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뉴스] 北 2주간 집요하게 '불바다 타령'
  • 관리자
  • 2011-12-12 10:0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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南군사훈련 대응차원…일각선 ‘대북정책 압박’ 분석도

북한의 ‘불바다’ 위협이 좀처럼 멈추지 않고 있다.

북한은 지난달 24일 ‘최고사령부 보도’를 통해 남한 군(軍)이 연평도 포격도발 1년을 맞아 실시한 군사훈련과 관련해 ‘청와대 불바다’를 언급한 뒤 연일 ‘불바다’ 위협을 쏟아내고 있다.

11일 연합뉴스가 지난달 24일부터 10일까지 17일 동안 조선중앙통신을 비롯한 북한 매체를 분석한 결과 ‘불바다’가 등장한 날은 사흘을 제외한 14일이나 된다.

북한의 내각기관지 민주조선은 9일 ‘민족을 핵재난 속에 빠드리려는 위험한 핵동’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남조선 당국이 지금처럼 북침전쟁 책동을 집요하고 악랄하게 감행한다면 우리의 혁명적 무장력은 이미 경고한대로 역전패당의 본거지를 불바다로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조선은 특히 최근 우리 군의 훈련에 북한의 후방 지휘소 타격이 포함된 것과 관련해 “지휘소 타격이란 우리의 수뇌부를 타격하겠다는 것”이라고 강력히 비난했다.

대외용 라디오 방송인 평양방송도 같은 날 최근 예술축전을 관람한 군인들의 반향을 전하며 “적들이 또다시 불질을 한다면 이번 공연에서 보여준 것처럼 연평도의 불바다를 청와대의 불바다로, 원수들의 본거지를 없애버리는 무자비한 불바다로 만들겠다”고 위협했다.

앞서 북한의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도 지난 7∼8일 이틀 연속 최고사령부 보도를 인용하며 “역전패당의 본거지를 불바다로 만들 것”이라고 했다.

심지어 평양화력발전연합기업소, 신의주방직공장 등의 생산증대를 독려하는 글에서도 ‘불바다’가 눈에 띈다.

‘불바다’는 1994년 3월 판문점 남북특사교환 실무접촉에서 박영수 북측 대표가 처음 ‘서울 불바다’를 언급한 뒤 북한의 대남 비난에서 최고 수위의 표현으로 인식돼왔다.

북한이 이 표현을 지속적으로 쓰는 것은 이례적으로, 일단 남한의 군사훈련에 대응하는 성격이 짙어 보인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달 23일 연평도 도발 1년을 맞아 서북도서방위사령부를 직접 방문하는 등 우리 정부는 최근 어느 때보다 북한의 도발에 대한 철저한 대비태세를 강조했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또다시 서북도서를 공격하면 공대지 미사일로 공격 원점을 격파할 것이라고 밝히기까지 했다.

북한이 우리 정부의 이런 움직임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고, 특히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비롯한 수뇌부가 있는 ‘평양’까지 반격 대상에 포함된다고 판단하고 반발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또 북한으로서는 내년 강성대국 원년을 앞두고 대남 적개심을 고취해 체제 결속을 다질 필요성도 있다.

최근 김 위원장의 군 관련 활동이 잦고 조선중앙TV가 전쟁영화를 잇따라 방영하는 것도 비슷한 맥락으로 읽힌다.

북한은 ‘불바다 위협’으로 비난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남북관계 개선의 여지를 남겨두고 있어 군사적 도발로 연결될 개연성은 크지 않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민주조선은 9일 ‘불바다’를 언급하면서도 “북과 남, 해외의 온 겨레가 단합해 전쟁을 방지하고 평화를 수호하기 위한 반전평화투쟁을 힘있게 전개해야 한다”며 “북남관계를 개선하는 길도 여기에 있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금강산 관광 재개나 대규모 인도적 지원 등을 노리고 남한의 대북정책을 압박하는 차원에서 격한 표현을 쓰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의 불바다 표현은 남북관계가 잘 되지 않으니까 청와대가 직접 나서라는 촉구성 시위로 볼 수 있다”며 “앞으로 남북간 3차 비핵화회담과 북미 고위급대화 등이 진행되면 누그러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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