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뉴스] "췌장이 아프니 항생제 주세요"…탈북민이 겪는 '의료 혼란'
  • 관리자
  • 2021-12-24 07:07:16
  • 조회수 : 559

하나원·국립암센터, '진료실에서 만난 북한이탈주민' 책자 발간

병원 진료실
병원 진료실

[연합뉴스TV 제공]

(서울=연합뉴스) 배영경 기자 = "췌장이 아프니 항생제 좀 주세요."

한 탈북민이 병원을 방문해 자신이 췌장염에 걸린 것 같다며 의사에게 항생제 처방을 요구했다. 의료시스템이 열악한 북한에서는 스스로 진단하고 장마당에서 약을 사다 먹는 경우가 많아 생긴 일이지만 이런 요구에 한국 의사는 당황했다.

통일부 북한이탈주민정착지원사무소(하나원)와 국립암센터는 이런 사례처럼 탈북민이 남북 간 의료용어나 제도의 차이로 남한 병원에서 혼란을 겪는 사례를 묶어 '진료실에서 만난 북한이탈주민' 책자를 발행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책자는 두 기관이 지난해 체결한 '북한이탈주민 의료지원 협약'에 따른 것으로, 의료진을 비롯한 관계자 32명이 참여해 탈북민을 진료하고 상담한 경험에 근거해 탈북민이 병원에서 겪는 문제들을 이해하기 쉽게 풀어냈다.

가령 탈북민들은 남북 간 의료제도 차이로 자신의 증상에 맞는 병원을 선택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책자는 내과를 방문해 팔다리 통증을 호소한 한 탈북민의 일화를 소개하면서, 남한에서는 증상에 따라 각기 다른 병원을 찾아가지만 북한에서는 구역별 담당 의사가 종합적으로 건강관리를 해주기 때문에 이런 문제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남북 간 의료용어가 다른 점도 큰 걸림돌이다.

가령 북한에서는 '스케일링'이라는 용어 대신 '이를 씻는다'라는 표현을 사용하는데, 이처럼 의료용어 격차가 커 진료 과정에서 탈북민과 남한 의료진이 소통의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다반사다.

이주태 하나원장은 "이번 사례집이 우리 사회 의료 종사자들이 병원을 찾는 탈북민들에게 더 나은 진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