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뉴스] 또다시 '전략적 모호성' 유지한 북한…대화재개 전망 안갯속
  • 관리자
  • 2022-01-03 07:19:16
  • 조회수 : 548

종전선언도 불확실성 가중…'전술방향' 논의한 北, 올봄 한미훈련 주목할듯

북한 전원회의서 박수치는 참석자들
북한 전원회의서 박수치는 참석자들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이 2021년 12월 27일부터 31일까지 진행한 노동당 제8기 제4차 전원회의에서 참석자들이 박수치고 있다. 2022.1.1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nk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효정 기자 = 북한이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대남·대미정책 논의 결과를 공개하지 않고 일종의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면서 종전선언 등을 계기로 한 대화 재개 전망에도 불확실성이 더해졌다.

북한은 연말 닷새에 걸쳐 개최한 노동당 전원회의 '결론'을 지난 1일 전하며 대외관계에 대해서는 "다사다변한 국제정치정세와 주변 환경에 대처해 북남관계와 대외사업 부문에서 견지해야 할 원칙적 문제들과 일련의 전술적 방향들을 제시했다"고만 언급했다.

논의했다는 전술적 방향을 공개하지 않아 종전선언과 대북 인도적 지원 등을 고리로 한 한미의 대화 손짓에 또다시 '침묵'을 이어간 것이다.

한국 정부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미국과 종전선언 및 인도적 지원에 대한 협의가 진척되고 있다는 메시지를 꾸준히 보내며 북한의 호응을 촉구해 왔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지난달 29일 기자회견에서 종전선언 문안에 대해 한미간에 "이미 사실상 합의가 돼 있는 상태"라고 공개하기도 했다. 북한이 대화에 나올 경우 논의할 종전선언 내용에 한미 간 이견이 없고 '준비'가 돼 있다는 것을 강조하는 메시지로 해석됐다.

그러나 북한은 지난해 9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종전선언과 관련해 "이중적인 태도, 적대시 정책부터 철회돼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은 뒤 공개적으로 별다른 추가 반응 없이 관망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정부 안팎에서 이번 노동당 전원회의를 주시했던 것도 이 때문이다. 혹시라도 전원회의를 계기로 북한이 긍정적 대남·대미 메시지를 보낸다면 대화 프로세스도 불씨를 꺼트리지 않고 동력을 얻을 수 있다는 기대감에서다.

하지만 북한이 이번에도 이렇다 할 대응 기조를 드러내지 않으면서 당장에 정세 변곡점 마련을 기대하기는 더욱 어려워졌다.

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비상방역으로 외부와 접촉을 전면 차단하고 있다는 점도 이런 전망을 뒷받침한다.

주목할 부분은 북한이 이번에 정세와 주변 환경에 대처한 '전술적 방향'을 논의했다고 언급한 부분이다.

여러 대외관계 변수와 이에 대응할 시나리오를 두고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졌다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선제적 메시지 발신이나 조치를 하기보다는 한미의 향후 행동을 지켜보고 다음 스텝에 나서겠다는 우회적 메시지로도 읽힌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2일 "강온전략을 기본으로 하되 베이징 올림픽, 한미연합훈련 문제, 남한의 선거, 미중관계 추이 등 일정을 감안하면서 대응방향 등을 정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짚었다.

그는 북한이 '수동적이고 반응적인' 대외, 대남정책을 토론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대화에 나올 명분을 달라는 이야기일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북한은 오는 3월 한미연합훈련 실시 여부와 규모 등을 주목할 것으로 관측된다.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해 10월 국방발전전람회 기념 연설에서 "미국은 최근 들어 우리 국가에 적대적이지 않다는 신호를 빈번히 발신하고 있지만 적대적이지 않다고 믿을 수 있는 행동적 근거는 하나도 없다"며 미국의 '행동'을 요구한 바 있다.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는 지난달 펴낸 올해 정세전망 보고서에서 "2022년 봄에 한·미 연합훈련의 재개 여부가 한반도 정세 변화에 중요한 현안으로 부각될 것"이라고 지목하기도 했다.

올봄 한미연합훈련은 시기상 한국 대선 및 베이징 동계 패럴림픽(3월 4∼13일)과도 겹치는 만큼 복잡한 변수가 동시다발적으로 작동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비교적 대형 도발을 자제할 것으로 보이는 2월 베이징 올림픽 기간까지 돌파구가 마련되지 않으면 정세 불안정성이 한층 커질 수 있는 것이다.

통일부는 전날 전원회의 분석 자료에서 "정부는 현시점이 한반도 평화를 위해 새로운 전기를 마련해야 하는 매우 중요한 시기라고 인식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북한이 베이징 올림픽 개막 직후인 2월 6일부터 남한의 국회에 해당하는 최고인민회의를 개최하는 점도 주목된다. 그전까지 한미 등 한반도 주변국의 움직임을 보고 최고인민회의에서 좀 더 구체화한 메시지를 내놓을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