뉴스] "수용소의 노래" 제38화
  • 관리자
  • 2010-07-16 11: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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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화: 남북은 5천의 역사를 함께 살아온 한민족 이다. 어쩌다 짐승만도 못한 독재자를 만나서 세계 제일 빈곤국가로 전락한 동토의 땅을, 인간이 살수 없는 지옥의 땅을 우리들이 구하지 않는다면 누가 그들을 구하겠는가?

라디오 방송극 “ 수용소의 노래 ” 원작 강철환, 각색 김기혁, 감독 송동렬, 오늘은 서른여덟 번째 시간입니다.

설화: 1983년 7월28일 드디어 수용소 학교를 졸업하는 날이다. 졸업이라고 해도 별다른 감정은 일지 않았지만 왠지 속은 후련하였다. 나는 아침에 일어나 세수를 하면서 짐짓 부르르 얼굴도 털어보고 가슴도 쫙 펴 보았다.

인민학교 4학년부터 여기서 다녔으니까 중학교 5년을 합치면 도합 6년을 이 학교에 다닌 것이다. 그동안 배운 것이라곤 김일성 김정일의 혁명역사와 육체노동과 보위원들의 눈치 보는 법을 터득한 것이 수확이라면 수확이었다. 학교 가는 길에 정철이를 만났다.

철환: “야 속 시원하게 학교를 졸업했다. 지긋지긋한 학교, 다시는 보고 싶지도 않다. 그 멧돼지 쌩당 새끼, 영수를 죽인새끼, 내 언젠가는 그 새끼를 꼭 돌 탕을 메길 꺼야. 내 반드시 복수 하갔어.”

정철: “야 우리 드디어 어른이 된거니. 사회에 있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내가 다니던 학교 동무들도 모두 졸업을 해서 군대에도 가고 대학에도 가겠지? 에이, 난이게 뭐야 ! 수용자가 돼서 또 노예처럼 일만 해야 되니”

철환:“ 그러게 말이야? 사회에 있었으면 축하도 받고 군대로 갈까 대학에 갈까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을 텐데 말이야! 이게 무슨 꼴이야”


설화: 학교로 가는 길, 여느 때보다 좀 늦은 시간이어서 그런지 마을은 조용하였다. 모두들 작업현장 과 학교에 간 탓이다. 학교에 가니 이미 아이들이 많이 모여 있었다. 조금 있자니 교원들이 나와서 아이들을 정열 시켰다. 형식적이나마 졸업식이란 것을 한다는 것이었다.

정철: “쳇, 가르쳐 준 것도 없이 무슨 놈의 졸업이야”

철환: “그러게 말이야! 가르쳐 준거라고는 욕먹는 거하고 매 맞는 거 밖에는 없는 것 같애”

정철: “이게 뭐 학교가? 노예수용소지, 학교 전 기간 매일 매일 맞은 매를 계산하면 아마 엄청 날거야”

설화: 줄에 끼어서며 모여 있는 아이들을 빙 둘러 보니 마음이 참 이상해 졌다. 내가 입학할 당시 같은 학년은 100면정도 되었다. 그런데 도중에 죽은 아이가 20명 용평 완전통제구역으로 들어간 아이가 20명 그리고 가끔씩 이기는 하지만 용모처럼 사회에 풀려나간 아이들을 빼니 나하고 처음부터 학교에 다닌 아이들은 몇 명이 되지 않았다.

그래도 교장과 교무주임은 자기네가 우리에게 무슨 큰 은혜나 베푼 것처럼 거드름을 피우며 번갈아 나와 일장 훈시를 하였다. 교장은 단상에 올라가더니 상투적인 연설을 시작했다.

교장: “너희들은 죄인의 자식들임에도 불구하고 위대한 어버이 수령님과 친애하는 지도자 김정일 동지의 하늘처럼 높고 바다처럼 넓은 깊은 은덕으로 학교 교육을 받고 이제부터는 노력자로 일을 하게 되었다. 앞으로도 학교의 명예를 훼손시키는 일이 없도록 일을 잘하여야 한다.”

철환: “쳇 하늘처럼 높고 바다처럼 넓기는 매일 때리고 욕만 하구선”

정철“ 야! 조용해 괜히 트집에 걸려 매 맞지 말고, 그냥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러버리면 되지”

설화: 수용소에서는 관리소장이건 학교 교장이건 모두들 하는 소리는 늘 상 똑 같다 졸업생이라고 서있는 아이들은 모두 땅을 내려다보며 딴 생각을 하고 있었다.

돌아다보니 모두들 이놈의 지긋 지긋한 학교생활을 끝낸다는 사실이 마치 혹이라도 떼어내는 것처럼 시원하다는 표정이었다. 그때 갑자기 “꽝” 하고 단상을 후려치는 소리가 났다.

교장은 자기가 하는 말에 도취되어 얼굴이 시뻘개져서 침 까지 튀기면서 연설을 하고 있었다.

교장: “ 그리고 앞으로 작업현장에 나가서는 작업반 감독이나 담당 보위원의 지시에 무조건 복종하여야 한다. 지금까지는 학생이기 때문에 죄를 지은 것도 용서를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부터는 절대 용서란 없다.

만약 죄를 지으면 무조건 묶여서 구류장으로 보내 버린다. 그렇기 때문에 사회 현장을 지금까지 하던 학교생활로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이제부터 너희는 학생이 아니고 어른이다 어른은 모든 법적 제제 조치를 받게 되어 있다.”

학생1:“ 흥 법적제제 좋아하네, 우리가 뭐 공화국 법안에서 사는 사람들인가? 법적 제제 받아야 죽기밖에 더하갔어”
학생2: “길세 말이야, 수틀리면 개처럼 죽여 버리면서 법은 무슨 놈의 법, 뭔 말이 저렇게 많아 개 같은 영감태기 오줌 내려워 죽겠네”

설화: 교장의 말을 들으면서 나는 점점 공포감에 휩싸였다. 그동안 어른들이 사형 당한다든가 강제노동 구류 등의 처벌을 받는 것을 익히 듣고 보아온 때문이었다.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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