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뉴스] <한상렬 목사 北 행적과 적용 혐의는>(종합)
  • 관리자
  • 2010-08-20 18:4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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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측 주요인사 접촉…기자회견서 정부 비방
보안법상 찬양·고무 등 3가지 적용 가능

(서울=연합뉴스) 강건택 기자 = 무단 방북했다가 70일 만에 귀환해 체포된 한상렬 목사는 북한에서 두 달 넘게 머무르며 주요 인사들과 접촉하고 현 정부를 비방하는 등 민감한 발언도 서슴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국가정보원과 검찰, 경찰은 20일 한 목사를 경기도 파주경찰서로 연행해 방북 경위와 목적, 북한에서 한 발언과 행적을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있으며, 금명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예정이다.

   공안당국은 한 목사의 입북 절차와 행적에서 국가보안법상 최소한 세 가지 혐의를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에서의 행적은 = 한 목사는 지난 6월12일 정부의 사전승인을 받지 않고 북한에 들어가 곧바로 평양에 도착했다.

   한 목사는 방북 직후 "역사적 6.15선언 채택은 북남대결을 끝내고 평화시대를 연 사변으로서 민족의 화해와 평화, 통일에 이바지하기 위해 목숨을 걸고 평양에 왔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어 6.15공동선언 발표 10돌 기념 중앙보고회 보고에 참석하는 등 곳곳을 누비며 여러 부류의 북측 인사와 접촉하는 등 활발한 행보를 보였다.

   6월19일에는 쑥섬혁명사적지와 만경대학생소년궁전, 김일성종합대학, 단군릉 등 평양시 곳곳을 참관했고, 20일에는 평양 봉수교회에서 열린 일요예배에 참석해 6.15선언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설교를 했다.

   한 목사는 같은 달 22일 평양 인민문화궁전에서 북한 매체들과 기자회견을 갖고 "현정권은 6.15를 명시적으로 부인한 적이 없다고 하지만 `비핵·개방 3000'이니 뭐니 하는 것은 그 자체가 6.15를 거스르는 것"이라고 정부를 비판했다.

   이 기자회견에서 한 목사는 `천안함 사태'의 책임이 우리 정부에 있다며 북한 체제를 찬양하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학교와 교회, 농장, 사적지, 판문점 등을 두루 방문한 한 목사는 지난달 12일 범청학련 북측본부 간부들과 면담하고, 16일에는 북한 종교인들과 간담회를 갖는 등 각계 인사들을 지속적으로 만났다.

   한 목사는 광복절인 15일 판문점으로 귀환할 것을 북한 적십자회를 통해 알려왔으나, 유엔사와 협의하지 않고 판문점을 넘는 것이 정전협정 위반이라는 우리 정부의 지적이 나오자 귀환을 20일로 연기했다.

   그 사이 한 목사는 귀환 직전인 19일 만수대의사당에서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안경호 6.15공동선언실천 북측위원회 위원장 등과 환담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어떤 혐의 적용되나 = 지금까지 알려진 한 목사의 북한 내 행적을 토대로 공안당국이 적용을 검토 중인 혐의는 국가보안법상 잠입ㆍ탈출, 찬양ㆍ고무, 회합ㆍ통신 등 세 가지다.

   당국은 한 목사가 적법한 절차를 밟지 않고 밀입북했다는 점에서 국가보안법 제6조에 규정된 잠입ㆍ탈출 혐의로 사법처리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국가보안법 6조 1항은 `반국가 단체의 지배하에 있는 지역으로 잠입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고 돼 있다.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도 정부의 승인 없이 북한을 방문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처벌 수위가 높은 국가보안법 6조를 적용한다면 굳이 다른 법률을 검토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 한 목사의 기자회견 내용은 `국가의 존립ㆍ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를 위태롭게 한다는 사정을 알면서 반국가단체 활동을 찬양하거나 동조하면 7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고 돼 있는 국가보안법 제7조 찬양ㆍ고무 조항에 위배된다는 것이 당국의 판단이다.

   공안당국은 또 한 목사가 방북 이후 북측 주요 인사들을 두루 접촉했다는 점에서 국가보안법상 회합ㆍ통신 혐의로 처벌할 수 있을지도 들여다보고 있다.

   공안당국의 한 관계자는 "한 목사의 방북은 명백한 공안사건"이라며 "어떻게 북한에 들어가서 무슨 발언을 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그런 행위 전체를 이적활동으로 볼 수 있는지 따져볼 방침"이라고 말했다.

   firstcirc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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