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뉴스] "통영의 딸, 살아있다"
  • 관리자
  • 2011-09-20 09:3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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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숙자씨와 두 딸 혜원·규원씨가 함경남도 요덕수용소에서 찍은 사진. /오길남씨 제공

두 딸도 생존, 요덕수용소서 평양 인근 통제구역으로 이주… 충성서약 거부해 탄압받아
北 내부 소식통 확인

'통영의 딸' 신숙자(69)씨 모녀가 요덕수용소를 나와 현재 평양 순안공항 부근의 통제구역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19일 알려졌다.

신씨는 1985년 작곡가 윤이상 등의 월북 권유를 받은 남편 오길남(69)씨를 따라 독일에서 입북했다. 1986년 오씨 혼자 북한을 탈출함에 따라 두 딸과 함께 함경남도 15호관리소(요덕수용소)에 수용됐고, 1991년 육성이 녹음된 테이프를 보낸 것을 마지막으로 소식이 끊겼다. 올해 초부터 신씨의 고향인 경남 통영 시민들이 '통영의 딸, 신숙자 모녀 구출운동'에 나서면서 국내·외의 주목을 받고 있다.

북한 내 납북자 소식에 밝은 최성용 납북자가족모임 대표는 이날 북한 내부 소식통을 인용, "신씨가 언제 요덕수용소를 나왔는지는 불분명하지만 북한 당국에 의해 최근 평안남도 평원군 원화리의 통제구역으로 이주해 두 딸 오혜원(35)·규원(32)씨와 함께 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신씨가 오랜 수용소 생활을 겪어서 건강이 좋지 못하다"고 밝혔다. 신씨는 특히 북한 체제에 '충성의 서약'을 하라는 요구를 거듭 거부해 탄압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고위 탈북자 A씨는 "충성의 서약은 김일성·정일에 대한 충성 맹세문을 혈서로 쓰는 것"이라며 "장래에 있을지 모를 남측의 송환 요구에 맞서 유리한 증거를 확보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말했다.

신씨는 자살도 기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건강을 많이 상한 신씨는 통제구역 인근에 있는 간부 전용 종합병원에서 자주 치료를 받는다고 최 대표는 전했다. 신씨는 또 본명 대신 '숙희'란 이름으로 살아왔다고 최 대표는 전했다. 두 딸은 결혼을 금지당한 채 신씨와 함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당국은 신씨 외에도 납북자 20여명을 원화리 통제구역으로 이주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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