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뉴스] "98년 북한 외교관 부인 피살, 주류밀매 때문"
  • 관리자
  • 2011-07-10 10:4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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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北 ‘뇌물’ 핵거래 편지 공개 전직 英언론인
“北, 핵기술부터 위스키까지 돈벌이 관행”

 
1998년 파키스탄 주재 북한대사관의 외교관부인이 피살된 사건은 당시 주류밀매 등 부정한 돈벌이를 하던 북한 외교관들의 행태가 초래한 사건이라고 전직 영국 언론인이 주장했다.

영국 BBC의 파키스탄 특파원을 지낸 사이먼 핸더슨 워싱턴 극동정책연구소 선임연구원은 7일 포린폴리시(FP) 기고문을 통해 “북한은 체제유지를 위해 핵기밀에서부터 위스키까지 국제무대에서 엄청난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핸더슨 연구원은 북한이 1998년 파키스탄으로부터 핵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파키스탄군 수뇌부에 현금 350만달러와 보석 등을 뇌물로 건넸다는 당시 전병호 북한 노동당 비서의 편지를 파키스탄 ‘핵개발의 아버지’로 불리는 압둘 카디르 칸 박사로부터 입수해 워싱턴포스트(WP)에 제공한 전직 언론인이다.

WP는 핸더슨 연구원이 건넨 서한을 바탕으로 북한과 파키스탄 당국간의 뇌물이 개입된 핵무기 기술 거래 의혹을 보도했다.

핸더슨 연구원은 이 기고문에서 칸 박사와는 80년대초부터 왕래해온 사이라고 밝혔다. 그는 칸 박사에 대해 많은 글을 써왔다.

그러면서 그는 1998년 6월에 발생한 당시 주파키스탄 북한 대사관 강태윤 경제참사관의 부인 피살사건 전말을 칸 박사의 전언을 토대로 소개했다.

칸 박사에 따르면 사건 당시 강태윤 부부는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의 고급 주택가에 자리잡은 자신의 집으로 진입로를 통해 걸어서 들어가는 길이었다고 한다.

마침 집안에서 전화벨 소리가 울리기 시작했다. 강태윤이 전화를 받기 위해 뛰어들어갈 때 총성이 울렸고, 강태윤이 아니라 그의 부인이 총탄에 맞아 숨졌다는 것.

그동안 강태윤의 부인은 파키스탄-북한 핵기술 거래 정보를 서방정보당국에 넘겼기 때문에 파키스탄 정보부의 공작으로 피살된 사건이라는 추정이 광범위했다.

그러나 총격의 타깃은 부인이 아니라 강태윤이었고, 그 이유도 다른 데 있다는게 칸 박사의 얘기를 바탕으로 한 헨더슨 연구원의 주장이다.

강태윤은 공식적으로는 대사관 경제참사관이었지만, 실질적으로 북한-파키스탄 핵.미사일 협력을 위한 현지 책임자였고 칸 박사와도 긴밀히 협력하는 사이였다고 한다.

당시 파키스탄 군 당국은 이웃집 무장경비원의 엽총을 들고 있던 요리사가 실수로 총탄이 발사되며 빚어진 사고라는 석연치 않은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핸더슨은 그러면서 강태윤이 실제 피격대상이었던 이유에 대해서는 “그의 탐욕이 빚은 결과”라면서 “강태윤이 이슬라마바드에서 부정한 돈벌이를 하면서 현지인들의 원한을 살 일을 했을 가능성을 배제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실제 북한 노동당 비서 전병호는 칸 박사에 보낸 문제의 편지에서 이 사건을 언급하며 “타깃은 강태윤이었다고 확신하며, 여전히 강태윤이 위험한 상태”라며 그를 귀임조치하고 후임자를 파키스탄에 보낸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핸더슨은 자신이 1978년 BBC 및 파이낸셜 타임스의 이슬라마바드 주재 특파원으로 일할 때부터 현지 미국 외교관이나 파키스탄 당국자로부터 북한 외교관들이 주류밀매로 대사관 운영자금을 조달하는게 관행이라는 얘기를 들었다고 밝혔다.

1978년 무렵 한 미국 외교관은 “평양에서 대사관 운영자금을 충분히 주지 않아 북한 외교관들이 면세점에서 술을 사서 현지 암시장에 팔아 돈을 벌고 있는데, 이슬람 국가인 파키스탄 당국이 이들의 주류밀거래로 골치를 아파하지만 북한이 파키스탄 군의 중요한 무기.탄약 공급국이어서 이를 어쩌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핸더슨은 이로부터 20년후인 1998년 여름 이슬라마바드에 들렀을 때 북한 대사관이 운영자금을 어떻게 조달하는지를 물어보니 한 파키스탄 고위당국자는 씁쓸하게 웃으면서 “똑같이 그대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또 강태윤이 아들의 학비를 마련하기 위해 현지 비즈니스를 통해 많은 돈을 벌려 노력했다는 얘기도 들었다고 핸더슨 연구원은 말했다.

핸더슨은 북한 외교관들은 핵무기.미사일 거래도 하지만, 대사관 자금을 벌고 생계를 유지하고 자식들의 학비를 조달하기 위해 개인적 차원에서 주류밀매와 같은 돈벌이도 마다하지 않으며, 이런 환경이 외교관 부인 피살사건을 낳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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