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뉴스] 남파간첩 양성소를 수용시설로 활용, 납북자 20여명 집중적으로 관리
  • 관리자
  • 2011-09-20 09:3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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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숙자씨 모녀 이주시킨 평남 원화리 통제구역은]
골짜기 많고 집 띄엄띄엄… 납북자간 접촉 쉽지 않아
북송 재일교포·日 납치피해자, 원화리로 옮겨졌다는 첩보도

북한이 '통영의 딸' 신숙자씨 가족뿐만 아니라 다른 납북자들을 평남 평원군 원화리의 통제구역에서 집중적으로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당국이 최근 원화리로 이주시켜 집중 관리하고 있는 납북자는 20명이 넘는 것으로 정보 당국은 보고 있다. 고상문씨(전 수도여고 교사), 납치 당시 고교생이었던 김영남·이민교·홍건표·최승민·이명우씨, 선원 출신 문경식씨, 1969년 KAL(대한항공)기 납북 미귀환자(11명) 중 3~4명 등이 최근 이곳으로 주거지를 옮겼다는 것이다. 납북자가족모임 대표인 최성용 대표는 "이 중 일부는 북한 정권에 적극 협력한 전력이 있지만 상당수가 고령으로 일선에서 물러난 뒤 북한 당국의 집단 관리를 받게 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밖에도 북송 재일교포, 일본인 납치 피해자들도 원화리로 옮겨졌다는 첩보가 있다"며 "북한이 향후 대남(對南), 대일(對日) 협상에 이용하기 위한 절차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원화리는 원래 간첩 양성소

국가안전보위부(국정원에 해당) 중좌(중령) 출신 탈북자 B씨에 따르면, 원화리 통제구역은 원래 남파 간첩 양성 캠프로 쓰이던 곳이다. 하지만 1970~80년대에 비해 간첩 남파가 뜸해지면서 수년 전부터는 납북자들을 수용하는 시설로 용도가 바뀌었다고 한다.

1980~90년대 원화리를 자주 드나들었다는 B씨는 "원화리 구역은 2개의 리(里)로 구성돼 있으며 예전엔 사회안전부(경찰에 해당) 경비총국에서 관리했다"며 "주변에 강, 호수 등 다양한 지형이 있어 간첩 훈련에 적합했다"고 말했다. "골짜기가 많고 집이 띄엄띄엄 있어 납북자 간의 접촉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한국의 파주 축구 국가대표 훈련장에 해당하는 북한 축구 국가대표팀 캠프가 근처에 있고, 과거 '중앙당 결핵병원'으로 불리던 간부 및 간부 가족 전용 종합병원이 있다"며 "일요일이면 평양에서 면회자들을 태운 버스가 오가던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건강이 쇠약해진 신씨도 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고 한다"고 전했다.

평양 외곽에도 납북자 거주지

북한은 원화리 외에도 평양 외곽에 납북자 관리 시설을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월 미국의 비정부기구(NGO)인 북한인권위원회(HRNK)는 평양 동북부에 있는 납북자 거주지와 일본 요도호 납치범 등이 사는 대동강변 인근 거주지를 파악했다면서 관련 위성사진들을 공개했다.

당시 북한인권위원회 측은 평양 동북부 용성구역의 동북리초대소에는 '한국인·일본인 납북자 거주지' '일본인 납북자 거주지' 등이 있고, 대동강변인 평양 삼석구역에 조성된 '일본혁명마을'에는 일본 적군파와 요도호 납치범들이 살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인 납치 피해자들은 동북리초대소 근방에 있는 김정일정치군사대학에서 북한 공작원들에게 일본어 교육을 했다고 위원회 측은 밝혔다. 북한 당국은 최근 납북 문제가 국제 인권 문제로 떠오르자 납북자들을 원화리 쪽으로 집중 이주시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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