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뉴스] 북한은 아시아 자본시장의 ‘외톨이’
  • 관리자
  • 2012-01-04 09:2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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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주의 국가도 20년 전부터 주식거래 도입
 
아시아의 사회주의 국가들이 개혁개방을 통해 자본시장을 발전시키고 있지만 북한은 거의 유일하게 증권거래소를 두고 있지 않다.

중국이 경제특구 개방을 통해 자본시장의 토대를 쌓았듯이 김정일 사후에 북한이 본격적인 개방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도 커지고 있다.

그러나 주식의 개념 자체가 없는 북한이 국영기업의 민영화를 통해 주식시장을 개설하는 일은 체제 유지 문제와 얽혀 있어 쉽지 않을 전망이다.

◇ 중국ㆍ베트남ㆍ라오스..이미 주식시장 개설

사회주의 경제 체제를 표방했던 아시아 국가들은 1980년대 이후 점진적으로 시장을 개방하고 외자 유치를 위해 노력했다. 중국, 러시아 뿐 아니라 베트남, 라오스까지 주식시장 개설을 마쳤다.

베트남은 2000년 7월 호찌민 증권거래소를 개장했다. 1992년부터 국영기업을 주식회사로 전환하기 시작했으며 1996~2000년 한국거래소(KRX)의 도움을 받아 관련 법과 제도를 정비하고 주식거래 시스템을 도입했다.
거래소 설립 움직임은 주변국으로 퍼졌다. 작년 1월에는 라오스가 주식시장 문을 열었다. 동아시아 최빈국 중 하나인 캄보디아(입헌군주제)는 올해 3월 KRX와 공동 투자한 캄보디아 증권거래소(CSX)를 개장할 예정이다.

장기간 국제사회에서 고립됐던 미얀마에서도 자본주의가 태동하고 있다. 미얀마는 1996년 일본 다이와증권의 도움으로 `미얀마 주식거래 센터'(장외시장)를 개설했지만 15년간 2개 기업만 상장했을 뿐 존재감이 미미했다.

그러나 작년 49년간 이어진 군부정치가 막을 내리고 민간 정권이 들어서면서 거래소 설립이 탄력을 받는 분위기다. KRX는 미얀마 정부에 거래소 설립을 건의했으며 일본 도쿄 거래소도 미얀마 증시활성화를 돕겠다고 나섰다.

북한과 사회주의 형제인 중국은 1980년에 초기적인 주식시장 제도를 도입했다. 1990년과 1991년에 각각 상하이, 선전 증권거래소를 설립해 지금은 세계적인 규모로 키웠다.

러시아 또한 1992년 모스크바은행간외환거래소(MICEX), 1995년 러시아증권거래소(RTS)를 차례로 열었다. 러시아 정부는 러시아를 세계적인 금융중심지로 발전시키겠다는 목표하에 작년 12월 두 거래소를 합병했다.

이렇게 자본주의를 수용한 나라들이 증권거래소를 설치하면서 북한만 외톨이로 남았다.

◇ "북한 거래소 설립 어렵다"

김정일이 사망하고 새로운 지도자가 나타났지만, 북한에서 증권 거래소가 개설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중론이다.

거래소를 운영하려면 일단 국영기업을 민영화하면서 주식을 발행해야 하는데 이는 북한의 체제 유지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양문수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시장경제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은 북한 입장에서 엄청난 대전환"이라며 "아버지와 할아버지의 정책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지적해야 개혁할 수 있는데 권력의 속성상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임을출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연구교수도 "거래소 도입과 같은 개혁개방은 지도층의 생존이 보장된다는 전제가 있어야 가능하다"며 "김정은이 정권을 안정시켜 자신감을 갖기 전까지는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북한의 경제 규모도 아직 거래소를 설치하기에는 부족한 상황이다.

북한의 무역 규모는 2010년 기준으로 42억달러 수준에 그쳤다. 남한(8천916억달러)이 북한의 214배였다. 1인당 GNI(국민총소득)도 남한(2천400만원)이 북한(124만원)의 19배 수준이다.

그렇지만 2012년을 강성대국의 원년으로 지정한 북한은 외화획득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주식회사 개념을 도입해 외국으로부터 달러를 유치할 가능성도 있다는 주장은 나온다.

조봉현 IBK기업은행 경제연구소 연구원은 "거래소를 만들기까지는 한참 걸리겠지만, 주식회사 개념은 김정은 시대에 도입될 가능성이 있다"며 "외국기업들의 투자유치를 이끌어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어 시도할만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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