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뉴스] 바이든, 인권 명분 첫 대북제재…北, '적대정책' 반발수위 주목
  • 관리자
  • 2021-12-13 07: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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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가 인권 문제를 이유로 북한에 대해 처음으로 신규 제재에 나서면서 대북 대화 재개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북한이 이번 조치를 '적대시 정책'으로 간주하고 강력하게 반발한다면 한미가 대화 재개를 위해 논의해온 종전선언 등 대북 관여 방안에도 악재가 될 수 있다.

특히 관심을 끄는 대목은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 정권의 인권 침해를 첫 대북제재 명분으로 삼았다는 점이다.

이번 제재는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이 '세계 인권의 날'(12월 10일)을 맞아 북한을 비롯해 중국, 미얀마, 방글라데시 등의 인권 침해 가담자들을 제재 대상에 올리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북한에서는 사회안전상(한국의 경찰청장 격)을 지낸 리영길 국방상과 중앙검찰소 등이 '불공정한 사법체계' 운영을 이유로 제재 대상에 포함됐다.

북한 건설 노동자들에게 학생비자를 내준 러시아 대학과 애니메이션 하청 작업을 하는 4·26만화영화촬영소 등도 제재를 받았는데, OFAC은 북한 노동자들이 당하는 감시와 장시간 노동, 저임금 등 인권침해 측면을 강조했다.

비록 북한과 대화를 모색하는 상황이지만 인권 문제에는 원칙적으로 대응하겠다는 기조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과 러시아 등 이른바 '권위주의' 세력을 견제하기 위해 민주주의와 인권 등의 가치를 외교의 중요한 축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번 제재는 미국이 민주주의 국제연대 규합을 위해 지난 9∼10일(현지시간) 개최한 '민주주의 정상회의'와 맞춰 공개됐다. 북한인권 문제 역시 바이든 행정부가 역점을 둔 가치외교 맥락에서 다루겠다는 뜻으로도 읽힌다.

외교부 당국자는 12일 연합뉴스에 "이번 조치는 북한과의 대화 재개 노력과 함께, 유엔 안보리 결의 이행 노력을 계속해 나간다는 미국 정부의 기존 입장과 인권에 대한 미측의 관심을 반영한 것으로 이해한다"고 밝혔다.

민주주의 화상 정상회의 개막 연설하는 바이든
민주주의 화상 정상회의 개막 연설하는 바이든

(워싱턴=EPA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화상을 통해 민주주의 정상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 견제를 겨냥해 미국이 주도한 이번 회의는 문재인 대통령을 포함해 약 110개국 정부와 시민사회, 민간 분야 관계자들이 초청된 가운데 이날부터 이틀간 화상으로 진행된다. 2021.12.10 leekm@yna.co.kr

북한은 미국의 제재 발표 후 하루가 넘은 12일 낮 현재까지 공식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그러나 국제사회의 인권 비판에 극도로 민감하게 반응했던 전례로 볼 때 반발 가능성은 있다는 관측이다.

북한은 유엔총회 산하 제3위원회가 지난달 북한인권 결의안을 통과시켰을 때도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내 "대조선 적대시 정책과 이중기준의 산물로 전면 배격한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 시정연설 등을 통해 '이중기준'과 적대시 정책 철회를 종전선언 조건으로 내건 터라 미국의 인권 제재가 적대시 정책에 해당한다고 규정하고 대응할 수도 있다. 이 경우 종전선언 추진 동력도 타격을 입게 된다.

다만 북한의 대응 수위가 변수가 될 수 있다.

북한은 최근 한미의 대북 관여 메시지에 별다른 공개적 반응을 보이지 않고 관망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이번 제재를 빌미로 바로 '판'을 깨기보다는 저강도 반발에 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북한은 전날 한미 군 당국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고도화에 대응해 기존 작전계획(작계)을 최신화하기로 합의한 데 대해서도 비난 입장을 내놨지만, 성명 등이 아닌 대외용 선전매체 보도로 수위를 조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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