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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05-03 10:5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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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원과 국제펜망명북한펜센터는 오는 5일 오후 3시 서울대 신양학술정보관에서 '남북작가들, 고향의 그리움을 이야기하다'를 연다고 2일 밝혔다.
행사에는 이호철, 박덕규, 정길연 등 남한 작가들과 김성민, 김정애, 장해성 등 탈북작가들이 참여해 고향에 얽힌 추억을 함께 이야기할 계획이다.
행사를 기획한 방민호 서울대 국문과 교수는 이날 서울 인사동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남북 작가들이 같이 모여 서로의 고향을 이야기하는 자리"라며 "북한 인권을 직접 내세우기보다 분단 문제에 관심이 많은 작가들이 탈북 작가들과 함께 만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고 싶었다"고 행사 취지를 설명했다.
행사는 1부와 2부로 나뉘어 진행된다.
1부에서는 이호철, 박덕규 등 남한 소설가들과 김성민, 김정애 등 북한 작가들이 원산, 청진, 대구, 부산 등 자신의 고향을 노래한 글을 낭송한다. 특히 함경남도 원산에서 태어나 6·25 당시 월남한 원로작가 이호철은 당시 어머니와 생이별한 가슴 아픈 이야기를 들려줄 예정이다.
2부에서는 최정진, 황인찬, 이윤서, 오은정 등 남북한의 젊은 시인들이 고향을 주제로 한 자작시를 읊는다.
방 교수는 "이호철 등 월남 작가들은 한국 문학을 일구는 데 큰 역할을 했다"며 "이들은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나 고향을 떠나 낯선 땅에 적응해야 하는 문제에 몰두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월남 문학과는 다른 의미의 탈북 문학이 형성되고 있다"며 "진정한 문학이란 말의 자유가 전제돼야만 가능하다. 그런 면에서 현 북한체제 아래서 나오는 작품들은 진짜 문학이 아니다"라고 일침을 가했다.
방 교수는 "이런 면에서 북한을 떠나온 탈북자들의 문학을 여러 면에서 중시해야 한다"며 "고향을 떠난 분들이 고향을 이야기하는, 어떻게 보면 말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는 행사다"라고 강조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탈북 작가로 활동하는 김정애 국제펜만명북한펜센터 사무국장과 이지명 이사장이 참석했다. 지난 2012년 결성된 국제펜망명북한펜센터는 탈북작가 20여 명이 소속돼 있다.
이지명 이사장은 "저희는 문학으로 북한의 인권 옹호에 나설 수밖에 없다. 당장 해야할 일이기 때문이다"라며 "고향이면서도 갈 수 없는 고향이다. 고향을 가기 위해선 통일을 앞당겨야 한다. 행사가 그런 면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최근 '북한의 솔제니친'으로 불리는 반디의 단편집 '고발'이 세계 출판업계로부터 관심을 받고 있다. 현 북한 체제를 통렬하게 비판한 작품은 현재 북한에 살고 있는 작가가 익명으로 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은 "만약 반디라는 작가가 실존한다면 목숨을 걸고 책을 냈을 것"이라며 "정말 큰 결단이다. 아마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 바로 국가적인 수사가 들어갈 것 "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내용이나 문체, 쓰는 방식이 우리가 봐도 북한 내부에서 쓴 게 맞다"고 덧붙였다.
탈북 작가들은 남한 작가들이 북한이나 분단 상황에 대해 큰 관심을 가져줄 것을 촉구했다.
김 사무국장은 "외국에서 한국은 분단국가인데도 남북한 문제를 왜 다루지 않느냐고 묻는다"며 "피해야 되는 문제라고 생각하지 말고 자유롭게 논의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viv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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