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뉴스] [김정일 장례식] 타임誌 "북한 사람들 미치기라도 했나"
  • 관리자
  • 2011-12-29 10:5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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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음소리·실신 계산돼 촬영… 거대한 국가 극장 연상시켜"
외신들, 北 통곡 경쟁 전해

icon_img_caption.jpg 28일 평양에서 열린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 영결식에서 금수산기념궁전을 떠난 김위원장 영구차와 호위 차량, 장의위원들을 태운 벤츠와 폴크스바겐 등 외제차들이 시민들이 운집한 평양 시내 주요 도로를 행진하고 있다. /교도 연합뉴스
"오늘 북한 매체들이 전 세계에 내보낸 김정일 장례식 장면은 가장 초현실적이고 널리 목격된 '국가 극장(state theater)'의 일부일 것이다.… 애도하는 주민 대부분은 감정을 억누르지 않았고, 모든 울부짖음, 신음소리, 실신하는 동작은 국영 방송 카메라에 모든 각도에서 적절히 (계산돼) 촬영됐다."

시사 주간지 타임은 28일 열린 김정일 장례식 장면을 이렇게 전했다. 타임은 '위대한 북한의 통곡 경쟁'이란 기사를 통해서도 "김정일 장례식 날 북한 사람들은 누구도 그래본 적 없을 만큼 울 것이고, 많은 세계인이 그걸 보며 '이 사람들 미치기라도 했나' 생각할 것이다"고 했다.

이날 북한의 조선중앙TV는 운구 행렬이 금수산기념궁전과 김일성광장 사이 평양 시내를 한 바퀴 도는 장면을 중계했다. 도로 양편에 늘어선 평양 주민들의 얼굴과 손은 추위에 새빨갛게 달아올라 있었다. 우산이나 모자를 쓴 주민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으며, 내리는 눈을 고스란히 맞은 탓에 시민 대부분의 머리카락과 옷은 축축이 젖어 있었다.

앞줄에 선 주민들은 영구차를 보자 머리를 내젓고 손을 위아래로 흔들면서 "아이고, 아이고" 울부짖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인파 가운데엔 별다른 움직임 없이 양손을 앞으로 모은 채 눈물만 흘리는 주민도 많았다. 1994년 김일성 장례식 때 땅바닥에 주저앉으며 실신할 듯 통곡하는 주민이 많았던 것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침착한 분위기였다.

"김정일 시신을 실은 영구차가 눈 덮인 평양 거리를 지날 때 행렬을 이룬 북한 사람 수만명은 통곡하며 가슴을 쳤다.… 국영 매체는 (북한이라는) 나라가 그의 어린 아들(김정은)의 '따뜻한 보살핌' 속에 있다고 선언했다." 평양에 영상 부문 지국을 둔 미국의 AP통신은 장례식 풍경을 이렇게 전했다.

AFP통신은 북한의 추모 방송을 이같이 비꼬았다. "장송곡이 흐르는 가운데 TV는 핵무장한 국가에서 17년간 절대적 권력을 갖고 기아(饑餓)로 수만명을 숨지게 했던 '친애하는 지도자'의 발자취를 더듬는 영상을 내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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